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사이일수록 의외로 속 깊은 얘기를 하지 못한다.
상대가 실망하거나 괴롭거나 자책할까 봐. 또는 그런 상대를 보는 내가 불편할까 봐..
그런 면에서 모르는 사람에게 이야기하는 것이 편하기도 하다.
내가 상대에게 꽂아둔 (말의) 비수를 매일 마주하며 괴로울 일도,
상대가 내게 되갚아 주려 던지는 비수를 맞을 일도 없으니까.
비수를 꽂은 사람, 맞은 사람이 부대끼며 함께 피를 철철 흘리는 일은 누구라도 피하고 싶으니까.
그나마 내가 상대에게 던지는 말이 비수가 되어 꽂힐 수 있는 것을 알 때는 그나마 낫다.
갑옷을 입건 거리를 두건 상대의 반격으로부터 나를 지킬 방법을 미리 생각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간혹 난 가볍게 던진 공이 상대에겐 칼이 되어 꽂혀 당황스럽다.
대체 무슨 영문인지, 내 의도는 그게 아닌데... 아무리 말해도 이미 늦었다.
어쩜 이런 이유로 가까운 사람에게 진심을 말을 하는 것이 더 어려운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