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아이를 출산하고 일 년쯤 지나 복귀한 회사에서 받은 질문을 아직도 기억한다.
"둘째 계획은 없어?"
..'여보시오. 나 숨 좀 돌립시다.'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당시엔 그러지 못하고 웃어넘겼다.
그리고 생각했다. 학생 때는 '공부 잘하냐'라고 묻고, 대학 가니까 '남자 친구 있느냐'라고 묻고,
졸업하니 '취칙했느'냐, 취직하니 '결혼 안 하느냐' 물었던 그들은.. 결혼 후에도 질문을 멈추지 않았다는 것을.
내게 둘째 계획을 묻던 그 상사는 아이들 이름을 회식 자리마다 물어봤고 친절히 답해줬지만.
매번 다음 회식이면 이렇게 물었다. "아이가 둘이라고 했던가?"
물론, 그 질문들이 '큰 의미가 있거나 꼭 답을 듣고 싶음'은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다.(정확하게 말하면 천천히 알게 되었다) 그냥 인사정도였겠지.
하지만 질문들은 일종의 당위로 다가왔다. 지금 그걸 할 때인데, 무얼 하고 있으냐고.. 매우 자주 반복적으로 사회적 메시지를 보낸다.
둘째가 10살인 지금도 가끔 아들만 둘인 내게 사람들이 '셋째로 딸 생각이 없느냐' 묻는다.
이젠 내가 이런 질문들을 초월했고 한 귀로 흘려들을 줄 알지만. 여전히 놀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