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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의미 Apr 20. 2024

엄마랑 호캉스는 처음인데요

엄마랑 처음으로 가는 호캉스. 특가가 떠서 예약했다. 2월은 상대적으로 비수기니까. 그걸 노린 점도 없지 않아 있었다. 한강에서 상대적으로 가까웠던 터라 크루즈도 타려고 했으나 마침 폭설 맞은 날씨로 그건 안하기로 함. 빛의 속도로 취소하고 주차장에 주차하는데 하필 이 날,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많이 왔다. 체크인을 하고 안내받은 방으로 가는데 맙소사... OOOO당 당사 앞이라 누군가 큰 목소리로 소리를 지르고 있는 것이었다. 엄마는 방에 들어오자마자 춥다했고, 너무 시끄럽다고 했다. 그러면 방을 바꿔달라고 할까? 하니 바꿔주겠어? 하는 것이었다. 내가 생각하기에도 우린 분명 쉬러 왔는데 소음에 시달릴 생각을 하니 아찔했다. 그래서 바로 밥먹으러 가기전 프론트에 들려 방을 바꾸었다. 바꾼 방이 조금 더 따뜻한 정도, 옛날 건물이라 호텔 뷰 자체가 좋진 않은편. 엄마는 들어오면서도 우리집보다 호텔이 더 낡았다면서 한 소리를 했지만, 처음 배정받은 룸보다는 컨디션이 내가 보기에는 신식이었다.





아무튼 짐을 풀고 백화점에 가서 밥을 먹기로 했는데 백화점까지 그렇게 멀지 않아서 차를 가져가지 않기로 했다. 주차할 생각을 하니 갑갑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걸어가는데 왠걸 폭설에 눈바람이 장난아님. 심지어 가로질러 갈 수 없어서 빙 돌아가야하는데 바람 싸다귀를 맞으니 너무 추웠다. 눈이 많이 와서 우산을 쓰고 가고 있었는데 우산이 휘청할정도로 바람이 불었다. 날을 잘못 잡았나.. 그냥 호텔에서 먹을 걸 하기도 했지만 나에게는 무적 백화점 상품권이 있었으니까. 그렇게 엄마랑 눈바람을 뚫고 도착하니 내가 알아봤던 식당이 어디있는줄 못 찾겠는거...후보지를 2개 정도로 멕시칸 요리집, 한식집으로 정했는데 사람도 너무 많고, 여기는 정말 올 때마다 헷갈리는 곳. 어디에 뭐가 있는지 모르겠는, 그렇게 몇 바퀴 돌고나서 정말 아무데서나 먹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러다 발견한 떡갈비 전문점. 네OO에서 알아본 그 집이었다.





떡갈비 정식과, 옆입밥 정식을 시켰다. 추워서 그런지 들깨를 좋아하지 않음에도 들깨 미역국이 너무 맛있어서 리필 요청했다는. 샐러드도 리필하고 떡갈비도 세덩어리 나왔는데 내가 보기에는 양이 너무 작아서 더 시키려다가 어차피 카페에 갈거니까 대충 음료를 먹으면 배가 채워질 것 같았다. 그렇게 후루룩 찹찹하고 아이들을 봐준 남편에게는 덕분에 엄마랑 밥먹으러 왔다며 아이들은 무엇을 먹는지 잘 챙겨먹으라고 연락을 했다. 남편이 엄마랑 같이 식사하라고 용돈을 조금 줬다. 엄마랑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너무 배고팠던 터라 폭풍 흡입했다. 결국 배고파서 ABC 주스를 하나 사서먹고 돌아오는 길은 버스를 타기로 했다. 조금 걸었지만 그래도 쌩으로 20분 내리 걷는 것보다는 이추위에 나았다.










© vojtechbruzek, 출처 Unsplash






엄마는 야근을 하고 자고 일어나서 나왔던터라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나도 퇴근후 바로 온 거라 몸이 피곤. 더군다나 늦겨울 눈바람 싸다귀를 맞으니 머리도 살짝 아팠다. 겨우 샤워를 하고 룸으로 돌아왔을무렵, 엄마는 이미 잠들어있었다. 나는 엄마가 편히 잘 수 있도록 등을 꺼주었다. 막상 씻고 나오니 각성이 되서 그런지 잠이 오지 않아 여러번 뒤척이다 밀린 웹툰을 정주행하고 잠이 들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아이패드라도 가져오는 건데...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서 7시쯤 조식을 먹으러 갔다. 지난번 왔을 때보다도 조식 퀄리티가 의외로 괜찮았다. 간헐적 단식중이었지만 오늘만큼은 논외로 하기로 했다. 지방, 단백질, 식이섬유로 먼저 채우고 탄수화물은 거의 배제했다. 엄마는 맛있다며 몇 접시(?) 드셨고 첫째가 방학이었던터라 집으로 바로 출발했다. 다음날 아침은 눈이 왔던 흔적이 남아있었지만 날씨가 훨씬 포근했다. 첫째가 학교에 갔다면 엄마랑 2차로 한강 데이트도 하고 여유롭게 갈 수 있었을텐데 아쉽다. 결국 집에 도착해서 첫째를 깨워 엄마랑 대형 쇼핑몰에 갔다. 할머니랑 같이 가고 싶다고 했던 첫째의 말 때문이었다. 너무 빡셌지만 1시에는 첫째상담, 3시에는 개인 상담 일정이 잡혀있었다. 평소 출근하느라 방학중 혼자있는 첫째가 안타까워 무리했지만 힘을 냈다. 내 손으로 밥을 해먹이고 싶은 마음에 치킨 스테이크를 해서 치즈까지 올려주니 첫째가 너무 행복해했다.





비록 내가 조금 바쁘고 힘들었지만 그래도 아이가 좋고 엄마가 좋다면 그만이었다.  






한줄평: 엄마랑 첫째 케어까지 하기 촉박했지만 오늘도 빈틈없는 하루. 성공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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