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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으십시오

꽃도 피고 새도 날고 나도 살지요

by 원임덕 시인


ㆍ눈도 코도 귀도 캄감 아니시면 웃으십시오ㆍ



가난한 것은 죄가 아닙니다

영악한 것이 죄입니다

노랭이라고 욕할 것도 없습니다

동물의 세계니까요

사람은 생각하는 동물

서로 먹으려고 잡아 뜯는 것이 동물의 세계인데

고양이나 개들도 자식이 먹으라고 양보하더군요

저는, 오늘 음식을 코앞에 줘도 못 먹고 다른 고양이들이 다 뺏어먹어 빙빙 도는 고양이를 유심히 보았습니다

눈도 어둡고 귀도 어둡고 냄새도 못 맡는 것입니다

몸으로 다른 고양이들 움직이는 감을 듣고 따라 움직이지만

앞도 어둡고 듣지도 못하고

냄새도 못 맡으니

못 얻어먹고 다른 고양이들이 남긴 밥을 먹었던 것입니다


오늘 메밀부침개를 결국 못 얻어먹은 것입니다

이것은 못 보지요


다른 고양이들 정신없이 몰려들 때

따로 멀찍이 줄 것입니다


세상이 이와 무엇이 다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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