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름한 시간

내가 쓴 시

by 랑랑

반쯤 감긴 눈으로 촉감놀이를 한다

주무른다 쓰다듬는다 살짝파고 헤집는다

배시식거리는 입꼬리의 상승이

조금씩 부푸는 성기가

촉감 속 성감을 똑똑똑 두드리며 자라나는데

수면 분리 못한 어미는 배뿐 아니라

가슴팍 엉덩이 그 어디든 내줄 심상이다

주물럭거리던 배 위의 팔은

어미를 가장한 이불 무덤에서 멈췄다

시체를 연기하던 어미는

굳은 관절을 펴고 주방으로 가 물공양을 했다

아이를 향한 축복의 메시지와

범사에 감사하고 또 감사하는 겸손함과

습관적으로 증명하는 사랑과

바라는 것 없는 척 자애로움을

연기했고 천연덕스럽게

입을 열고 뱃 속을 게워낼 줄 것처럼

간도 쓸개도 다 줄 것처럼

이국의 인사법으로 볼을 부딪히고

늘 같은 인사로 배웅을 했다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쾅. 서둘러 문을 닫는다

할퀴고 뜯고 미워하고 시기하고 비교하는 날카로운 짐승 하나가

아이들이 등교한 후

문 밖에서 어미에게 주인행세를 했기에

집에 사람이 있지만 아무도 있지 않아야 한다

새는 날고 날고 난다

어미는 뛰고 뛰고 뛴다

으르렁거리는 짐승을 따돌리느라

아이가 나가며 열렸던 문 사이로

어미는 시체놀이를 물을 물공양을 볼뽀뽀를 사랑해를

아이는 촉감놀이를

다시 어스름의 시간

keyword
금요일 연재
이전 15화불면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