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조직에서 변화가 필요한 구성원을 마주했을 때, 시험 게임만 하고 공부만 뒷전인 자녀를 어떻게든 바꾸고 싶을 때 어떻게 하는가?
보통은 누군가 중요한 실수나 잘못을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면 행동을 바꾸도록 충고나 조언을 많이 합니다. 계속 저렇게 행동하면 어떤 결과가 초래될지 눈에 그려지기에 상대를 위해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될 것을 용기내어 한마디 하는 것죠.
"다면평가 결과가 연속 최하위네요. 노력을 더 하셔야겠어요"
"이게 직장 10년차가 가져온 기획서인가요? 후배들에게 부끄러운 줄 아세요"
"너 계속 그렇게 살면 나중에 후회 해"
"친구 OO이는 학원 한개 밖에 안다니는데 너보다 성적이 좋더구나."
철학자 소크라테스의 "네 자신을 알라" 라는 말도 결국은 자신이 지금 어떤 사람이고, 어떤 행동을 하고, 어떤 상황에 있는지 좀 돌아보라는 애타는 마음에서 나왔을 것입니다. 추측하건데 그말이 그토록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일으킨 것은 자신은 모른채 남 잘못만 지적 하거나, 타인의 말에 귀를 닫고 변화할 생각이 없는 사람이 너무 많기 때문이겠죠.
그렇다면 자기 인식(self-awareness)이 왜 중요한가?
앞에서 언급했던 바와 같이 인간은 누구나 다른 사람으로부터 부정적이거나 비난이 섞인 말을 들으면 위협을 느끼고 자신을 보호하려는 본능이 먼저 발동합니다.
우리는 모두 자신이 잘 살고 있고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고, 타인 역시 그렇다고 동의해주기를 원합니다. 설령 잘못된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알더라도 나름의 사정이 있다는 것을 이해 해주기를 원합니다.
그렇기에 타인이 먼저 나의 취약성을 알아보고 지적을 하면 자신에 대한 믿음이 크게 흔들리고 수치심이 자동적으로 느껴집니다. 흔들리는 정도는 성격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기분은 썩 좋지는 않습니다. 상대가 나의 단점에 주의를 기울였다는데 대해서도 서운함이 느껴지겠죠.
그러다가 다시 균형을 잡는 과정에서 '내가 뭘 그리 잘못했나. 너는 잘하니?'라며 분노의 감정으로 변합니다. 말을 한 사람과 깊은 신뢰관계가 형성된 상태가 아니라면 의도와 달리 이성적으로 차근차근 자신의 행동을 되돌아 보고 반성하는 사람은 매우 드물어요. 부모 자식 관계처럼 끈끈한 사이에서도 부모의 훈계에 고마움을 느끼는 자녀는 일반적이지 않습니다.
이에 비해 스스로 자신의 현재 모습을 자각하게 하게 하는 방법은 상대에 의해 일방적으로 스스로 그렇게 생각한 것이기에 느끼는 것이기에 그것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거부하거나 화낼 이유가 없기 때문이죠.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이 어떤 사람이고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 자신이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하기에 거부할 수가 없습니다.
내가 새로이 지각한 나의 현재 모습이 이상적이라 생각하는 모습과 괴리가 있다고 느껴지면 불안해지고,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상을 되찾고자 상황을 바꾸거나 자신을 바꾸어 격차를 줄이려는 행동 동기가 일어납니다. 더 좋은 삶을 살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변화하려는 노력을 시작하겠죠.
"자기 인식"을 일깨우는 특별한 방법
사람은 머리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우리의 행동을 일으키는 것은 마음입니다. 이러면 안되겠다는 절박감, 꼭 이루고 싶다는 간절함이 우리를 움직입니다. 그리고 간절하고 진실된 마음은 자신에 대한 인식에서 나옵니다.
부모, 선생님, 조직의 리더들과 같이 다른 사람의 삶에 영향을 끼치는 위치에 있다면 타인의 변화를 효과적으로 이끌어내는 방법을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요즘 학교, 조직, 부모교실 등에 코칭의 열풍이 불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국제 코치연맹의 정의에 따르면 코칭이란 "고객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개인적, 직업적 잠재력을 극대화 하고자 하는 생각을 일깨우는 창의적 프로세스"입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창의적인 프로세스로, 지적하고 말하는 직접적인 활동이 아니라 창의성을 발휘해서 자연스럽고 효과적으로 상대가 성장의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생각을 일깨우는 작업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코칭에서 자기인식을 위해 사용되는 대표적인 스킬은 질문하기와 경험에 대해 성찰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코칭 대화의 80% 이상은 질문을 하면서 고객의 현재상태, 원하는 바, 목표, 장애요인, 가능한 시도 등에 대한 탐색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 "지금 이순간" 느껴지고 인식되는 신체적, 감각적, 정서적, 인지적, 행동적 상태에 집중하다보면 "알아차림"의 순간이 오고, 무의식에 영역에 있었거나 알지만 인지하지 못했던 것들이 의식의 단계에 떠오르며 해결되지 않았던 이슈에 대한 답이 그려지기 시작합니다.
자기인식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창의적"이지만 "파워풀"하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1. 질문하기
상대의 인식에 영향을 끼치는 가장 쉽고도 효과적인 방법은 질문입니다. 질문이 중요한 이유는 질문대로 생각이 흐르기 때문입니다. 부정적 질문에는 부정적 생각이, 닫힌 질문에는 닫힌 대답이, 창의적 질문에는 창의적 생각이 나옵니다.
질문의 기본은 상대의 생각이 깊어지게 하고 싶은지, 관점을 다양하게 하고 싶은지, 좋은 아이디어를 내도록 하고 싶은지, 성찰을 하기를 원하는지에 따라 적절한 질문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만일 상대가 크게 깨닫고 행동의 변화를 이루기를 원한다면 "파워풀"한 한방을 내야겠죠.
이때 상대를 조종하거나 자신의 의도대로 결정을 하도록 하는 질문은 답이 정해진 단답식 질문과 다를 바 없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2. 경험에 대한 성찰
게슈탈트적 접근에서 중요시하는 Kurt Lewin의 장이론에 따르면 사람의 행동은 과거나 미래보다는 "지금, 여기"라는 심리적 현재에 의해 결정되고, 개인이 처한 환경적인 장의 맥락을 배제하고는 그 사람을 이해하기는 어렵다고 합니다.
현재의 느낌, 생각, 감정, 몸의 감각 등에 집중하여 자신의 상황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지금 어떤 상태인지, 진짜 문제는 무엇인지에 대한 알아차림이 일어나게 됨을 의미합니다. 자신이 지금 누구이고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인식을 할 수록 변화의 동기가 더 커지고, 어떤 선택을 할지 선택의 자유도 높아진다.
이에 알아차림이 일어났을 때 흘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선택을 할지 스스로 정하고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고자 할 때 실질적인 행동 변화가 가능해집니다.
알아차림 + 선택에 대한 책임 = 자발적 행동
소중한 누군가가 자신의 상황을 인식하고 변화하고자 하는 마음이 생기도록 현명하게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알아차림이 일어났을 때 어떤 행동을 할지 스스로 선택을 하게 합니다.
"어떤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가장 먼저 무엇을 해볼래요?"
스스로 알아차리게 하는 과정이 너무 길다는 생각이 드나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일상적인 대화를 할 때 뭔가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면 telling 대신 asking을 시도하면 됩니다. 질문의 수를 줄이고 싶다면 짧지만 큰 깨달음을 주는 파워풀한 질문을 해보면 좋습니다.
파워풀한 질문 기법은 다음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