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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하는 기획자 Oct 19. 2023

창작자를 위한 브랜딩 방법

브랜딩은 결국 태도와 삽질이구나, 

브랜딩에 대한 중요성도 깨달았고 브랜딩을 하려고 결심을 하였지만 문제는 '어떻게'였다. 수많은 여행 콘텐츠 중에서 내 콘텐츠를 알리는 과정은 만만치 않았다. 아무도 나를 모르는데 나 혼자서 알아달라고 소리쳐봤자 브랜딩이 될 리가 없었다. 인터넷에서 부랴부랴 브랜딩 강의를 찾으며 브랜딩 방법을 공부하였다. 모두들 한결같이 내가 어떤 사람인지 정체성을 확립하고 꾸준히 콘텐츠를 쌓으라는 이야기를 하였다. 결국 개인의 브랜딩은 업을 대하는 태도나 내 가치관을 보여주는 일이었다. 


내 생각을 지속적으로 알리기 위해서는 나에 대한 공부를 더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어떤 여행을 좋아하고, 어떤 강점이 있는 여행작가일까? 어떤 여행을 좋아하고, 나에게 영감을 준 여행지는 어디였을까? 나에게 물어보는 질문의 과정이 이어졌다. 당장 원고 한건을 마무리하는 게 급했지만 콘텐츠를 생산하는 일을 잠시 멈추고, 어떤 창작자가 되고 싶은지를 진지하게 물어보았다. 하지만 참 아이러니하게도 세상엔 가장 가까우면서 알기 어려운 사람이 바로 '나'이다. 아침에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가 한 밤중에는 반대되는 생각을 하는 게 일상일 정도로 생각이란 갈피를 잡을 수 없다. 



좋아하는 여행지나, 좋아하는 여행 스타일에 대한 답은 쉽게 나올 수 있지만 여행작가로서 나의 강점, 내가 만들고 싶은 콘텐츠의 방향성과 같은 질문에 대한 답변은 계속 흔들렸다. 이럴 땐 먼저 행동해 보기로 했다. 가끔은 생각한 대로 행동이 따라가는 경우도 있지만, 쉽게 답을 낼 수 없을 땐 행동을 하면서 깨우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나의 강점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브랜딩이라는 큰 주제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행동을 총 동원해 보는 것이다. 그리고 몸을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복잡한 생각이 오히려 깔끔하게 정리되었다. 



정량화하여 내가 만들고 싶은 콘텐츠를 만들어보기 

내가 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만들고 싶은 콘텐츠는 막연했다. 나는 여행 에세이를 자주 읽는 편인데 재미있는 여행책을 읽으면 나도 유머러스하게 글을 쓰고 싶었고, 정보가 많은 여행책을 보면 유용한 정보가 듬뿍 담긴 여행책을 쓰고 싶었다. 한참 나는 어떤 콘텐츠를 만들 것인가 고민을 하다 일단 10개 정도 콘텐츠를 만들어 꼬박꼬박 여행 SNS에 업로드를 지속해 보기로 했다. 콘텐츠를 생산하면서 느낀 점은 나에게 유머감각은 많이 부족해 욕심부리지 말아야겠다는 걸 알게 되었다. 대신 아름다운 장소, 정돈된 콘텐츠를 좋아하니 예쁜 사진을 지속적으로 촬영해 공유하는 것은 자신 있었다. 친근하게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면모는 부족하지만, 부지런히 정보를 공유하는 건 확실히 나의 강점이라는 걸 알게 된 것이다. 


강점을 머릿속으로 정리하는 건 쉽지 않았으나 몇 번 직접 콘텐츠를 만들면 내가 잘 만드는 콘텐츠와 쉽지 않은 콘텐츠의 결이 나타난다. 내가 편하게 만들 수 있는 콘텐츠를 지속해서 내보이는 것이 브랜딩의 시작인 셈이다. 


정량화도 중요하다. 막연히 콘텐츠를 만들겠다고 하면 내 경험상 몇 개 만들다 뚝 끊기는 경우가 많았다. 지속 가능한 창작자가 되기 위해서는 지속 가능한 시스템이 중요했기에 모든 것을 정량화하였다. 나에 대해 탐구할 때까지 알아보는 단계에서는 콘텐츠를 몇 개 만들고, 나에 대해 알게 되었을 땐 지속적으로 몇 개를 만들지 숫자로 설정을 해보았다. 



불필요한 벤치마킹을 경계하기

브랜딩은 결국 나를 잘 알고 나를 지속적으로 보여주는 일이라 생각한다. 이미 브랜딩이 잘 된 창작자를 벤치마킹하며 따라 하는 방법도 좋겠지만 내 경우는 맞지 않았다. 오히려 먼저 나에게 물어보고 답이 안 나올 땐 무식하게 콘텐츠를 만들어보면서 나를 알아가는 방법이 효과적이었다. 


지속가능한 창작자가 되기 위해서는 무던한 멘탈이 필요하다. 이미 브랜딩이 잘 된 콘텐츠를 살펴보면 자연스레 비교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상대의 잘한 점과 나의 부족한 점이 비교되면서 멘탈이 흔들린다. 지속가능한 창작을 하기 위해 브랜딩이니 뭐니를 하는 것인데 시작하기 전부터 진이 빠지는 것이다. 타인과 비교를 하기보단 오히려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집중하는 것이 오랫동안 창작을 하는데 원동력이 된다. 그래서 브랜딩이 잘 된 사람과의 비교를 멈추고 벤치마킹 역시 없었다. 가끔 콘텐츠를 만들다 막막하다는 생각이 들 땐 벤치마킹을 하려고 다른 사람들을 보기 보단 강의를 들었다. 언젠가 지속가능한 창작자로 우뚝 서서 다른 사람이 무엇을 하든 말든 그대로를 인정할 수 있는 내공을 갖출 수 있을 때, 그때 비로소 벤치마킹을 하며 좋은 점들을 흡수하고 싶다. 



너무 잘하려고 노력하지 말기

나 자신이 브랜딩 전문가도 아니고, 완성된 여행작가라고 생각하지도 않으니 너무 완벽한 콘텐츠를 만들려고 애쓰지 않기로 했다. 모든 역량을 다 쏟아부은 뒤 진이 빠져 콘텐츠 만들기를 멈추는 걸 경계하되, 부족하게 만드는 건 관대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실수하면 실수하는 대로,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있는 그대로의 과정을 보여주는 것도 브랜딩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너무 잘하려고 노력하면서 완성품을 짜잔 하고 보여주기보단 허접하더라도 있는 그대로 발전해 나가는 일상을 솔직하게 보여주는 방식을 택하였다. 어차피 브랜딩은 한 번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1개월, 1년, 10년이 누적돼야 하는 장기 프로젝트이다. 너무 잘하려고 노력하지 말고, 중단만 하지 않기로 했다. 


브랜딩은 태도라는 생각을 하면서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3가지 태도를 지키며 콘텐츠를 만들어가기로 했다. 

지속 가능한 창작자가 되기 위해 어떤 상황이 닥치더라도 태도는 일관되게 유지하도록 노력하였다. 임신을 하는 상황에서도, 회사 일이 너무 바쁜 상황에서도 지속 가능한 창작자가 되기 위한 태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였다. 이 태도는 곧 브랜딩의 기반을 마련해 줄 것이라 믿고, 지켜나가려고 했다. 이 글을 쓰고 SNS에 내가 만들고 싶은 콘텐츠를 올려봐야겠다. 여전히 지금도 나에 대한 탐구가 지속되고 있고, 이 지속은 결국 나에 대한 브랜딩을 공고히 해주는 재료가 되어줄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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