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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 특파원 브리핑룸 주중 한국대사관 경제동 회의실
주중 한국대사관 경제동 회의실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매주 월요일 오전 11시 특파원단을 대상으로 백브리핑이 진행된다.
브리핑은 정무, 경제, 영사 등 세 부문 담당자가 나와서 진행하는데 주요 내용은 그 당시 중국을 둘러싼 외교 이슈다.
언론을 상대로 한 브리핑의 종류는 보통 세 가지인데 모든 내용이 공개되는 '브리핑', 공식 브리핑보다는 깊은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백브리핑', 백브리핑보다 더 내밀한 이야기가 오가는 '딥백브리핑'이 있다.
브리핑은 화자의 이름을 적시해 기사를 작성해도 되고, 백브리핑은 보통 '소식통'이라는 말을 적어 보도한다. 그리고 딥백브리핑은 보도를 해서는 안 되는 조건으로 어떤 사안의 배경 이해를 돕기 위해 취재원과 기자가 깊은 내용을 주고받는다.
베이징 특파원단이 매주 월요일 백브리핑을 하는 이유는 기삿거리를 위한 것도 있지만, 중국과 관련한 국제정세에 대해 외교관들과 의견을 교환하고, 서로 간 시각차를 확인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일반 회사에서 하는 브레인 스토밍 같은 분위기에서 진행된다고 보면 된다. 문제는 딥백브리핑이 아니기 때문에 보도에 대한 경계로 깊숙한 이야기가 오가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그래도 나 같은 외교 분야에 무지랭이 같은 기자들에게는 많은 공부가 된다.
브리핑에서는 큰 이슈들을 다루지만 브리핑이 끝나면 각 부처에서 나온 주재관이나 담당 외교관들과 따로 내밀한 이야기들을 나누기도 한다. 백브리핑에서는 대부분 아는 이야기들이 오가기 때문에 특별히 기사를 쓰겠다는 것보다는 정세 파악을 위한 목적이 더 크다. 물론 한 달에 한 번 마지막 주 진행되는 주중대사의 백브리핑에서는 중요한 소스가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이도 가뭄에 콩 나듯 하고, 다른 기자들도 다 자리한 상태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기사 가치는 그리 없다.
우리 회사는 통신사기 때문에 항상 타사들의 배려를 받아서 브리핑 담당자들 바로 앞자리에 거의 고정석처럼 앉는다. 주로 막내인 내가 요 자리에 앉아 브리핑 내용을 타이핑하고, 가끔 해당 내용을 자세히 알길 원하는 선배들이 있으면 워딩을 제공하기도 한다. 그렇다. 나는 특파원단의 상머슴이다.
오늘은 노영민 주중대사가 브리핑을 한 날인데 대사 브리핑에서는 대사 모두 발언 뒤에 일정 설명과 질의응답 순으로 브리핑이 진행된다. 오늘도 뭐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갔는데 기사화할 만한 것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통신사는 뭐라도 쓰는 것이 불문율로 돼 있기 때문에 그 발언 더미 사이에서 뭐라도 찾아서 기사를 송고했다.
#취재현장 #주중대사관경제동 #주간백브리핑 #무쓸모 #그래도안하면서운 #오늘도창작의고통
++오늘 브리핑에 무슨 기사가 났는지 궁금하면 포털에서 '김진방'을 쳐보세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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