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여행하는 기획자 Oct 13. 2023

지속 가능한 창작을 위한 브랜딩

여행작가 브랜딩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다 

여행을 한 내용을 갖고 주로 책을 만들었다. 총 4권의 책을 집필하였고 매권마다 나의 애정을 쏟아부었다. 대박을 꿈꾸며 집필했다기보단 그저 이 책들이 어딜 가나 사랑을 받길 바라는 마음에서 집필했다. 순수한 마음에서 시작을 했고, 과정도 순수하게 열과 성의를 다했다. 이렇게 4권을 안정적으로 집필할 수 있었던 이유는 또 다른 직업으로 회사를 다니고 있었고 안정적인 수입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4권 모두 주제가 스페인과 라오스라 만약 나에게 수익이 없었다면 한번 비행기를 타는 것만 해도 현실적 장벽으로 머뭇거렸을 것이다. 


4권을 집필했지만, 4권의 수익은 연봉으로 치자면 천만 원 수준이었다. 이것도 쇄가 거듭나 가능했던 수치다. 만약 내가 회사를 그만두고 별다른 수익 없이 정말 책만 집필해 먹고살았다면 비행기 한번 타는 게 설렘이기보단 걱정이었을 테다. 결국 지속가능한 창작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쓰는 돈을 줄이고, 수익을 늘려 나가는 수밖에 없었다. 



수익을 늘리는 방법은 더 많은 일을 하거나, 스스로 가치를 높이는 방법이 있다. 일감을 찾는 건 가치를 높이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쉬웠다. 하지만 가치를 높이는 일, 즉 브랜딩을 하는 건 꽤 쉽지 않은 여정처럼 보였다.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계속 콘텐츠를 쌓고, 일관된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내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언제까지 지속가능하지 않은 창작인으로 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빨리 나라는 브랜드를 구축해 사람들이 나를 찾도록 만드는 일을 해나갈 필요가 있었다. 


회사 일과 여행만 다녔지 나라는 브랜딩을 어떻게 구축하는지 전혀 알지 못해 워크숍을 찾아다녔다. 내가 등록한 워크숍은 책 한 권을 읽으면서 나라는 브랜딩을 만들어가는 과정이었다. 스스로 브랜딩 책을 읽으며 질문을 만들었고 답을 해나가는 과정이다. 내가 선정한 책은 '슈퍼팬', '오늘부터 나는 브랜드가 되기로 하다.'와 같은 책이었다. 슈퍼팬까지는 바라지도 않았지만 '슈퍼팬'이라는 책은 실질적인 도움이 많이 되었다. 어떤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인지, 내가 생각하는 고객은 누구인지, 나는 어떤 콘텐츠를 지속해서 만들 것인지 생각하며 답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었다. 


창작 활동에 대한 브랜드 방향성과 고민을 진행하면서 동시에 SNS를 운영하였다. SNS는 지속하며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이 관건인데 지속하기도, 소통하기도 어려웠다. 여기서도 '슈퍼팬'이라는 책을 보며 힌트를 얻을 수 있었는데 사람들을 참여시킬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라는 것이었다. 생각해 보면 내 콘텐츠에는 사람들이 이야기하고 호흡할 여지가 없었다. 그냥 내 이야기가 주야장천 할 뿐이었다. 사람들을 콘텐츠에 참여시키기 위해 때론 질문을 하거나 요즘 고민들을 가감 없이 보여주었다. 


브랜딩을 위해 '지속적으로' 내 이야기를 나누는 일이 만만치 않았다. 특히 여행작가로서 여행 콘텐츠를 생산해야 하는데 매일마다 여행 가는 것이 아니라서 올릴만한 콘텐츠가 없었다. 인스타툰도 올려보고, 쇼츠도 올려보며, 여러 콘텐츠를 시도한 결과 지속적으로 콘텐츠 생산을 위해서는 루틴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예를 들어 SNS의 경우 매번 어떤 걸 콘텐츠로 만들까? 고민하는 시간이 많이 걸리니 총 3가지 큰 주제를 미리 정해놓는 것이다. 나는 여행작가의 글쓰기 일지, 좋아하는 장소, 일상 이야기를 위주로 전달해 보기로 했다. 여전히 꾸준하게 SNS채널을 운영한다는 게 만만치 않았지만 처음부터 콘텐츠를 생산해야 한다는 부담은 크게 줄어들었다.


하지만 내가 어떤 여행을 추구하고, 어떤 작품을 진행하고 있으면서 요즘 어떻게 살고 있는지 전달하는 과정은 '내가 하고 싶은 일'에 있어 큰 도움이 되었다. 꾸준히 SNS로 활동을 하다 보니 내가 일을 찾지 않아도 먼저 문의 오는 일이 생겼다. '도서관 강의'나 '잡지 기고'와 같은 생각지도 않았던 일들이 생겨나는 것이었다. 여태 내가 직접 일을 찾아다녔다면 '나'라는 여행작가의 정체성을 만들고 알리는 순간 일이 찾아오는 신기한 경험을 만날 수 있었다. 


 아직도 '여행작가'로서 브랜딩이 완성되어하고 싶은 일을 하는가?라고 질문받는다면 '네 그렇습니다.'라고 자신 있게 대답하기가 어렵다. 창작자로서 브랜딩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 그렇지만 브랜딩을 통해 일을 찾아오도록 만드는 경험은 나에게 진한 교훈을 주었다. 일은 어차피 사람이 만드는 일이니, 사람들에게 나를 일관된 목소리로 적금 붓듯 알려야 한다는 것, 루틴으로 만들어 지속적으로 알려야 한다는 것, 어떤 목소리로 이야기를 할지 미리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전 03화 여행작가로서 부자가 되기로 결심하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