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준비하다 말고 퇴사?

연애도 커리어도 엉망진창, 인생은 계속 꼬이고 있었다

by 리딩집사

나의 첫번째 커리어를 시작했던,,

벤처회사를 나와 대기업 계열사의 연구소로 이직했다!


약 2년 6개월 정도의 경력을 가지고, 대기업 계열사로 이직하게 되었을 때,

나의 인생이 조금은 정돈된 줄 알았다.


회사 이름은 누구나 알만한 곳이었고,

그동안 고생했던 삶에 대한 보상을 받는듯하게...

연봉은 쑥쑥 상승했다.


왠만한 중견기업 관리자급 대우라는 말이 무색하게,

텅장은 점점 나의 어깨뽕을 올려주는 통장이 되고 있었다.




이직한 곳의 업무 분위기는 매우 익사이팅 했다.

벤처 회사에서 왠만한 업무는 빠르게 처리했다고 생각했었는데,

여긴 내 예상범위를 벗어나 훨씬 더 빨랐다.


그도 그럴것이 아무것도 생산하지 못한 회사에서,

제조업으로 확장된 곳으로 들어가다보니....

하루하루 기일을 맞추지 않으면, 적자 상태가 지속될 뿐이었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매주 반복된 영어 미팅에, 모든 보고서는 영어로 작성해야 했다.

영어를 손놓고 산지도 꽤 되었는데,

이렇게 외국인들과 업무적으로 부딪힐 일이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그럼에도 행복했고,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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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일이 있기 전까지는.........





공장 셋업으로 바쁜 와중에도, 또래인 동료들과 낮선 지역에서 만나는 하루하루가 재미있었다.

술도 꽤 마셨기에...

퇴근하고 나면 꼭 2차 3차는 해야 마무리를 할 정도였다.

각자 사는 곳이 달랐음에도

누군가의 집에서 같이 눈 뜨며 같이 출근하고,

그러다 또 술 한잔하는 일상이 잦았다.

지금 다시 하라고 하면 못할 것 같지만,

그때 당시엔 나의 체력은 무한대였다~




그리고 소개팅도 끊이지 않았다.

수없이 많은 만남을 가졌지만,

딱히 이어지는 인연은 없었다.



그래서 더 슬펐다.

연애에 대해 자신도 없었졌다.

그럼에도 계속 소개팅은 이어지고 있었다.

거의 반 강제적인 소개팅을 만들어간 나의 노력도 있었다.



(물론 여기엔 에피소드가 꽤 많지만, 추후 기회가 되면 나누어 보려 한다.)




그러다 전여친이자 현부인인 지금의 아내를 만났고,

상견례까지 일사천리로 마치게 되었다.


그렇게 인생이 또 한번 정리되고 새로운 출발을 그리는 듯 싶었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했듯이 올 것이 오고 말았다.



장비 셋업이 다소 늦어지면서 세계 경제 상황이 또 한번 흔들렸다.

이번 상황은 전체적인 산업 구조의 문제가 아니었다.


단지, 내가 일하는 곳과 관련된 부분에서 터지고 말았다.

회사 내부 사정이 복잡해졌고, 나와 팀은 방향을 잃었다.



회사는 구조조정 수순을 밟기 시작했고, 나는 또다시 이력서를 꺼내들었다.

급하게 들어간 다음 회사는 그럴듯해 보였다.



나름 입지가 있는 중견기업이었음에도 직급도 유지됐고, 신규 사업부라 신입 사무실 냄새도 났다.

그런데 현실은 생각보다... 고약했다.



아침 6시 출근, 밤 11시 퇴근. 새벽에도 전화가 울렸다.

주말엔 서울에 올라가 결혼 준비도 해야 하는데, 주말도 출근해야하는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 심리적으로 많이 위축 되었다.


결혼 후 미래의 모습도 아찔했다.


누가 대신할 수도, 대신해달라고 말할 수도 없었다.

결혼은 축복이라더니, 내 결혼 준비는 고역에 가까웠다.


보통 결혼준비할 때 감정 기복은 신부가 많이 겪는다지만,

암담한 현실에 나의 감정 기복은 매우 심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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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의 나는 사람이 아니라 그림자 같았고, 결혼 준비보다 탈진이 더 가까웠다.

결국, 결혼식 직전 나는 회사에서 쓰러졌다.



그리고 이어진 사직서....

나의 의지대로 던져진 첫 사직서였다.

정해진 미래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결혼식 날짜가 잡혀 있었고, 살아갈 신혼집도 구하지 못했다는 것 정도만 내 머릿속에 가득했다.

퇴사 후 나는 본가로 들어갔다.



결혼식을 앞두고 오히려 나는 더 담담해졌다.

어떻게든 되겠지?



지금 생각해보면 아찔한데, 그때는 왜 그렇게 태연스러웠는지 모른다.

전혀 이해가 되지 않지만, 젊었기 때문이었을까?

크게 문제되어 보이지 않았다.



등산도 하고, 책도 읽고,

영어 공부도 시작했다.



그러다 던져본 이력서 하나...

그렇게 이직이 아니라 전업을 하게 되었다.



학교 다니면서 막연히 '서울에서 출퇴근하고 싶다'는 말을 했었는데,

그게 현실이 되어버렸다.




엔지니어라는 삶에서 일반 사무직으로

전혀 다른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렇게 나는 특허사무소라는 낯선 공간에 앉게 되었다.

전혀 다른 세상, 다시 시작되는 나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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