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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과 공작 사이

by 이지완

《귀천》


음식으로 장난치면 혼났던 이유

먹을 것이 귀해서였고

애들은 흔해서였다


귤껍질 달팽이를 만든

큰둥이 장난에 호통 대신

칭찬을 보내는 이유

그 반대가 됐기 때문





《똥 누며 시 쓰기》


시를 고상한 걸로 착각하기 쉬운데 때로

시는 고약하지


장이 배설하는 똥처럼

뇌가 배출하는 시는

더러운 생각들의 응집물

다시 정신을 맑게 해준다


그게 시의 중요한 기능이다

적어도 똥 누면서 시 쓰는 나한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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