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인어
천사가 말한 그들은 이들인 것 같았다. 우리에게 천사는 이미 찾았다고 하였다. 그래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자신 앞에 온 것이라고. 답이 무엇일까. 답을 알기 위해 계속해 고민하고 고민했다. 머리를 아무리 굴려봐도 당장 머릿속에서 나오는 생각은 답과 거리가 멀어 보였다. 요정들 무리 중에 한 요정이 물밖에 안 담겨 있던 컵 속에서 갑자기 튀어나와 말을 걸었다.
- “너무 애쓰지 마. 천사가 답은 이미 찾았다고 했잖아. 분명히 기억해 낼 거야. 기억할 건데 뭘 그리 애써 생각해. 오히려 진지하게 생각하면 안 날 수 있어. 그러니깐 지금은 우리랑 대화하고 놀자. 이곳에 온 이방인은 흔하지 않고 너도 이곳이 신비롭고 재미있잖아.”
우리에게 너무 맞는 말이었다. 일단 요정들에게 집중하기로 했다.
물컵에서 튀어나온 요정은 나비인어라고 불리는 요정이었다. 카페 뒤편에 존재하는 작은 호수에 사는 인어인데 호숫물이 있으면 그 물로 어디든지 이동이 가능하다고 하였다. 여기서 마시는 물이 호숫물이기에 올 수 있다고 말하는 인어는 정말 우리가 사는 곳에서 알고 있는 요정의 외관처럼 작았다. 인어답게 평범한 인어처럼도 생겼는데 작아서 인어 미니어처 같은 느낌이었다. 인어모습이지만 다른 점이 또 요정이란 말과 어울리게 등에 나비날개가 달려있다는 점이었다. 우리는 몽환숲을 만든 신이 요정들을 만들 때 귀찮았던 건지 아니면 날개를 사랑하신 건지 날개를 가진 요정들이 많다고 생각했다. 새로 만날 요정들도 날개가 있을지 기대가 될 정도였다.
나비인어는 등에 곤충 날개가 달려있고 모양은 각기 다르며 그 모습에 따라 종이 또 다르게 나눠진다. 나비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고 한다. 그 종은 나비와 같이 수백 가지가 넘는다. 요정의 크기는 날개의 크기와 모양에 따라 달라지는데 최소 작게는 1cm이며 최대 30cm까지 있다고 한다. 몽환숲의 호수나 바다 물속 환경은 물안에 있다는 점을 빼면 숲과 다를 게 없는 공간이라고 하였다. 그래서 호수 안에도 다양한 식물들과 요정들이 존재하는데, 나비인어들은 그 식물들을 수호하는 역할이라고 한다. 종마다 각자 보호하는 꽃들도 달랐다. 동화 속에 등장하는 요정이 연상되는 마술봉도 가지고 있었는데 이것은 먼 옛날 우리가 살던 곳에서 온 마법사가 자신의 반짝임들 중 하나로 만들어 주었다고 한다. 그래서 나비인어가 태어날 때마다 마법사의 반짝임이 이어져 마술봉을 가진채 태어난다고 했다. 반짝임으로 만들어진 마술봉이라니. 마술봉과 하나인 나비인어가 자신이 왜 태어났는지에 대하여 본능적으로 알고 꽃들을 지켜낸다는 이야기는 마친 타고난 재능을 꽃피우는 것 같았다. 그래서 우리에겐 더 아름다워 보였다. 나비인어들을 빛나게 해주는 마술봉을 만든 마법사가 긍금했다. 반짝임을 받은 나비인어들이 부럽기도 했다. 우리는 그 이야기가 듣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