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육아가 빛을 발하는 순간, 숲육아 7년차....


완벽한 숲육아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첫째 태어나고 거의 50일 부터 줄기차게 공원이며 숲으로 아이들과 돌아다녔다.


태어나서 50일 경에는 내 욕심에 일주일에 한번씩 숲육아 모임에 나갔다.

양재 시민의 숲까지 지하철로 유모차로 움직이면서 숲육아를 하러 다녔다.

자연 속에 아이들을 풀어놓고 자연 관찰도 하고 자연의 변화도 함께 느꼈다.

덕분에 독박육아임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우울증이나 정신질환 없이 이 시기를 잘 견뎌냈던 것 같다.


또 좋은 엄마들을 만나서 건강한 엄마와 먹거리에 대해서도 공부할 수 있었고 자연치유나 아이들 면역력에 대해서도 새로운 시각과 방향에 눈을 뜨는 시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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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크니 에너자이저인 아들의 힘을 빼기 위해서라도 공원산책과 나들이에 몸을 실었다.

하루 7~8시간씩 공원에서 놀아야 직성이 풀리고 힘도 빠지는 아이를 위해서 그렇게 주구장창 일주일에 3~4번은 점심에서 간식까지 묵직한 가방을 가지고 수시로 나갔다.

요새는 미세먼지와 아이 스케줄에 충분히 놀지 못하는게 아쉬운 하루하루다.

또 미안하다면 둘째가 생기고는 확실히 그 횟수가 줄어들긴 했다.


어제 글램핑가는 날, 아이에게 장난감 같은 거 챙길거 있으면 챙기라고 했다.

아이왈....

자연에 나가면 풍뎅이도 잡고 관찰도 하고 할게 너무 많은데 장난감을 왜챙겨?

차라리 장수풍뎅이 젤리를 챙겨갈까? 하다가....

숲이 장수풍뎅이 집인데 젤리를 왜먹어? 거기서 먹고 싶은거 먹으면 되지?

ㅋㅋㅋ

정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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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이에게 심심함과 지루함 그리고 멍때리는 시간들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그래야 아이가 심심함을 탈피하기 위해서 현장에서 재미를 찾기위한 탐색도 하고 놀이규칙과 놀이를 만들어내는 상상력을 발휘하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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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던진 말이었는데 아이의 대답에 마음이 흐뭇하면서 그간 노력했던 숲육아의 시간들이 빛을 발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에서 재미를 찾고 그 안에서 자기만의 스토리와 놀이를 찾아가는 것. 그런 자발적인 생각들이 내가 숲육아를 하면서 아이에게 바랬던 것들인데 자연스럽게 체화되고 녹아있는 것 같아서 더 없이 기뻤다.


그렇게 어떤 현장에서도 네가 할 수 있는 것을 찾고 관찰하고 있는 조건과 환경에서 불평불만보다는 그 안에서 재미와 방법을 찾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딱 1년 전 이맘때 썼던 글을 브런치 서랍에 넣고 잊고 있었다. 아이의 숲육아 사진을 찾아봐야지 하고는 발행하지 못한 글이었다. 딱 1년 전에 이렇게 근사한 모습을 보인 아들을 생각하니 배시시 엄마 미소가 지어진다.


오늘 당장은 지지고 볶는 날들이라 잊고 지냈던 시간인데 이렇게 글로 기록해 놓으니 아들이 다시 보인다. 시간이 지나고 아이가 자랄 수록 많은 것을 바라지 않고 있는 그대로 봐주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다시금 깨닫는다.


첫째 아이가 막 말을 시작하는 시점에 이야기를 하다보면 아이만의 사물을 관찰하는 독특한 시각이 있었다. 나의 시각이 보편화되어서 아이의 시각이 더욱 도드라지게 창의적이라고 느꼈을 수도 있다. 또 말은 어찌 그리 잘하는지 아들의 독특한 어록을 따로 SNS에 기록하는 시기도 있었다.


그때는 자랑이었던 것이 지금은 따박따박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아들에게 말대꾸를 한다고 윽박지르는 날들이 많은 것 같다. 아이에게 사회적 잣대를 적용해서 강요하는 것들은 아니었는지 나를 되돌아보게된다.


무거운 군장같은 배낭을 메고 숲육아를 하던 시절이 그림처럼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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