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freetime Jan 27. 2022

삐그덕

아침에 일어나면 몸이   움직입니다. 겨울철 따뜻한 이불은 밧줄같이 몸을 침대에 묶어 놓습니다. 이불의 유혹을 이겨내고 전신을 일으켜 세웁니다. 몸에서 오래된 기계소리가 나면서 침대를 빠져나옵니다.


씻고 밥을 대충 먹고 버스를 탑니다. 버스를 타고 내려서 다시 지하철을 탑니다. 한 시간 정도 서서 갑니다. 요즘은 지하철에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내리는 승객은 없고 타는 승객만 있나 봅니다. 역을 지날 때마다 끊임없이 승객이 늘어납니다. 의자 앞자리에 서기도 어렵습니다. 앉아서 가는 건 불가능합니다. 게다가 사람들이 어깨로 양쪽에서 밀어서 호떡 같은 기분이 듭니다. 지하철에도 엘리베이터 같이 하중이 초과되면 삐 소리가 나면 좋겠습니다.


지하철에서 내려서 계단을 오르고 에스컬레이터를 2번 타서 지상으로 올라옵니다. 보슬비를 맞으며 회사까지 또 걷습니다. 언덕길을 오르고 또 오릅니다.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회사에 드디어 도착했습니다. 당장 퇴근하고 싶습니다. 일할 회사가 있어 감사하지만 몸이 안 힘든 건 아닙니다.


오전 업무, 점심, 오후 업무를 마치고 퇴근합니다. 하루 업무를 마치고 갔던 길을 다시 거슬러 집으로 옵니다. 집으로 오는 지하철에서 내려서 지상으로 올라와 그곳의 공기를 마시며 하늘을 쳐다볼  하루를  버텼다는 안도감이 듭니다. 칭찬해 주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저 저의 당연한 의무일 뿐입니다.


요리, 촬영 by freetime


오늘도 힘든 하루를 버티고 가족을 위해 일하신 집의 가장 여러분,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 모두 당신 덕분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기계에 대한 감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