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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호주 체감 물가가... 장난이 아니다.

물이랑 초코바 산거 아닌가?

너무 어이없다.

호텔로 가는 이동수단을 예약하지 않았다니...

다시 생각해도 황당했다.


애 둘에 엄마까지 모시고 간 여행인데 진짜 정신줄을 놓았나 보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도 셔틀버스가 한 시간 간격으로 온다는 사실에 놀란 가슴을 다독이며

공항에서 셔틀버스를 기다렸다.

호주공항 공기가 더 싸늘하게 느껴졌다.  

참, 호주는 겨울이지..

발리에서 오전에 여름을 온몸으로 만끽하고 와서 그런지 호주의 겨울바람이 유난히 차갑다 생각했다.


셔틀이 온다는 확신이 서니

이제야 목도 마르고 배도 살짝 고팠다.

아까 공중전화 걸 생각에 편의점에서 산 물이랑 초코바가 생각났다.

초코바 3개, 물 1리터 1개를 구매하고

잔돈을 받으면서 전화할 생각만 했는데

이제야 영수증을 주섬주섬 주머니에서 꺼내봤다.


엥??

내가 제대로 본 게 맞나?

물 하나를 지금 7불에 산건가??

초코바 하나가 4.5불??


초코바 3개와 물 1리터를 사고 낸 금액은 16불 가까이였다.

대충 그냥 계산해도 한화로 15000원이 넘는 금액이었다.


왓.... 씨 뭐??

만오천 원으로 초코바를 사 먹은 거야?

한국에서는 잘 먹지도 않는 초코바를 이 먼 타국땅에서

무슨 생각으로 산건가?


그리고 물은 또 뭐냐??

금칠한 물도 아니고...

물한병이 뭐 7천 원이 넘는 거야?


서호주 물가가 비싼 줄은 알았지만

발리물가 때문에 호주의 체감 물가는

더욱 격하게 다가왔다.

셔틀 실패하면 택시라도 타야지

생각했던 마음이 싹 가셨다.


안 그래도 호주 택시 비싸기로 유명한데

초코바와 물을 15000원 주고 사 먹고 나니

어떻게든 셔틀버스를 타야만 했다.


긴장된 마음이 들었다.

다행히 예정된 시간에 셔틀버스를

타고 숙소에 도착했다.


여행 첫날이라 다른 곳을 둘러볼 여유도 없고,

이미 어두워지기도 했고

유심이 없는 상황이라 숙소 주변에서 식사하고

일찍 쉬기로 했다.


고생한 우리를 위해서라도 저녁은 식당에서 차분히 먹고 쉬자며  숙소 안에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피시 앤 칩스와 스테이크 샌드위치, 그리고 따끈한 단호박 수프! 를 시켰다.

음식들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특별할 정도의 음식은 아니었다.

숙소 내 레스토랑이니 가격은 좀 나오겠다 했지만

3개 메뉴에 80불^^

맛은 있었지만...

감자튀김만 잔뜩이었는데 

ㅋㅋㅋ

이럴거면 그냥 감자튀김이라고 

메뉴명을 적어야지!! 

아오~~

진짜 서호주 물가가 피부로 와닿았다.

호주 가면 사람들이 다들 소고기 구워 먹고

홈파티를 많이 하던데 외식물가가 비싸서

그럴 수밖에 없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캠핑카로 이동할 계획이니 다행인지 불행인지

거의 외식할 일이 많지는 않을 것 같지만

서호주의 물가가 만만치 않겠다 싶다.


여행은 그런 것 같다.

젊은 시절, 시간이 있으면 돈이 없었다.

회사원 시절에는 월급을 벌었지만 또 시간이 없었다.

지금은 싱글 때보다는 시간도 돈도 있지만

혼자가 아닌 4명이나 되니 시간도 돈도 부족한 상황이다.

ㅋㅋㅋ


결국, 여행이란 무언가가 충분해서 떠나는 건 아니다.

언제든 늘 부족한 것, 그것이 여행일지도 모르겠다.

다만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의 문제인 것이다.


이리 생각하니 또 서호주 여행도 만만해지는 기분이 든다.

배가 차서 그런지 아까보단 밤바람이 조금은 시원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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