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때인가.
책임감이 강했던 내겐 주어진 일을 못 하겠다며 버벅거리는 친구들이 한심해 보였다.
어떻게든 해내야 할 것 아닌가?
하지만 지나고 보면 그 친구나 나나 결과엔 큰 차이가 없었다.
왜였을까?
그때도 생각했지만, 이게 바로 다들 거기서 거기인 인생을 사는 이유 같다.
나는 혼자 다 잘 해내니까 (그 속이야 어떻든) 아무도 날 도와주지 않았다.
도와줄 필요도 못 느꼈을 거고, 나도 도와달라고 한 적이 없다.
하지만 잘 못하는 친구는 주변에 늘 도우미가 있었다.
"넌 나 아니면 큰 일이다. 어쩜 이러니." 하면서 돕는 이들 말이다.
그 친구는 자기 힘에 도와주는 친구 힘을 보태 그 일을 해냈다.
난 혼자 잘난 덕에 중간만 큼 해냈고, 그 친구도 남의 힘을 빌려 딱 그만큼이었다.
내 눈엔 그 마저도 영 못마땅했다. 난 공정하게 경쟁하려고 했는데, 상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조금 더 살아본 지금 돌이켜 보면, 그것도 그 아이의 능력이었다.
누군가 자기에게 관심을 가지고 돕도록 만든.. (내겐 없는) 그 놀라운 능력.
내가 딱 중간밖에 못 한건, 자기만 알고 능력도 안되면서 해보겠다고 한 탓이다.
그리고 난 거기서 한 발 더 나갔어야 했다.
상대를 탓하며 투덜거리기보다, 내 한계를 넘어서려는 노력말이다.
그렇게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노력하는 사람은 다시금 사람들이 알아본다.
그리고 손을 내밀에 도와준다. 비로소 더 높은 성취를 하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