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동안 일해준 남편에게
남편의 퇴사 고백을 듣고 나는 올 것이 왔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당장 이 달에 나가야 하는 대출과 생활비, 카드대금은 어쩌지? 하는 현실적인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퇴사 플랜 2023에 있는 대로 플랜을 가지고 나아가보려고 한다.
그 끝은 가보지 않아 모르지만, 그래서 두렵기도 하다.
플랜은 세우고 실행하되, 그 결과는 그때 가서 생각하자라고 마음먹었다.
왜냐. 지금 고민해 봐도 노답이니까.
오히려 시간이 지나고 나서 실행하고 짱구를 굴려보면 좋은 기회라던가 답이 되는 길을 찾게 되는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사실 남편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면 3개월에서 6개월 정도는 쉬었으면 했다.
그 기간에 여행을 다녀오든, 남편이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우든, 아이들 커가는 것도 같이 바라보면서
양육하기를 바랐다. 평소에는 퇴근이 늦어서 아이들과 투닥거리고 대화할 시간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냥 우리 가족의 일상을 남편이 같이 참여했으면 했다.
남편이 뭔가를 하지 않아도 함께함으로 충분했다.
처음에는 회사에서 해준다고 했지만 말을 바꾼 모양이었다.
나는 장난으로 대표이사 책상 앞에 가서 누워버려. 너스레를 떨었지만 분명 남편이 그럴만한
성격이 아닌 것도 안다. 그렇지만 한 번 던져보았다. 남편은 그러고 싶지 않다는 말로 일축했다.
그러니 내가 여기서 더 말하는 것도 그런 상황이라고나 할까?
그래서 결국 실업급여는 없던 일로 되었고 조금은 씁쓸했지만 어쩔 수 없지.
남편이 그 회사에서 어떻게 일했는데 대표이사 너무한 거 아냐?라는 생각도 했었다.
그러나 그분들도 그분들 나름대로 잘해주셨다.
분명 기가 막힌 타이밍에 기가 막힌 좋은 직장에 들어갈 수 있을 거야 라는 초긍정적인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남편이 아닌 내가 했다는 거. 그러고 나서 이런 생각을 남편에게도 은근슬쩍 전달했다.
좋은 생각은 공유하고 나누자 라는 게 나의 특징이었다.
© campaign_creators, 출처 Unsplash
그러다 갑자기 남편의 마지막 출근 날이 다가오고 있다는 게 실감 났다.
아 벌써 다음 주구나. 이제 명절 전까지 일하면 정말 끝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 이 사람의 마음은 어떨까?
시원 섭섭하지 않을까?
허전하지 않을까?
빨리 일을 찾아야겠다고 조급하지 않을까?
오랜 시간 일한 회사에서 나올 때 어떤 마음일까?
이런 여러 가지 생각들이 떠올랐다.
집에 돌아오는 남편의 발걸음이 상상되고, 그 마음이 어떨지 생각해 보게 됐다.
씁쓸하기도 하고 퇴사하니 좋기도 하고 여행 갈 생각에 신나기도 할 것 같았다.
한편으로는 가족에 대한 미안함으로 불안해하지 않을까 라는 마음도 들었다.
그래서 간단히 남편을 위한 퇴사 파티를 준비하기로 했다.
물론 남편에게는 쉿! 비밀.
내 마음을 담은 편지를 감사패로 제작하고
대형 선물 상자를 주문했다.
레터링 풍선으로 메시지를 담았다.
선물 상자에는 태국돈을 넣어 남편의 여행경비에 보탤 예정이다.
둘째가 만드는 과정에서 나도 하겠다고 방해하거나 훼손하지는 않을까 염려되지만
아이들이 없을 때 준비할 예정:)
마침 그날 off라 아이들 등원시키고 열심히 준비하면 될 것 같았다.
택배가 생각보다 일찍 와서 알파룸에 숨겨두었다.
남편은 택배에는 관심이 없는 편이라 그냥 내가 뭘 시켰나 보다 하고 넘어갈 것 같다.
부디 아이들이 내가 만든 이벤트를 망가뜨리지 않길
이 날 저녁 메뉴는 뭐 하지? 벌써 고민되는 D-5
남편이 좋아했으면 좋겠다.
© dariamamont,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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