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카페에 가는 시간대는 오후 2시 정도.
점심시간은 직장인들이 식후 커피를 많이 찾기 때문에 피해 주는 게 좋다. 샐러드(혹은 샌드위치)와 커피로 늦은 점심을 때우고, 저녁시간에 맞춰 집으로 돌아간다.
한 번은 할머니 세 분이 들어오셔서 내 옆자리에서 이야기를 나누셨고, 한두 시간 있다가 돌아가셨다. 그런데 나가시기 전에 “공부하는 거 같던데 우리 때문에 시끄럽지 않았냐?”며 말을 거시는 게 아닌가.
깜짝 놀라, 전혀 그렇지 않았다고, 카페는 원래 여럿이 들어와서 차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는 곳이라며 두 손을 저으며 버벅거렸다.
내 말에 할머니들은 빙그레 미소를 지으면 우아하게 카페를 떠나셨다.
사실 내가 도서관이나 내 방이 아닌 카페를 작업실로 선택하는 이유는
지나친 정적보다 적당한 소음이 편해서다. (가끔 지나치게 목청이 크신 분들이 카페가 자신의 안방이라도 되는 듯이 쩌렁쩌렁 말씀하시는 경우는 예외지만.)
사람들이 노트북을 들고 카페를 이용하는 문화는 이제는 어쩔 수 없다고 본다. 몇 년 전에는 이렇게 카페에 오래 머무는 손님들 때문에 주인들이 힘들어한다는 뉴스 보도도 있었다.
이제 카페라는 공간은 지인과 담소를 나눌 수도 있고, 혼자 와서 자기 일을 할 수도 있는 곳이라고 여기면 될 거 같다. 두 가지가 다 공존하는.
고백하는 데 가끔 옆자리 이야기로 나도 모르게 귀가 갈 때도 있다. 남들 사는 사연이 은근히 재미있어서다. ㅋㅋ 못된 사람 얘기가 들리면 나도 한 마디 해주고 싶고, 훈훈한 친구 얘기에는 저절로 입꼬리가 올라간다.
그나저나 나도 저렇게 멋진 할머니가 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