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비

통영 세포마을에서 해를 넘기며

by 이지완


《슬로비》


아무와도 말하고 싶지 않아

통영 슬로비에 갔는데

호수 같은 바다가 말을 걸어왔다

예상치 못했으나 불쾌하지는 않았다


마침 물때가 되었고 나는

절망을 자아서 구명조끼를 지어 입은 뒤

카약에 올라 노를 저었다


숭어의 높이뛰기 바닷새의 이착륙

섬 그늘이 커지며 모두를 포획한 어둠

바람이 소매물도 쪽으로 해를 넘기자

바다가 다시 말을 건넨다


용감히 잘 자고 내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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