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 15분 기상. 약 1시간 동안 모닝 드로잉.
오늘은 바로 그림 그리는 것을 시작하지 않고 핀터레스트에서 그리고 싶은 사진들을 검색했다. 핀터레스트에는 그리고 싶은 인물이나 사진들이 너무 많아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게 된다. 앞으로는 바로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핀터레스트는 아침에는 보지 않기로 한다. 이미지의 홍수에 빠져 정작 내가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릴 수 없게 된다. 일어나자마자 무의식이 아직 생생할 때 그림 그리기를 시작하자.
어제는 문화센터에서 락을 들으면서 그림을 그렸는데 마음에 드는 그림이 나왔다. 평소에 잘 안 듣는 음악이어서 그런지 하던 대로 습관대로 그림을 그리기보다는 새로운 방식으로 손이 움직이는 기분이었다. 그냥 그 손을 따라갔다. 뭔가 똑같은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방식을 실험해보고 싶을 때는 재료를 바꿔보는 것도 좋고, 듣는 음악을 바꿔보는 것도 좋은 것 같다.
어제도 그림 그리러 가는 길에 버스를 타지 않고 자전거를 탔다. 그리고 역시 기분과 에너지가 매우 좋아졌다. 몸에서 기분 좋은 열감이 나고 활력이 생기는 기분이었다. 자전거를 탈 때는 좌우 균형을 잘 유지해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평소에는 쓰지 않던 근육과 신경들을 쓰게 된다. 그리고 자전거 타는 그 순간에 온전히 정신을 집중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가오는 사람과 부딪히거나 튀어나온 돌부리에 걸려 넘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좌우 균형을 잘 맞추기 위해 몸을 집중해서 쓴다는 것이 자전거의 매력이다. 그리고 바람을 가르며 유유히 거리를 달리는 속도감도 자전거의 또 다른 매력이다. 그래서 자전거를 타면 에너지가 고양되고 기분이 좋아지는 것이라고 혼자 추측해봤다.
100일 동안 아침에 1시간 동안 음악을 들으면서 그림을 그리는 나의 사이드 프로젝트. 그리고 그 변화과정을 영상과 사진으로 기록하고 있다. 공개된 플랫폼에 기록을 누적하다 보면 시간이 지나도 기록이 삭제되지 않고 영구적으로 남길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장점이 있다. (개인적인 클라우드나 외장하드에 저장하면 꼭 나중에는 사라지고 마는 경험을 많이 했다.) 긴 시간이 지나며 그것들이 지층처럼 쌓이면 무언가가 보일 것이다. 그 무언가를 찾기 위해 매일 그림을 그리고 기록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 이 순간 현재에 그 행위가 즐겁기 때문에 하는 것일 뿐이다. 하지만 이 순간들을 기록함으로써 미래의 어느 순간에 그 과정과 변화, 지층의 단면과 전체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은 매우 흥분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