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도 피고 새도 날고 나도 살지요
ㆍ 빛 좋은 개살구ㆍ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
이 말은 떡에만 해당된다
황금파인애플을 잘랐는데 먹을 수 있는 부분이 중간에 조금만 괜찮았다.
이것은 분명 덜 익은 것을 땄을 것이다.
예전에 어릴 적 참외밭에서 보면 완전히 익지 않은 참외를 따서 궤짝에 담고 소주를 입으로 뿜으시는 것을 본 기억이 난다.
운반되는 과정에서 익으라는 것인데, 밭에서 완전히 익은 참외는 그야말로 꿀맛이다.
올해는 어쩌다가 참외 수박도 못 심었다.
주차장 만드느라 밭이 사라져 손바닥만 한 밭에 고추를 심었다.
내년에는 저 아래 얻은 밭에
고사리와 카멜레온 두릅을 심고 싶다.
농사도 돈 없으면 못 진다.
포클레인 불러서 밭에 잡목을 꺼내고 트랙터로 밭을 골라야 수월하다.
나 혼자 호미로 하려면 파종시기를 놓칠 것이 분명하다.
이런 거 심어서 돈이 되면
나누어 먹고 살펴주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돈이 참 더러운 것인데
좋은 일을 하면 돈이 격이 달라져 신분이 바뀐다.
나는 내가 좋다
거지보다 조금 나은 신세지만
부끄럽지는 않다
빛 좋은 개살구 보다
겉이 남루해도 속이 꽉 찬
품격이면
그 사람이 세상에서 가장 멋지다
그런 사람을 못 만나서
결혼을 못하고 산지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