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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의미 Feb 20. 2024

의외로 모르는, 스마트폰보다 oooo, 더 재밌다고?

지난주 스마트폰 열폭사건 이후 그렇다면 왜 우리 아이는 게임을 하는가? 혹은 TV를 보는가였다. 특히 유투브 게임 프로그램을 많이 보는데 유투버들의 과장된 말투 행동이 거슬렸다. 왜냐하면 일상생활에서도 그렇게 말하고 행동하면서 살 수 없기 때문이다. 일상 생활과의 갭이 있다고나 할까. 그런데 아이들은 무비판적으로 유투버가 하니까. 티비에 나오니까 맞다고 생각하기에 잘못된 세계관을 갖게 될까봐 걱정이 됐다. 아마, 많은 부모님들이 걱정하는 것이 이 부분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첫째에게 왜 게임을 하며 TV를 보는지 물어봤다. 그랬더니 첫째의 대답은 굉장히 의외였다.





방학에도 다른 엄마들은 집에 있는데 엄마는 집에 없잖아. 나 혼자 집에 있어서 외롭고 심심해.





아이는 생각보다 TV가 재밌다거나 게임 자체를 재밌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정말 말그대로 심심하고 외로워서 였다. 강아지 키우고 놀이동산을 만드는 게임을 하는데 그 게임을 하면서 재밌는 점은 무엇인가 물어보니 내가 만들었다는 성취감도 있었지만 내가 만든 놀이동산에 찾아오는 방문객수. 즉, 게임에서는 유저들, 그 유저들로부터 받는 관심과 칭찬이었다. 그리고 실제로 자랑스럽게 엄마 해외 사람들도 내가 만든 놀이동산에 많이 온다며 유저들로부터 선물도 받고 그랬다고 했다. 지극히 T적인 관점으로 선물준다고 덥썩 받으면 안 돼. 너한테 뭔가 그렇게 해줄 때는 요구할 수도 있거든, 선물해줬다고 너한테 뭔가를 요구할 때는 거절해야한다 알았지? 라고 일러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생각해보니 아이가 여름방학 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첫째: 엄마. 내 친구들 엄마들은 방학 때도 집에 있대. 근데 엄마는 왜 집에 없어?
나: 응. 엄마는 일하잖아.
첫째: 그래도 다른 친구 엄마들은 집에 있는데, 혼자 있으니까 외롭고 쓸쓸해.
나: 엄마 없어서 많이 외로웠어?
첫째: 응
나: 엄마가 대신 엄마 쉬는 날에 OO이랑 같이 놀아줄게. 우리 재밌는데 가자.
첫째: 응. 그래도 엄마가 매일 집에 있었으면 좋겠어.
나: 엄마도 그러고 싶어. 근데 엄마 일안하면 우리 이집에서 못산다?!, 엄마는 OO이가 옆에 있어달라고 하면 있어줄 수 있어. 엄마 그만두면 우리 더 작은집으로 이사해야 하는데 괜찮아? 엄마 그만둘까?
첫째: 아니. 나는 이집이 좋은데
나: 그치? 엄마 그럼 그만둘까? 말까?
첫째: 아니. 엄마 그만두지 말고 다녀.





위 대화를 통해서 아이들도 좋은 집 넓은집에 살고 싶다는 것을 알았다.










© cardmapr, 출처 Unsplash






생각해보니 우리는 아이랑 놀아주려고 하기보다는 우리가 편하다는 이유로 어쩔때는 TV시청을 권유하기도 했으며, 왜 그렇게 티비만 봐. 게임하냐며 추궁했던 적이 더 많았다. 그래서 아이가 왜 TV를 보는지, 스마트폰에 빠져있는지 그 내적인 동기, 원인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깨달았다. 이런 시행착오를 통해 아이와 약속을 정했다.





1 스마트폰은 하루 1시간, 문제집 1장, 책1권을 읽었을 때 사용가능!
2 방학이므로 낮 12시부터 핸드폰 오픈 시작
3 스마트폰대신 보드게임으로 엄빠와 논다 30분 ~ 1시간 정도

 




그래서 자리를 적게 차지하면서도 구성품이 별로 없는 보드게임을 하기로 했다. 구성품이 별로 없다함은 카드로 할 수 있는 보드게임. 아이의 연산에 도움이 되는 수세기 혹은 숫자 관련 게임 추가.













처음에는 게임 규칙이 낯설어서 유투브로 돌려보며 정독했다. 하다보니 어느새 게임룰에 익숙해져서 스피드 게임이 가능해졌다. 나중에는 10분만에 끝나기도. 나도 모르게 승부욕 발동해서 첫째를 이겼는데 첫째가 울어버려서 게임 난이도 조절중이다. 이것만 하다보니 지겨워서 새로운 게임도 추가했다. 이러다 보드게임 컬렉션 될 듯 하지만 첫째의 평으로는 게임이나 유투브보다 엄마 아빠랑 같이 보드게임 하는게 훨씬 재밌다고 한다. 이럴줄 알면 진작 조금 놀아줄걸 하는 마음이 든다. 아직 한글 못 뗀 둘째도 끼고 싶어했다. 그러나 아직 수개념, 룰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는 둘째가 하기에는 역부족.. 넌 조금 더 커서 하자며 만류하니 삐져서 쪼르르 할머니에게 달려가버렸다는.





내친김에 감정카드까지 같이 뽑아 이야기하니.. 약 50~60분 정도 걸렸는데 아이의 만족도는 최상! 감정 카드를 통해 아이가 어떤 점이 가장 행복했는지, 현재 어떤 점이 어렵고, 어떤 게 하기 싫은지 알 수 있었다. 저녁 식사후 이런 시간을 많이 가져야겠다. 내 품안의 자식일 때 많이 사랑해주고 함께 있어주려고 한다.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엄마 아빠에 대한 느낌, 이미지가 많이 좌우되지 않을까 싶다. 우리 아이 삶에서 엄마 아빠가 전부일 때 마음껏 사랑해줘야겠다. 탕탕탕!






한줄평: 스마트폰, TV 본다고 혼내기보다는 왜 아이가 스마트폰과 TV에 빠져드는지 그 동기를 아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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