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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럼프에 빠져 있던 랩퍼가 재기해서 돌아와 인터뷰했을 때, 이렇게 말했다. **의 새 앨범이 쉬는 동안 큰 힘이 되어주었다. ‘와 닿는 바가 있으셨나 봐요?’라고 묻자 랩퍼가 환히 웃으며 대답했다.
‘뭐야, 이 정도는 나도 하잖아?’라는 용기를 얻었죠.
그 앨범이 아니었으면, 지금 이 자리에 다시 올 수 없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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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두 랩퍼에게 리스펙을 보내고. 짝짝짝.
‘뭐야 이 정돈 나도 하잖아?’라는 마음가짐은 거의, 언제나, 모든 순간에서 유용하다. 우선 그런 마음이 들었다면, 그 영역은 적어도 내가 무언가 할 수 있는 영역이고, 나름의 기준으로 수준을 수치화할 수 있는 영역이라는 뜻이다. 특히 전방위에서 존재증명을 위협받고 있고, 어디에서도 인정받기는 글러 먹었다는 패배감으로 스스로를 구겨 넣고 있는 순간에도, ‘뭐야 이 정도는 나도 하잖아?’라는 생각이 든다면, 그곳이 어쩌면 유일한 탈출구일 수도 있다. 아닐 수도 있겠지만, 그 경우엔 유일한 탈출구이길 간절히 바라야 한다. 몹시 간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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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마음가짐은 일종의 지렛대와 같다. 생각해보자, ‘이 정도는 나도 하잖아’라는 들게 만든 사람은 이미 네임드일 것이고, 별 것도 아닌 것 같은데 잘도 해내고 있을 것이다.
평범함에도 못 미칠 정도로 왜소한 존재감과 별것도 아닌 것조차 해낼 수 없는 사람은 이 사실에 소시민적인 분노를 느끼게 된다. 그 분노는 패배감과 안정감 사이에 작은 턱이 되고, 의지가 있는 사람이라면 막대기를 집어넣어 눌러보게 된다.
아마 쉽게 움직이진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