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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리 피디 Dec 04. 2024

(주장) 윤석열을 옹호한다!

그에게 자유로운 음주 추구권을 허하라


모두가 비난을 하는데 나는 청개구리의 심정으로 그를 변호해 보고자 한다. 끓어오르는 이 박애주의를 어쩐담!


와전을 의심하라


우선, 계엄 선포가 이뤄진 어젯밤으로 돌아가 보자. 그는 계엄이 뭔지 몰랐던 것 같다. 늘 그랬고 이제 모두가 아는 바와 같이 그는 아는 체에는 천재지만 아는 것에는 잼뱅이다. 불과 몇 시간 만에 철회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아마도 개암 열매와 헷갈렸을 수 있겠다. 바이든 날리면 논란 때와 같이 '비싼 개암을 생포한다'가 '비상계엄을 선포한다'로 와전됐을 수 있다. 그의 선의를 의심하지 말고 발음을 의심하라!


나 자신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누군가? 배우자 아니겠는가? 김건희는 이미 알고 있었다.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 용서해 주세요. 지가 뭘 안다고.. 무식하면 원래 그래요.

나는 그 말을 믿는다. 계엄이 뭔지 모르고 떠들었던 것이다.


순수함을 의심하지 말자


둘째, 그는 순수하다. 그리고 단순하다. 여러 스캔들이 터진 이후 자신이 허수아비였단 사실이 드러났다. 최고통지자가 조종당했다는 사실은 국민도 그렇지만 본인은 더욱 참기 힘들다. 그래서 뭔지도 모르는 계엄 버튼을 (명태균, 김건희, 그 누구의 조종도 없이 스스로!) 누른 것이다. 몇 안 되는 그의 자발적 결정이었단 말이다. 얼마나 기특한가?


똥인지 된장인지


셋째, 그의 경험주의를 존중해야 한다.

몇 달 전 아래의 글에서도 썼던 바와 같이 그는 철저한 경험주의자다. 똥인지 된장인지는 찍어서 먹어봐야 한다. 계엄인지 개암인지는 잘 몰라도 일단 해봐야 아는 것이다.

https://brunch.co.kr/@kongaltan68/170

통상(이란 말도 이상하지만) 계엄사령관도 합참의장을 시키는데 그는 육군참모총장을 시켰다. 경험을 못해서 못 믿는 거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하야니, 자진사퇴니, 탄핵이니가 웬 말인가? 경험이 하나 늘었을 뿐인데...


곱씹어 볼만한 고귀한 가르침


째, 그는 여러모로 좋은 가르침을 준다(정면교사는 아니고 반면교사라는 게 아쉽긴 하지만...) 민주주의와 헌정질서 가치를 몸소 보여줬다. (본인과 최측근 빼고) 모든 국민을 하나로 통합시켰다. 정치에 관심 없던 젊은이들을 각성시켰다.


경계 태세 확보


다섯째, 북한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비상계엄 선포 담화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저는 북한 공산 세력의 위협으로부터 자유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체제 전복을 노리는 반국가 세력의 준동으로부터 국민의 자유와 안전...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많은 사람들이 주위를 살펴보았을 것이다. 도대체 반국가 세력은 어디 있는 거야? 나 또한 찾으려고 애써 보았는데 이제야 깨닫는다. 그것은 바로 윤석열 자신이다! 북한 공산 세력이 아니고서야 누가 감히 이렇게 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본인을 희생시키고 국민의 허를 찔러서 자유주의를 강조한, 심오한 포석이다.


통일을 위한 첫걸음


여섯째, 남북통일을 앞당겼다. 많은 외신과 외국인들이 이번 일로 남과 북을 헷갈리고 있다. "북(north)이 아니라 남쪽(south)에서 일어난 일이라고?"가 그들의 첫 반응이다. 오랜 분단으로 서로 많이 달랐던 남과 북이 동질성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다. 외국인 투자자를 낙담시켜 크게 벌어진 남북의 경제 격차도 다소간 완화되었다.


탄핵이 아니다 선처다!


이처럼 나는 (대통령 아니라 인간) 윤석열을 옹호한다. 이 깜찍하고 끔찍한 마음을 담아 아래와 같이 국민의 선처를 제안한다.


비록 그가 헌법에 규정된 국민의 행복 추구권규정되진 않았지만 매우 중요한 수면 추구권을 빼앗았지만 미러링은 안된다. 사적 보복도 안된다.

그에게 행복의 핵심인 음주 추구권을 허하자. 용산에 갇힌 몸을 이제는 풀어주자. 수면 추구권도 존중하자. 마음 편히 주무시도록 집으로 보내주자(큰집까지는 모르겠네).

이 엄중한 시국에 이따위 농을 지껄이는가 싶은 분들도 계시리라. 하지만 이런 농담으로라도 이 비현실 같은 현실을 버티는 일개 소시민의 노력도 가상히 봐주시길...


내 주장과는 별개로 곧 잠과 술에서 깰 그가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몇 가지 시나리오를 떠올려 본다.

1. 자진 사퇴한다

2. 2차 계엄을 시도한다

3. 북에 선전포고를 한다

4-1. 대국민사과 "술 때문이었는데 용서해 달라"

4-2. 대국민사과 "부실한 계엄군이 제대로 작전을 수행하지 못해 통수권자로서 사과한다"

4-3. 배우자 대국민사과 "철없는 우리 오빠가 무식해서 한 짓이니 너그럽게 용서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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