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쓰고 햇살이가 그리다 25
“아이가 외동이면 너무 외로울 것 같았어요.
그래서 서로 의지하라고 동생을 낳았는데
의지는커녕 하루 종일 눈만 뜨면 싸워요.
아이들을 키우는 게 너무 힘들어요. 어쩌죠?”
https://www.youtube.com/watch?v=lebnUx-4KPA
다둥이를 키우는 부모의 가장 주된 양육 고민입니다. 요즘 주변을 둘러보면 아이를 낳지 않는 부부도 많지만 여전히 아이에게 형제자매남매를 만들어 주려는 부모도 많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서로에게 의지가 되길 바라는 부모의 의도와는 다르게 아이들의 크고 작은 다툼이 매일 반복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아이들은 왜 다투는 걸까요? 지금 생각하고 있는 그 이유가 맞습니다. 바로 부모의 사랑을 두고 서로 질투하고 경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서로 질투하는 거라고, 서로 경쟁하는 거라고 가르쳐 준 것도 아닌데 우리 집이나 옆 집이나 똑같이 매일 전쟁을 치르고 있는 이유는 뭘까요? '가르쳐 주지 않았다. 우리 집이나 옆 집이나 똑같다.'가 이 질문의 답에 대한 힌트입니다. 원래 그런 것입니다. 보편적인 발달과정일 뿐인 것입니다. 뭔지 모르겠지만 원래 그렇다고 하니 좀 마음이 괜찮아지나요? 어쩌면 원래 그렇다고 하니 견디라는 말로 들려 더 불편해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랑의 욕구는 가장 기본적인 것입니다. 따라서 사랑받고 싶은 마음에 대해 과하다고 잘못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사랑을 아무리 주어도 계속 부족하다고 한다면 더 이상 사랑을 줄 수 없을 만큼 지치게 되니 적정선을 유지할 필요는 분명 있을 것 같습니다. 아이가 부모로부터 사랑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은 '절대적인 사랑의 부족'이라기보다는 대부분 '상대적인 사랑의 부족'인 경우가 많습니다. 남의 떡이 더 커 보이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따라서 부모가 형제자매남매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첫걸음은 '아이들을 비교하지 않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부모의 말과 행동을 통해 자신이 취해야 할 말과 행동의 기준을 만들기 때문에 부모가 비교를 한다면 자신도 비교를 할 것이고 부모가 그렇지 않다면 자신도 그러지 않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맞는 특별한 사랑을 주는 것으로 갈등 해결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아이들을 '다 같은 내 자식'이라는 세트의 개념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한 명씩 기질적 특징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특별한 사랑을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아이는 형제자매남매와 자신을 비교하며 자신이 부모로부터 받은 사랑에 대해 평가하고 질투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원하는 사랑을 받았음에 만족하고 부족하다면 더 채울 수도 있습니다. 사랑을 채울 때에도 비교를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사랑을 명확히 말하고 조금 더 수월하게 채울 수 있게 됩니다.
그렇다면 부모만 비교하지 않고 특별한 사랑을 주면 아이들이 다투지 않는 걸까요? 아쉽게도 그렇지는 않습니다. 아이는 부모 하고만 상호작용을 하는 것이 아니라 좋든 싫든 가정에서 형제자매남매와 함께 지내야 하기 때문에 아이들은 자기들끼리 잘 지내기 위한 방법을 알아야만 잘 지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방법을 알아 가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아이들이 너무 어리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부모라면 누구나 보편적으로 지켜야 하는 기본적인 도덕을 알고 있고 어떻게 서로 상호작용을 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부모가 이 도덕적 가치와 상호작용 방법을 어린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설명하고 가르치고 습관이 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면 되는 것입니다.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나요? 저도 남매를 키우는 것에 걱정이 앞섰던 적이 있었습니다. 첫 아이 햇살 이를 낳고 행복했던 만큼 동생 요술 이를 낳은 후에도 여전히 행복하고 싶었는데 그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계속 맴돌았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나와 다른 사람이라 나와 똑같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서로 알아가고 적응해 가는 과정에 공을 많이 들였고 지금도 그러고 있습니다. 직업이 부모교육 강사이다 보니 특별한 노하우가 있지 않을까 궁금해하시는 부모님들이 많았는데요, 특별한 노하우는 절대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냥 매 순간마다 아이의 마음이 어떤지를 살펴보았고 갈등이 있을 때마다 일관된 우리 집만의 훈육의 원칙을 지키려 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모든 순간 갈등 해결에 성공했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다만 해결을 위해 노력은 했다고 생각합니다. 한 번 해보고 안 되면 다시 해 보면서요. 이런 과정을 거치며 아이들의 심리와 관계가 변하는 보편적인 과정을 경험해 보고 시기마다 겪게 되는 갈등을 해결해 나가며 그 과정을 부모님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배 부모인 제가 겪은 과정을 통해 후배 부모님들이 조금 더 시행착오를 줄이길 바라면서요.
[애 둘 키우기]는 형제자매남매 갈등 다루기 2권으로 1권 [첫 아이와 함께 하는 동생맞이]에 이어 요술이가 태어난 후 햇살이와 어떻게 커가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요술이의 임신 기간 중에 햇살이와의 이야기를 다룬 1권을 출간했을 때는 뭔가 해야 할 일을 덜 한 것 같은 기분이었는데 2권을 출간하는 지금은 해야 할 일을 다 한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요술이가 태어나기 전 보다 태어난 후의 일상이 더욱 신경 쓸 일이 많았고 그만큼 할 이야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애 둘 키우기]는 작가와 아이들의 실제 에피소드를 그림으로 그리고 그림에서 못다 한 이야기를 글로 써 놓았습니다. 부모 교육 책을 읽어도 활용이 어렵고 효과도 없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이건 양육기술을 알고 있느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양육을 하는 당시의 분위기 즉, 말투, 표정, 공간등이 적절한가 아닌가의 문제입니다. 그래서 분위기를 알려드리고자 그림으로 표현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요즘 다문화 가정이 늘고 있는데 한국어가 서툴러 부모교육 책을 읽지 못해 힘들어하는 부모님들이 많아서 보다 쉽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그림을 활용하였습니다. 글 마지막에는 강의실에서 들은 실제 양육고민들에 대한 상담 내용도 있으니 참고해 보시길 바랍니다.
분명 책 속에 적힌 방법만이 정답인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부모님들이 아이들의 갈등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아이들이 더 안전하고, 부모님들이 덜 힘들기를 바라며 글을 썼습니다. 저의 바람대로 햇살이와 요술이의 이야기가 부모 역할을 함에 있어 안내자 정도의 역할을 할 수 있다면 너무나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