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끼고 기록하고 #12
왜 분노는 모르는 사람을 향할까?
최근 넷플릭스 시리즈 '성난 사람들'을 보고 느낀 바가 있었다.
우리의 분노는 간혹 모르는 사람을 향한다.
언뜻 들으면 모르는데 왜 화가 나는가 싶지만, 여기서 문제는 상대가 아니라 이미 화가 나있는 상황에서 그(모르는) 사람을 만난 내게 있다.
우리 옛말에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눈 흘긴다'가 이 상황에 딱 맞는 말이다.
화를 내야 할 대상에게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우연히 만난 누군가에게 화를 내는 것이다.
일면식도 없고 다시 만날 일도 없으니 분풀이를 좀 해도 뒤끝이 없을 거라 생각한다.
이런 화풀이의 희생양 중 하나는 콜센터, 서비스직과 같은 '감정 노동자'이다.
별 것 아닌 일에 꼬투리를 잡고 화를 내고 폭언을 퍼붓는다.
그들이 진짜 화를 내고 싶은 상대는 전혀 다른 사람이거나 자기 자신일 텐데 말이다.
오늘도 화가 난다면, 처음 보는 사람에게 눈 흘기는 나를 본다면 잘 생각해 봐야겠다.
내가 진정 화나는 것은 무엇 때문이며, 그 대상은 누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