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에세이 #서평
<박철현 슨상님 둘째 착한 아이 유나에 대한 단상>
++주의 이 글은 내가 읽은 책과 페북에서 본 유나의 단편적인 모습을 보고 빙의해서 쓰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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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재밌는 이야기를 읽었다. 아니 따순 이야기라고 해야 하나.
내 페친(사실 인연이 페친 밖에 없다)인 박철현 돼지터리언국 국정원장님 포스팅한 둘째 딸 유나 에피소드다.
나는 '어른은 어떻게 돼'를 읽으면서 가장 짠하기도 하고, 어른스럽기도 하고, 멋있기도 했던 것이 유나다.
유나는 전형적으로 착한 아이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데 형수님이 참으로 바르신 분인 거 같다. 한 분은 삽으로 심기만 하는 분이니 제외하겠다.
책에서 읽었는지 박 원장님이 페북 담벼락에서 말했는지 모르겠는데 유나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참 속이 깊다는 생각이 든다.
이날 박 원장님이 소개한 에피소드는 대략 이런 내용이다.
유나의 친구 A가 유나 집에 놀러 왔는데 눈에 잘 띄던 곳에 놓아둔 유나의 지갑이 없어진 것이다.
식구들은 모두 A를 의심했지만, 유나는 절대 아니라고 생각하고 애먼 방구석 장판 밑까지 샅샅이 뒤지며 지갑을 찾는다고 법석을 떨었다.
여기서 드는 생각. 유나는 과연 A에 대해 일말의 의심도 하지 않았을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유나도 사람이다. 그것도 어린아이다. 근데 불행히도 애매하게 세상을 알만한 나이의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다.
유나도 당연히 A에 대해 떠올렸을 것이다. 그러나 A가 지갑을 가져갔다는 것을 믿고 싶지 않았을 뿐이다.
왜냐면 그러면 세상이 너무 슬플 거 같으니까.
일반적인 사람들의 사고 회로는 이렇게 돌아간다.
'내 친구인데 내 지갑에 손을 대? 미친거 아냐? 이제 절교야!'
조금 착한 아이는
'내 친구 A가 내 지갑에 손을 댔다. 너무 슬프다. 오늘 친구 하나를 잃은 것 같다' 정도다.
유나 같이 품이 큰 아이는 이런 식으로 생각한다.
'내 친구 A가 내 지갑에 손을 댔다니 말도 안 돼. 할아버지의 구슬땀이 많이 밴 집이지만 내가 기필코 이 집을 다 뒤집어엎어서라도 지갑을 찾아내고 말 것이다. 아빠 공인중개사 자격증도 땄으니 집 다시 살 각오하고 딱 기다려'
어떻게 보면 현실 외면 같은 이 행위는 사람을 너무 좋아하는 착한 아이에게서 나타나는 성정이다.
그래도 지갑은 당연히 찾을 수 없고, 진실을 마주할 시간은 반드시 온다.
그러면 이런 비범한 아이들은 이런 생각을 한다.
'어쩌다 A가 내 지갑에 손을 댔을까. 너무 마음이 아프다. 친구들이 이 사실을 알면 어떡하지? A가 외톨이가 되면 어떡하지?'
말도 안 되는 사고 회로.
일부는 이 험한 세상에 저런 마음으로 살면 어떡하누. 하면서 걱정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유나 같은 훌륭한 아이는 사춘기의 고비를 잘 넘기기만 한다면 저런 성정을 성인이 된 뒤에도 유지할 것이다.
그런 아이는 어떻게 되느냐면 그 마음의 크기가 하례와 같아서 주변에 사람이 모이기 시작한다. 그의 아름다운 향기에 끌려서 벌과 나비가 모여들듯 사람에 둘러싸여 지내는 것이다.
그러면 세상 어떤 것보다 큰 행복을 느끼며 밝고 건강한 삶을 영위한다.
바로 어떤 부모라도 원하는 그런 아이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아이들은 항상 자신의 감정을 배출할 저수지 같은 곳을 마련하는데 그 사람에게는 착한 아이의 철갑을 잠시 내려두고 숨을 쉰다. 아마도 유나는 박철현 원장님이 그런 저수지 같은 곳일 거다.
그래서 지갑을 잃어버렸을 때도 "그럼 아빠가 다시 사주면 되지?" 라고 유쾌하게 말했을 것이다. 물론 정말 아빠가 할 수 없는 일은 부탁하지 않는다.
앞서 험한 세상 저런 성정은 위험하다고 우려하신 분들이 착각하는 것은 '조금 착한 아이'의 케이스에 기반으로 사고한 것이다.
조금 착한 아이는 남에게 호의를 베풀고, 상대가 적절한 반응을 하지 않으면 실망하고, 낙담하고, 사람을 멀리하고, 사람을 믿었던 자신을 자책한다.
유나 같은 아이는 호의를 베풀고, 배신을 당하면, 또 호의를 베풀고, 또 상처를 받아도, 끝없는 믿음 상대에게 보낸다. 가족한테만 그러느냐고? 아니다. 소외당한 자, 상처받은 자, 아무도 놀아주지 않는 외톨이 같은 사람들을 포함해 그 대상은 무한대에 가깝다.
에이 그런 사람이 어딨나? 할 수도 있다.
나는 많이 봤다. 이런 사람들을.
어디에 있냐고? 성경과 수많은 불교 고사, 공자의 이야기를 담은 논어에 나오는 공자 제자 GOAT(올타임넘버원) 안회(顔回)가 그런 사람이다.
그래서 뭐. 유나가 성인의 반열에 오른단 말입니까? 한다면 그걸 누가 아나. 그래도 그렇게 선한 사람의 많은 면을 닮은 사람은 세상에 꼭 있어 왔고, 그런 사람들이 바로 현세의 인재인 윤리적인 인간이다.
또 이런 사람들은 자신에 대해서는 엄격하고, 남에게는 관대하다. 그래서 매력적이고 끌릴 수밖에 없다.
이런 사람은 사업하면 대성하고, 정치를 하면 대통령이 되고, 봉사를 하면 마더 테레사고, 종교인이 되면 조용기.. 아니 이건 아니고 달라이라마가 된다.
니가 어떻게 아냐고? 묻는다면 팬심인데 뭔들. 이라고 답하며 오늘 지각 분 단상을 마무리한다.
부럽습니다. 저도 딸 너무 낳고 싶어요.ㅠㅠ
#단상 #유나팬픽 #유나야머시따 #A는너가잘돌봐줌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