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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듀화 Dyuhwa Dec 04. 2023

몽환숲_우리의 이야기

요정들을 위한 몽환숲 카페(1)

저 멀리 뭔가가 보였다. 악마꽃요정들은 저곳이 몽환숲카페라고 했다. 외곽은 그냥 동화 속에 나오는 요정 통나무집 같았다. 숲 안의 카페니 깐 당연한 걸지도 모르는데 색다를 거라 생각한 게 실수였다.

단, 하나 생각지도 못하게 놀라운 것은 카페가 커다란 나무였고 문도 엄청나게 컸다는 점이다. 5미터는 족히 넘어 보였다. 요정이라고 작지만은 않은 게 분명했다. 안에 들어가서 만나게 될 요정들을 생각하니 들뜨는 우리였다. 우리가 저 커다란 문을 어떻게 여나 고민하는 동안 관리자가 문옆에 아주 작은 초인종을 눌렀다. 문은 어마어마하게 큰데 초인종은 얼마나 작던지 관리자가 누르지 않았다면 있는지도 몰랐을 정도였다. 너무나 비교되는 모습에 우리의 설렘은 더 커졌다. 통통통통. 귀여운 소리가 울리면서 문은 스르륵 열렸다. 그 안에는 시끌벅적했다. 날아다니는 요정들부터 커다란 동물들과 관리자와 닮은 것들이 있었다.


- “관리자는 너 혼자가 아니었어? 내가 사는 곳 소설에서는 이런 신비한 곳은 관리자가 대부분 한 명이던데?”


아직 현실임을 받아들이지 못한 듯한 우리는 자신을 소설 속 인물 마냥 타인으로 바라보며 관리자에게 물었다.


- “맞아. 혼자야. 우리는 우리거든. 와아! 네 이름이야. 하하하하하.”

- ”하나라는 거야? 저렇게 나눠져 있는데? 분신술 같은 거야? “

- “뭐, 비슷하다고 할 수 있지. 근데 우린 성격이 다 달라. 나지만 다른 나지.”


관리자의 알다가도 모르겠는 말에 우리는 다중인격 같은 건가라고 생각했다.


- “여기에 왔으니 몽환숲 최고의 바텐더 시그니쳐 칵테일은 마셔줘야 해!”


가시가 나있어 장미 같은 악마꽃요정이 메뉴판을 가리키며 말했다.


- ”걔는 밤에 오잖아. “

- “알아. 구경하면서 기다리면 되잖아.”

- ”우리야 상관없지만, 저 우리는 상관있을 수 있잖아. 반짝이는 무언가를 찾으러 왔다고 했잖아. “


또 정신없는 말들이 이리저리 날아다녔다. 다시 피곤해지는 우리였다. 지끈거리는 머리를 감싸 안으며 바 앞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천천히 둘러보는데 음료가 허공에서 만들어지는 게 아닌가! 호기심이 발동한 우리는 그 앞에 무언가가 있는지 만져보려고 애썼다. 말 그대로 애쓰기만 했다. 투명한 요정이 존재하나 했는데 그냥 아무것도 없었다. 마법인지 묻자 여기 바텐더들은 밤에 활동하는 것들이라 낮에는 이렇게 마법으로 음료와 디저트들이 만들어지는 거라며 또 다른 관리자인듯한 존재가 아메리카노와 흡사해 보이는 음료를 들고 와 우리에게 건넸다. 그는 우리랑 온 관리자와 다르게 몽글몽글 따사로운 느낌이 가득했다. 목소리도 마치 시를 읊는 예술가 같달까.


- “안녕 우리.”


관리자는 하나라더니 정말 하나이긴 한가보다. 처음 보는데 우리를 알고 있었다. 아님 이곳의 관리자라고 하니깐 당연히 아는 걸까. 우리는 의문이 가득했지만 또 다른 관리자의 말을 들어주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 “여기 밤 바텐더들은 정말 멋져. 피곤하더라도 이거 마시면서 기다려보지 않을래? 실망하지 않을 거란다.”


건네준 음료는 생김새와 달리 맛은 생소했다. 정신 차리게 해 주는 건 똑같은데 이 음료는 솔향이 나는 듯하면서 상큼한 레몬맛 같기도 아니 달콤한 복숭아 같기도 하였다.


- “이건 카페 자체인 나무 진액이란다.”


맛을 정확히 표현하고 싶어 입안의 혀를 열심히 굴리며 느껴지는 맛을 열심히 적던 우리는 카페라는 생명체 안에 들어와 그것의 피를 마신 게 아닌가 싶어 눈이 커지며 놀랐다. 그 모습이 꽤나 우스쾅스러운지 카페 안에 있던 악마꽃요정, 관리자들, 또 다른 이름 모를 요정과 동물들까지 웃으며 우리를 놀렸다. 놀림 당해 기분이 나빠야 하는데 음료가 너무 맛있었던 탓일까 아님 여기에도 마법이 들어가 있는 걸까 기분이 좋아진 우리도 같이 웃으며 대화를 이어나갔다. 그렇게 웃고 떠들고 나니 어느새 창 밖에 캄캄해지기 시작하였다. 이제 그들이 그렇게 말하던 바텐더들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문 앞에서 초인종소리가 났다. 통통통. 문이 열리고 문언가가 빠르게 슈우웅 날아와 우리 앞에 섰다. 아름다운 기이한 형태에 우리는 넋이 나갔다. 여성 형상의 요정은 목이 잘린 채였다. 얼굴은 몸과 분리돼 철장에 갇혀 목 위로 둥둥 떠다녔다. 그 철장 안에 얼굴은 가면에 가려졌지만 보지 않아도 느껴지는 아름다움과 앳된 얼굴이 있었다. 머리엔 작은 뿔이 있었고 이상하게도 눈을 뜨지 않았다. 머리 위엔 아주 단단해 보이는 자물쇠가 잠겨 있었다. 익살스럽게 웃고 있는 표정이 그려진 커다란 열쇠를 들고서 자신을 소개했다.

- “안녕, 이방인. 새로운 손님이네요. 저는 데빌럽루스라고 해요. 사람의 내면 속 잠겨 있는 욕망을 열어주는 요정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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