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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의미 May 01. 2024

OO 항공, 타자마자 콜벨 3번 누른 까닭

밤 8시 45분 비행기. 아이들을 부모님집에 데려다주고 짐을 싸기 시작했다. 짐을 싸고 준비하다 보니 약속했던 6시까지 못가겠다 싶었다. 카카오 택시를 불러 인천공항으로 출발했다. 나오는 길에 선글라스를 놓고 왔구나 떠올랐지만 곧 택시가 도착예정이라 집까지 다시 가지러 갈 시간은 없었다. 공항에 도착해서 짐을 바로 부치고 일행과 재회했다. 나는 저녁을 먹지 않았었고 동생은 먹고 왔다고 했다. (어차피 먹을 생각도 없었다.) 탑승 게이트를 확인한 다음 근처 카페에 가서 그동안 못한 수다를 대방출 했다. 시간이 다되어 탑승 수속을 하는데 가족 단위로 온 사람들이 많았다. 아무래도 물가도 싸고 동남아시아라 아이들과 같이 가기 좋은 곳이라는 생각들 많은 이들이 했던 듯하다. 





우리 자리는 그래도 앞자리였는데 바로 앞에 두형제가 탔다. 아가는 자주 움직이고 울기도 하고 시끄럽게 하기도 했지만 그 정도는 괜찮았다. 그런데 계속 듣다보니 어떤 사람이 스피커를 틀고 유투브를 보는지 사람 말소리가 계속 들렸다. 알고보니 바로 앞은 아니었고 앞에서 2~3번째에서 들리는 것 같았다. 밤비행기라 자야지 했던 내 기대는 산산 조각이 났다. 처음에는 긴가 민가 하다가 소리가 너무 커서 지나가던 승무원을 불렀다. 동영상을 기내에서 큰 소리로 보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주의를 달라고 했다. 승무원은 그 사람에게 주의를 줬고 스피커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은 소리는 잠잠해졌다. 





그런데 문제는.. 소등을 하지 않는다는 것. 이제 11시가 다되어가는데도 말이다. OO 항공 승무원들은 열심히 판매를 장려했다. 배고파서 라면을 시켜먹는 사람, 술을 사먹는 사람 등등 다양했다. 그것 까지는 좋았으나 사람들이 어느 정도 먹고 치웠다면 소등을 해줬으면 좋겠는데 말이다. 참고로 우리 비행기는 12시 40분에 세부 막탄 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지금 자도 1시간 40분 정도밖에 잘 수 없었다. 친구랑 나는 너무 판매에 열심인 항공사네 말하며 슬슬 짜증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래서 콜벨을 눌렀다. 단도 직입적으로 언제 소등하냐고 물어봤다. 승무원은 이제 곧 소등하려고 했다는 답변을 했다. 그래서 그렇더라도 지금 11시가 다됐는데 이제 소등하는 시간은 너무 늦은 것 같다며 나도 내 의견을 피력했다. 더군다나 이번 비행기는 유독 승무원 직원들끼리의 이야기가 많아서 안그래도 시끄러운 기내 분위기에 더 시끄러움을 보탰다. 산만하다고나 할까. 그리고 개인적인 이야기는 비행 끝나고 직원들끼리 했으면 좋겠다 하는 마음이었다. 





그렇게 컴플레인 덕분인지 정말 곧 소등 시간이 되어서 그랬는지 비행기에 불이 꺼졌다. 그러나 바로 앞 자리에서 닌텐도를 열심히 하는 아저씨 때문에 너무 시끄러웠다. 아무리 들어봐도 게임 소리였다. 돈을 먹었는지 마리오의 장비를 먹었는지 띠용띠용 올라가는 소리가 났다. 고개를 살짝 앞으로 내밀어 아저씨에게 죄송하지만 게임 소리가 크게 들린다며 조금만 낮춰달라고 했다. 아저씨는 소리를 낮춰주었고 그때서야 우리는 눈을 감을 수 있었다. 비행기 타자마자 스트레스 1-2-3을 제거했음에도 이렇게 어수선한 밤비행은 머리털 나고 처음. 결국 1도 자지 못하고 세부에 도착했다. 







한줄평: 이웃 사촌 잘 만나야 무탈한 것처럼 비행기도 좌석 사촌 잘 만나야 편하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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