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서 첫째주, 외로움과 함께하기

도쿄 파견 준비 13편 #

by 최씨의 N차 도쿄

출국 전날까지 급하게 집정리를 하고 느지막히 잠이 들었습니다. 다음날 이른 새벽, 극구 만류에도 불구하고 부모님이 공항까지 바래다 주셨습니다. 부모님도 일본을 자주 다녀오신 경험이 있어서, 크게 이별하는 느낌은 들지 않았습니다.


항공편은 김포공항에서 하네다공항으로 대한항공을 타는 호사를 누렸습니다. 23kg 위탁수하물, 기내 수하물2개까지 넉넉한 느낌이었습니다. 기내식도 맛있게 먹었습니다.



하네다 공항에 도착후 첫번째 미션은 재류카드를 수령하는 것이었습니다. 비자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입국 심사대 앞에 서 있으면 긴장이 됩니다. 재류카드를 처음 수령할 때에는 일반 외국인과 같은 라인으로 줄을 서면 됩니다. 비자를 받아 왔다고하니 심사하는 직원이 잠깐 귀찮다는 표정을 지었으나 10분 만에 재류 카드를 꾸벅 인사를 하면서 건네더군요. 다음날 바로 구약소에 들려서 재류카드 뒷면에 주소를 기입하였습니다.


첫째주의 낮은 각종 수속으로 바쁘게 움직였습니다. 전입신고를 위해 구약소를 방문했고, 마이넘버카드는 나중에 우편으로 송부된다고 합니다. 통신사에서 핸드폰과 인터넷을 만들었습니다. 와이모바일로 가니 일본 통장계좌 없이도 한국 카드로 바로 개통이 가능하였습니다. 인터넷 수신기는 연말연초 시기 수령은 어렵고, 1월에 수령하기로 하였습니다. 통장 계좌도 신청을 하였습니다.


저녁에는 곧 외로움과의 싸움이었습니다. 연말의 도쿄는 너무나 화려했고, 북적이는 연인들과 친구들 사이에서 혼자 돌아 다니는게 힘들었습니다. 첫째날 저녁이 가장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면 군대도 첫째날 밤이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 낯선 곳으로 출발하기 전 긴장한 상태로 있다가 도착후에도 정신없이 돌아다니고 저녁이 되니 피곤함과 함께 막연한 두려움에 휩쌓였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저는 도쿄에 여러번 온적이 있는지라 다양한 방법으로 외로움을 극복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첫번째로는 맛있는 것 먹기 입니다. 하마마츠초에는 제가 좋아하는 맛집이 두군데 있습니다. 첫째는 멘야무사시라는 라멘 체인점인데 츠케멘이 맛있습니다. 두번째로는 야키토리 타쿠미 (焼き鳥 匠) 라는 곳인데 입구는 혼자들어가기 좀 무섭게 생겼지만 의외로 외국인한테도 되게 잘해줍니다.


IMG_5697.JPG 하마마츠쵸의 멘야무사시입니다. 진한 국물과 두껍지만 부드러운 돼지고기가 일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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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마츠쵸의 야키토리 타쿠미. 입구는 굉장히 어렵게 생겼지만, 야키토리는 깔끔하게 맛있다.


두번째로는 운동으로 생각 지우기 입니다. 바로 직전 포스팅에 올렸는데, 하마마쓰초에는 일본에서 유일한 F45가 있어서 1주일간 Free Trial을 등록하고 열심히 다녔습니다. 황궁 근처라면 러너들의 성지인 도쿄 황궁런을 체험해봐도 될 것 같습니다.


세번째는 친구 만나기입니다. 연말이라 만나기 힘들줄 알았지만 그래도 이틀간은 친구를 만날수 있었습니다. 먼저 5년전부터 알고지낸 일본인 친구와 도라노몬 요코초에 다녀왔습니다. 도라노몬에 무슨 요코초냐고 생각했지만, 깔끔하고 복작이는 분위기를 도라노몬 스타일로 잘 구현한 느낌입니다. 두번째는 후나바시라는 지역에서 진짜 맛있는 이자카야에 갔습니다. 연말에 시간을 내준 친구들에게 눈물나게 감사했던 밤이었습니다


도라노몬 요코초, 깔끔하고 세련된 요코초 느낌이다.
치바현의 번화가 라는 후나바시, 토우로우 니노 후나바시라는 이자카야에 방문했다. 음식이 정말 맛있었다.


외지에서 적응하기도 어렵고, 힘든 길이 눈에 훤할때 눈앞이 깜깜해짐을 느꼈습니다. 초반에는 그런 감정에 푹 빠져 너무 힘들었습니다. 학생와는 다르게 파견은 나의 개인적인 감정과는 별개로, 업무를 해내야하는 부담 때문에 느껴지는 무게감이 달랐습니다. 그러나 그런 감정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고, 내가 느낀 감정은 나만이 느낀 것도 아닐 것이고, 내가 제일 힘든 것도 아닐 것입니다. 제가 견디려고 노력한 마지막 방법은 이렇게 글을 써내려가는 것입니다. 생각을 정리하고 ,공감을 얻을때마다 힘을 얻는 느낌입니다.


* 도쿄의 거리입니다. 사람들이 빠짐없이 왼쪽으로 걷습니다. 조금 무섭습니다. 그리고 외투가 모두 검정색입니다. 너무 서울과 비슷합니다. 내 마음도 척박해지지 않도록 계속 가꾸어야겠습니다.


이렇게 도쿄에 입국한 후 무사히 첫째주를 마무리했습니다. 1부. 도쿄 파견 준비, 정착 일기를 마무리 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에 바로 2부 또는 1-2부로 찾아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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