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행길 운전을 하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방지턱을 만나면 끼익~하고 급히 속도를 줄인다.
그리고는 꿀렁이는 방지턱을 넘자마다 가속페달을 밟는다.
'누가 이런 곳에 방지턱을 만든 거야. 아무것도 없고만!'하고 중얼거리기도 한다.
우리가 살면서 방지턱을 만나면 어떠한가?
일은 원하는 대로 되지 않고 자꾸만 꼬이더니 하려는 것마다 덜컥 덜컥 걸려 속도가 나질 않는다.
대체 왜 이러는지, 뭐가 문제인지 알지 못한 채. 그 고비만 넘기면 바로 다시 앞만 보고 달린다.
장애물을 만나 속도가 줄어든 관계로 마음은 더 바빠진다.
방지턱이 다시 어디에서 나타날지 모르면서, 기존의 방식과 습관대로 코너를 돌고 속도를 높인다.
그리고 다시금 방지턱을 만나면 머리는 차 천장에 닿고 뒷 좌석에선 엉덩이가 들썩이며 욕을 할지 모른다.
'망할 놈의 방지턱'이라고! 되는 게 하나도 없다고!
하지만 방지턱은 과속하는 내게,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당신에게 잠시 돌아보라고 말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앞만 보고 내달리지 말고.. 멈추어 고개를 들어 주변을 보라고. 무엇이 문제인지 생각해 보라고.
여지없이 오늘도 나는 초행길에서 방지턱을 만난다.(네비가 아무리 떠들어도 들리지 않더라)
하지만 덜커덩 거리는 마음과 자세는 조금 달라졌다. 다시금 가속 페달을 밟을 때의 속도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