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실에서 만난 사람들(3)

주사실 헬퍼 S

by 유의미

참고로 이니셜로 동료들을 알파벳을 나열한 것은 아니다.

(*의식의 흐름대로 지칭했음을 말씀드립니다*)






S는 나보다 L 선생님과 친했다. 여기 병원 병동 출신이라고 했다.

둘째 특유의 서글서글함과 사람 좋은 성격같은 느낌이 물씬 났다.

알고보니 S는 나와 가까운 동네에 살고 있었고, 내가 일을 익히기 전에 제 2의 주사실 멤버라 불릴만큼

꽤 많이 주사실로 헬퍼를 왔었다. 사실 S는 주사실 말고도 여기저기 안가는 과가 없었다.

s는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 외래에 내려왔다고 했다.

그런데 막상 외래와보니 소속은 정형외과지만 PRN(필요시 멤버 부족하면 어느 과든 들어가는 백업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어디 여긴 누구 같은 현타를 종종 느낀다면서.







S는 그래서 이 병원에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이 병원에서 신규를 시작했고 외래 팀장님과

예전에 같은 병동에서 일했으며 OS 파트장 선생님이 예전 UM님이었다고 했다.

S는 누구와도 잘 어울렸고 무장해제 시키는 점이 있었다.

오지라퍼 파트장선생님과 회식을 많이 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주사실 헬퍼를 많이 오던 S도

참석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어떻게인지는 모르겠지만 S와도 자연스럽게 친해졌다.

우리는 같은 동네는 아니지만 비슷한 동네였으며, S의 둘째와 우리 첫째가 동갑이었다.

밥하기 싫을 때 저녁을 같이 먹고 들어가기도 했다.







직업 특성상 남편이 해외출장이 많았던 S는 독박육아를 많이 했다.

1~2번 S집에 놀러가서 같이 놀기도 했다. 내 차를 타고 같이 S 아이의 유치원에 내려주기도 했고

같이 출퇴근 하는 날도 많아졌다. 한 때 자동차 사고를 내서 운전대를 못 잡겠던 때가 있었다.

그 때 S가 나를 픽업해서 병원에 같이 출근하기도 했다.

알고보니 S와 나는 동갑이었다. 거기다 동네도 비슷하고 직장도 같고

아이들 나이도 고만고만하다보니 어쩌다보니 친해질 수 밖에 없었던 환경이었던 것 같다.








© wildlittlethingsphoto, 출처 Unsplash







그러면서 S는 집 이야기, 아이들 이야기, 남편과 어떻게 시작해서 지금의 집으로 이사오게 되었는지의

과정에 대해 말해주었다. 남편의 직업이 특수했는데 그래서 해외출장이 많았고

S와 남편은 노후나 투자에 관심이 많아 가게를 하는 등 투잡을 한다고 했다.

나는 그런 생각을 한 그의 남편을 진심으로 칭찬했다.

집을 사고 팔고 하고 나름 투자도 하는 모양이었다.

그러면서도 S는 저축도 나름 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워킹맘이었다.







나도 그런 경제적 자유, N잡, 재테크, 부동산에 관심이 있다보니 이야기의 주제에 대해 공통분모가 있었던 것 같다. 당시 나는 부동산 강의 도장깨기를 하고 다녔고, 그럼에도 확신이 없긴 했다.

S는 그래서 어디사야해? 이런 식으로 질문하는 사람이었다.

내가 정보를 줄 수는 있지만 선택권은 니가 하는 거다라고 수차례 말했고

현금 보유량이 어느 정도 됐던 S는 내집마련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당시 문재인 정부. 적폐 세력 논란이 일어나던 때였고, 우리가 사는 지역에 신도시가 있었는데

S는 거기서 신축빌라 전세에 거주하고 있었다. 아파트도 보고 치열하게 고민하던 끝에

아들만 둘이었던 S는 우리 옆동네 OO 신축 빌라를 4억 정도에 샀다고 했다.

매수 이유는 남편이 아파트보다는 고기도 구워먹을 수 있는 장소를 원했는데

아파트는 그렇게 하기가 어렵다는 이유였다. 뭐 무튼 나는 진심으로 축하했다

마침 서해선이 뚫려 병원까지 지하철을 타고 다니면 출퇴근 할만하다는 이야기를 했다.







S는 보금자리론을 받았다고 했고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적이 없었던 터라 몇 프로에 받았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그런 이야기들이 오갔고, 당시 나는 오피스텔을 500갭으로 샀고,

2년 전 청약에 당첨돼 아파트 준공만 기다리고 있었다.

S는 새아파트에 당첨된 내가 부럽다고 말했다.

당시 나는 S에게 내가 당첨된 아파트에 청약을 넣으라고 권유했었다. 그렇지만 s는 넣지 않았다.



이 친구와는 많은 것을 공유했었고 나는 S를 좋아했었다.

정직원이었던 S와 달리 계약직이었던 나는 계약기간이 만료되어 퇴사했고,

퇴사 후 2년 만에 만난 자리에서 나온 이야기들이다.








© priscilladupreez, 출처 Unsplash






S는 성격이 좋은 사람이었지만 뭐랄까 S와 만날 때마다 내가 돈을 더 많이 내게 됐다.

뭔가 나에게는 친하니까 그냥 해주기를 바라면서도 본인은 나에게 그렇게 하지 않는 태도, 스탠스를 보였다.

이게 한 두 번이 아니라 우리가 만날 때 마다 반복되었고 그 부분이 거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가 먹을 것을 살 때 예를 들면 일단 빵을 다 산다. 그런데 결국 다 먹지 못하고 버렸다.

계산하기 전에 사람은 2명인데

빵은 5개를 짚었다. 그중 자기가 먹고 싶은 것은

4개나 담았으며 내 취향이 고려된건 단 1개였다.




나는 다 먹을 수 있겠냐고 S에게 물었고

너가 먹고 싶은 것만 사냐고 한 소리했다.

S가 그걸 알아듣지 못하는 게 문제.





S는 원래 그런 사람일수도 있다. 원래 그렇다는 건 자신의 돈을 소비할 때도 라는 전제조건이다.

내 돈 내 산 일때도 다 먹지 못하고 버려도 아까워하지 않는 그런 거 말이다. 하지만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그런 부분이 서로 달랐던 것 같다.

다르면 서로 조율해야 하는데 그 때까지는

내가 S에게 많이 맞춰주었었다.

그런데 그 때는 그러기 싫어졌다.






내 돈이 소중하면 타인의 돈도 소중하다.

나는 그런 사람이었다.

내 마음이 아프면 타인의 마음도 아픈 법이다.






그런데 상대가 나를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굳이 그 관계의 끈을 잡고 있을 필요가 있을까?

나는 그런 진지하고 서로 배려하는 관계를 원했지만

S가 원하던 게 그저 편한 관계였다면

우리는 만나지 않는 것이 더 나았다.





나는 더이상 내가 손해보고 있다는 느낌, S를 만나고 나서 느끼는 찜찜함을 느끼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내 성격상 그런 걸 털어버릴 수도 없는 사람이다.

아마 지금이라면 S에게 말했을 수도 있다. 그 때만 해도 덜 야생(?)적이었다.











내 성향상.. 친구라면 공짜로 줘..가 이해가 안되는 스타일이다.

정말 친하다면 친구가 가게를 열었다거나 어떤 아이템(예를 들면 먹는 가게, 혹은 기타 돈으로 팔 수 있는 모든 것 등등) 그냥 하나 달라는 게 아니라 하나 사주면서 응원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나는 그게 예의라고 생각한다. 물론 반드시 그래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전제 조건이 그 제품이 나에게도 필요하고, 내 친구를 진심으로 응원해주고 싶다면이다.






그러나 S는 그렇지 않은 사람이었다. 그렇다고 이걸 말하기도 애매한?

음 나는 그래서 S와의 관계를 정리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S와의 만남은 내 감정에 -가 되었다. 굳이 시간 돈을 들이면서 기분과 감정이 나쁠 이유는 없었다.

그리고 내 인생 내 새끼들, 내 남편, 가족을 챙기며 살기에도 바빴다.








© grakozy, 출처 Unsplash








누군가와 만날 때 감정에서 느껴지는 에너지는 생각보다 꽤 중요하다.







헤어졌을 때 또 만나고 싶은

이 친구로 인해 내 세계관이 더 넓어지는 그런 사람.

나는 그런 친구를 찾고 있었다.

그리고 나 또한 다시 만나게 될 미래의 내 친구에게 그런 사람이기를.

그리고 그런 바램대로 나는 그런 친구들을 만나게 됐다.




그 친구들은 나와 결이 비슷했고

같은 미래를 꿈꾸고 있었고

내가 가는 길을 응원해줬다.

그래서 나는 지금 행복하다.

감정의 주파수는 마이너스가 아닌 플러스가 된 지

오래다.





주사실 헬퍼 S 마침.







© dariamamont,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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