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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3일의 편지

힘이 빠진 너에게

by 아르노 Feb 03. 2024

혹시 라식 같은 시력교정술 받았어?

눈이 원래 좋으려나.


나는 군대 가기 전에 라식을 받았거든.

특수부대에서 안경은 불편할까봐 미리 받고 들어간 건데, 공병으로 빠지게 되었어 ㅋㅋ


그래서 엄청난 먼지와 함께 군생활을 했지.

이때 버릇이 하나 생겼는데, 잘 때 눈을 마구 비비는 거야.


가려운 건 이물감을 없애고 싶은 건지 모르겠는데 잠결에 막 비벼서, 매일 아침에 눈이 빨갰어.

정말 고민이 많았지.

군생활 2년의 대부분이 눈이 빨개있었던 것 같아.


병장으로 만기 전역하고, 안과에 가보니 알레르기가 심해서 그렇대. 먹는 약이랑 안약을 줬는데 효과가 아주 잠시 있었어.


눈을 비비는 습관은 그대로라서 이런저런 안대를 찾아서 끼고 잤는데, 잠결에 다 벗어버리는 거야.


손을 끈으로 묶어보기도 하고, 별의별 짓을 다해봤지만 잠결에 어떻게든 다 풀어버리고 비비더라고 후.


한의원에 가보니 눈에 열이 많아서 그렇다고 눈을 뒤집어서 침을 놨어. 정말 아팠지.

그렇게 피를 빼기도 하고 다양한 치료를 받았어.


안과 이곳저곳 다 가보고 심지어는 스테로이드 안약을 받아 충혈기를 강제로 없애기도 했지.

미관상 안 좋잖아 빨간 눈은.


그러다가 3M 테가덤 아이패치라고, 아이들이 사시교정할 때 붙이는 안대를 우연히 알게 되었어.


엄청 튼튼해보이는 안대를 붙인 꼬마를 우연히 보고 바로 달려갔지.

"혹시 이게 무슨 안대인가요?"

꼬마의 어머니께 여쭈어보니,

"3M 테가덤이에요." 하시더라고.

(아, 광고 아냐)


그날로 당장 사서 밤에 붙이고 자니깐 접착력 때문에 잘 떨어지지 않아서 눈도 비비지 않고 좋더라고.


그리고 동네의 안과에서 마침내 적절한 안약을 받았지. "욜로파뇰" 스테로이드 없는 알레르기 안약.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그러니깐...

문제 해결을 멈추지 말라는 거야. 문제는 분명히 해결될 수 있거든.


(요즘 했던 생각인데)


독서를 하며 크게 달라진 태 이 태도야.
"나는 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


문제가 무엇인지만 안다면, 관련된 책을 읽으며 그간 쌓은 지식과 결합하여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거지.


나름 열심히 하고 있는데, 실력이 눈에 띄게 향상되지 않거나 반응이 시원치 않거나 하면 힘이 좀 빠지잖아?


이렇게 한번 생각해봐.


로켓은 처음에 3단 점화까지 있대.

중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엄청난 에너지를 쏟아붓는 거지. 거의 모든 연료를 소진해.

그러다 중력에서 벗어나면 최소의 에너지로도 움직일 수 있게 돼.


지금 포기하면 우린 중력도 벗어나지 못하고 포기하는 거야.

이것만 넘기면 작은 에너지로 똑같은 거리를 갈 수 있어.

조금만 힘을 줘도 먼 거리를 갈 수 있고.


대학교 때 굉장히 인상 깊게 들었던 이야기인데, 안대 이야기하다가 문득 생각나더라고.


열심히 하는데 성과가 나지 않는다면 지금 중력을 벗어나고 있다고 생각해.

조금만 더 하면 중력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을 거야.


나도 지금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 ㅎ


책 <퓨처 셀프>라는 책에 나오는 내용인데,

우리가 매일 하는 행동들은 미래의 나 자신한테 빚이 될 수 있고, 투자가 될 수도 있다고 해.

내가 오늘 운동을 열심히 했으면 그것은 미래의 나에게 건강에 대한 투자를 하는 것이고, 내가 오늘 아무 의미 없이 유튜브만 보고 하루를 보냈다면 그것은 미래의 나에게 빚을 만드는 거지.


아 유튜브만 보는 게 나쁜 건 아냐.

"아무 의미"없이 보면 나쁘긴 해.

 <인스타 브레인>에서 나오는 개념인데, 예전 원시인때 인간은 이 도파민을 얻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대. 사랑을 고백하기 위해 머리를 싸맸고, 저 높이 달려있는 사과를 따기 위해 여러 방법을 각하고 활용했지. 사냥을 할 때는 어땠겠어.


근데 요즘은 쇼츠나 릴스에서 나오는 재미나고 자극적인 영상들로 인해 쉽게 도파민을 얻을 수 있는 거야.

그에 따라 굳이 머리를 쓰고 노력하지 않아도 도파민이라는 물질을 뇌에 뿌릴 수 있는 거지.


여기에 적응하게 돼버리면 뇌는 점점 "쉽게" 도파민을 얻으려고만 하고, 머리를 "쓰는" 행위를 꺼려하게 된대.


책 보고 나 핸드폰 멀리 두었잖아.

(쇼츠 엄청 좋아했거든)


아무튼 좀 생각해 볼 문제야.

책 <퓨처 셀프>에서 나오는 투자, 빚 개념 그리고 책 <인스타 브레인>에서 나오는 도파민 개념.


오늘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좀 했는데 힘내!

우리는 곧 중력 구간을 벗어날 테니깐.


좋은 기분으로 하루 마무리했으면 좋겠다.

내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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