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쓰고 햇살이가 그리다 23
illustrator by 햇살
햇살이가 중학생이 되고 요술이가 초등학생이 되면서 가장 좋은 사람은 엄마 아빠입니다. 이제 잠깐씩 데이트를 할 수 있게 되었거든요. 오늘은 엄마 아빠가 데이트를 하는 날이라 햇살이와 요술이만 집에 있는 날입니다. 엄마는 요술이와 햇살이가 잘 지낼 수 있을까 살짝 걱정이 되긴 합니다. 왜냐하면 요술이가 점점 더 누나 햇살이의 말을 거부하거나 무시하는 일이 많아졌거든요. 심지어 놀리기까지. 요술이가 초등학교 1학년이 되면서 좋고 싫음 그리고 귀찮음까지 표현할 수 있게 되었고 자신에게 뭐라고 하는 누나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방법까지 터득하고야 말았습니다. 사춘기로 짜증 많고 예민한 햇살이에게 요술이의 행동은 참 얄밉게 느껴질 것 같습니다.
그런데 엄마 아빠가 외출을 하자 요술이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햇살이의 말을 잘 듣습니다. 햇살이가
"엄마 아빠 없을 때는 말 잘 들어."
라고 말할 정도로요. 그동안 투닥거려도 요술이는 햇살이를 의지하고 있었나 봅니다. 하긴 나이 차이만 무려 7살이고, 햇살이는 교복을 입고 학교에 가는 존재이니까 분명 요술이 눈에는 누나 햇살이가 자신과는 차원이 다른 큰 사람으로 보였을 것입니다.
다행히 엄마 아빠가 무사히 즐거운 데이트를 끝내고 돌아올 때까지 아이들이 잘 지냈고 특히 집 정리도 되어 있고 밥도 제 때에 잘 먹은걸 보니 여간 기특한 것이 아닙니다. 이런 행복한 날이 드디어 왔습니다. 요술이가 태어난 지 꼬박 7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후에 말입니다. 그동안 엄마 아빠도 아이 둘을 키우느라 수고가 많았으니 이런 정도의 달콤한 보상 정도는 받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이 어느 정도 자라면 아이들끼리만 집에 있을 때가 있습니다. 이 시간을 잘 보내기 위해서는 평소 아이들의 사이가 최소한의 안전이 확보될 정도는 되어야 합니다. 서로 몸싸움을 한다거나 거침없이 욕을 내뱉는다면 둘 만 집에 둘 수가 없으니까요. 평소 아이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잘 지켜보고 잘 지낼 수 있도록 지도하는 부모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 부모의 노력은 아이들을 향한 부모의 사랑이 균형을 잘 잡고 있을 때 가능합니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오늘도 사랑의 균형을 잘 잡아보길 바랍니다.
[오늘의 양육표어 - 균형 잡힌 부모사랑 아이관계 안정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