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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처음부터 잘 키우자 Dec 16. 2024

둘 다 너무 사랑하는 거 아니니?

엄마가 쓰고 햇살이가 그리다 16

illustrator by 햇살





7살 터울의 남매라 햇살이가 요술이에게 자기 마음대로 해도 요술이는 가만히 있거나, 가끔 울거나, 그래도 좋다고 햇살이를 쫓아다녔습니다. 그런데 어느덧 요술이도 반격을 시작할 나이가 되었습니다. 드디어 요술이가 5살이 되었거든요. 놀잇감으로 다투고, 과자로 다투고. 부모의 입장에서 보면 너무나 사소하고, 저런 것이 다툼의 원인이 된다는 것이 어이가 없을 정도입니다. 그러나지 당사자인 햇살이와 요술이에게는 중요하고 매우 심각한 상황임에 틀림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아직은 서로를 아껴주고 사랑해 주는 존재로 생각하기보다는 질투 나고 귀찮은 존재라고 생각하니까요. 

 이런 상황에서 부모가 흔히 하는 행동은 첫 번째, "또 싸운다. 별거도 아닌데. 그만 안 해?"라고 무섭게 야단을 치는 것입니다. 그리고 연이어 첫 아이에게는 "너는 누나가 돼 가지고 그렇게 동생이랑 싸우고 싶어?"라고 누나답지 못하다고 야단을 치고, 동생에게는 "너는 어린 게 누나한테 왜 그래?"라고 대드는 것에 대해 나쁘다고 야단을 치게 됩니다. 이런 와중에 아이들은 부모의 눈치를 보며 조용해질 수는 있지만, 화가 안 풀리는 부모는 엄청난 양육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됩니다. 왜일까요? 분명 아이들의 싸움이었는데 왜 부모가 이렇게 화를 내고 스트레스를 받는 걸까요? 바로 부모가 자기 화를 스스로 돋웠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에게 큰 소리로 뱉어낸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 야단치는 말로 말입니다. 아이들에게 잘 지내라고 말하면서 정작 부모는 아이들과 잘 지내지 못하는 이런 아이러니한 상황이 살짝 부끄러워집니다. 그래서 부모가 아이들보다 더 흥분하여 화를 내는 일은 절대로 없어야 합니다.

 두 번째는 부모가 두 아이의 다툼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며 "누가 먼저 그랬어?"와 같은 말로 잘잘못을 가려내어 해결하려는 것입니다. 부모가 판사 역할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럴 경우 아이들은 부모를 자기편으로 만들기 위해 자신의 잘못을 감추고 상대의 잘못만을 들춰내려 과장되게 말하거나 없던 일을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또한 자신에게 잘못이 있다고 말하는 부모를 향해 "엄마 아빠는 동생만 예뻐해." 혹은 "엄마 아빠는 누나 편만 들어."라고 아이들 모두에게서 원성을 듣기도 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다툴 때 부모가 해야 하는 것은 아이들이 자신들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도록 시간을 주되 다툼이 더 커지지만 않도록 아이들을 분리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엄마는 자신의 화를 돋우지 않고 아이들을 자연스럽게 분리하는 방법으로


"둘 다 너무 사랑하는 거 아니니?"

 

라고 말했습니다. 결과는 부모가 믿고 바라고 예상한 대로 두 아이 모두 다툼을 멈추고 반대편으로 각자의 길을 떠났습니다. 아이들의 입장에서는 둘이 같이 붙어 있으면서 계속 다투게 되면 자신들의 속마음과는 정반대로 '서로 사랑하는 것'이 되니 결코 떨어지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일 테니까요.

 그런데 부모가 이렇게 분리를 시킨다고 해서 모든 아이들이 분리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부모의 분리 신호에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다투는 아이들도 많습니다. 이는 아이들이 부모의 권위를 무시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부모의 훈육이 아이들에게 적용이 되고 좋은 결과를 맺기 위해서는 일단 부모의 권위가 세워져 있어야 합니다. 이 권위란 무섭게 엄하게 한다고 해서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부모가 아이를 사랑하고 배려하고 존중할 때 아이도 부모를 동일하게 대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아이가 부모의 권위를 인정하게 되는 순간입니다.

 또한 부모가 분리를 하는 시점이 너무 늦어버린 경우도 분리가 어렵습니다. 아이들이 잘 노는 것을 '초록불', 티격태격하는 것을 '노란불', 심하게 다투는 것을 '빨간불'이라고 가정했을 때 부모는 노란불에 분리를 해야 합니다. 빨간불이 된 상황은 이미 아이들이 흥분하며 화를 내고 다투고 있는 상황이라 분리가 어렵습니다.

 아이들이 다투는 상황은 하루에도 몇 번씩 반복됩니다. 이건 아이들이 나쁘기 때문이 아닙니다. 아직 의견을 조율하는 방법을 잘 모르고, 서로에 대한 배려나 이해와 같은 마음이 다 자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다투고 화해하고 다시 노는 과정은 아이들이 서로에 대해 사랑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키워가는 과정입니다. 아이들의 다툼에 대해 빨리 해결해 주고 끝내려 하기보다는 분리만 해 주어 서로의 감정이 더욱 악화되지만 않도록 해주면 충분하겠습니다.

 

[오늘의 양육표어 일상생활 작은다툼 노란불에 분리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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