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시마 한달살기 #9
가고시마에서 일하는 저를 만날겸 여행을 오신 부모님을 위해 큰 마음을 먹고 시로야마호텔을 예약했습니다. 그간 회사 동료들이 가고시마에 있는 동안 시로야마호텔은 꼭 한번 가보라고 추천해주셨고, 객실은 꼭 사쿠라지마 뷰로 해야한다고 몇번이고 강조하더군요. 가족과 함께 가게되었다고 하니 한 동료가 시로야마호텔에 자주 방문한다면서 호텔에 전화까지 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시로야마호텔 온천만 방문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처음엔 가고시마에서 어딜가나 볼수 있는 사쿠라지마를 꼭 객실에서까지 봐야하나 싶었지만, 확실히 다른 느낌이 들었습니다. 가격은 좀 비싸긴 했지만 만족스러웠습니다.
8층 객실에서 본 사쿠라지마는 비현실 그 자체였습니다. 안락한 객실에서 침대에 누워, 또는 창가에 앉아 여유롭게 조망하는 사쿠라지마와 가고시마 도시의 풍경이 아름답고 좋았습니다. 온천 노천탕에 가도 비슷한 구도로 사쿠라지마를 조망할 수 있었습니다. 밤에는 사쿠라지마가 어둠에 가려지는 대신 반짝이는 시티뷰를 조망할 수 있었습니다. 너무 광고글 같나 싶기도 하지만 부모님도 정말 만족해하셨고 스스로도 너무 좋은 시간을 보내서 꼭 글로 남기고 싶었습니다.
시로야마호텔의 온천은 산 언덕에서 도시 전체를 조망하는 광경도 좋았지만, 또 하나 소소하게 좋았던 점은 터프한 수건 배치였습니다. 지금까지 가본 일본 온천 호텔들은 수건에 정말 인색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물론 자원을 아껴야하는건 맞지만, 비싼 돈내고 수건 하나 달랑 주는게 말이되나 싶었는데 여기에서는 탈의실에 새 수건을 산처럼 쌓아놔서 마음이 여유로워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온천 후에는 공간이 넉넉한 쉼터에서 커피 우유를 마시고 잠시 눈을 붙이니 정말 극락에 다녀온 느낌입니다.
그리고 호텔의 1층. 지난번 조선 도공 심수관의 미야마 마을을 휴관일인 월요일에 다녀오는 바보같은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심수관요를 다녀오지 못한게 아쉬운 점이었는데 시로야마호텔에서 뜻밖의 행운을 마주쳤습니다. 작게나마 심수관요와 사츠마 키리코 박물관이 있었던 것인데, 심수관요를 보지못한 아쉬움을 채워준 것만으로도 큰 감사함을 느꼈습니다. 사쓰마야키는 조선 도공으로부터 시작하여 일본만의 장르로 발전시킨 것을 인정하더라도, 심수관요를 소중히 해주는 마음을 크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호텔에서 가족들과 함께 여러가지 감동 포인트들을 느끼고, 부모님도 호텔에 대한 기준이 너무 높아진 것 같다는 극찬과 함께 저녁 장소로 향했습니다. 저녁으로는 회사에서 회식했을 때 깔끔하다고 생각했던 쿠로부타 샤브샤브를 먹고 덴몬칸 중심가를 구경했습니다. 가고시마 시내는 상당히 번화한 것 같다는 느낌과 함께, 덴몬칸 구역 내 골목마다 통일성있게 거리의 분위기를 조성한 것이 인상적인 것 같다고 말씀드렸더니 확실히 그런 것 같다고 공감을 해주셨습니다.
그렇게 덴몬칸에서 가고시마중앙역까지 걸어서 AMU PLAZA에서 간단한 쇼핑을 하고 시로야마호텔에서 제공하는 송영 버스를 타고 호텔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저녁 10시 이후까지 있는 송영버스 때문에 번화가에서 부담없이 시간을 보낼 수 있는점이 엄청난 서비스라고 생각했습니다. 언덕 위에 위치하여 전망은 좋지만 접근성이 낮을 수 있다는 약점을 한방에 보완한 탁월한 선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또 호텔 자체가 하나의 큰 관광 명소라는 생각을 했는데, 한국 학회에서 호텔 내에서 세미나를 열기도 하고, 온천 근처에는 가고시마현의 다양한 특산물과 기념품을 살 수 있는 장소 그리고 아침에는 맛있는 조식을 제공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객실에서 본 아침의 해돋이, 그리고 밤의 시티뷰를 남기면서 이번 연재를 마치겠습니다. 또 한번 시로야마호텔에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 그날을 고대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