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언제나 사랑하는 나의 아들이란다.
우리 아들.
그날 밤 기억나니.
안방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와
내게 소리를 질렀지.
“엄마는 나한테 해준 게 뭐야?
돈이라도 내놔. 내가 말하는 거 전부 다 구해와. 지금 당장.
보상이라도 해보라고!”
그 말이 내 가슴을 툭— 하고 쳤단다.
무너지는 소리도 못 내고
나는 그대로 너를 바라만 봤어.
너는 울고 있었지.
소리를 지르면서도,
어쩌면 그 누구보다 울고 있었던 건 너였을 거야.
나는 미처 너의 허기를 몰랐어.
너의 마음이 그렇게까지 고팠다는 걸.
엄마는 밥을 차리고 약을 챙기고
밤이면 너 몰래 문 앞에 귀 기울이며 서 있었는데,
그건 다 내 방식이었지.
네가 원하는 방식은 아니었나 봐.
우리는 서로를 잡아당기고 밀쳤지.
아무 말도 안 하고 몸으로 싸웠어.
서로를 껴안는 법을 몰라서
서로를 다치게 했어.
그날 밤, 나는 참 많이 무너졌어.
주저앉은 자리에서 생각했지.
‘이렇게까지 살아야 하나.
이 아이가 이렇게까지 아프다면
차라리 이 고통을 멈춰줘야 하는 거 아닐까.’
너와 나, 다 죽어도 괜찮을 거 같았어.
너를 향한 원망이 아니라
너의 아픔이 너무 커서,
그게 엄마의 마음을 찢어놨던 거야.
그리고 너무 미안했어.
엄마가 그렇게까지 무너질 때까지
너는 혼자 얼마나 오래 무너져 있었을까.
아들아.
엄마는 매일 조금씩 배우고 있어.
사랑이란 건,
한 사람의 방식으로만 주면 닿지 않는다는 걸.
네가 원하는 사랑은
엄마가 익숙한 방식과는 달랐다는 걸.
‘보상’이라는 말속에
사랑받고 싶다는 외침이 숨어 있다는 걸
그제야 알았어.
이제는 너에게 뭔가를 주기보다
그저 곁에 있고 싶어.
네가 말할 수 있을 때 들을 수 있는 사람으로.
네가 울 수 있을 때 안아줄 수 있는 사람으로.
비싼 것보다 더 소중한 마음으로,
내가 줄 수 있는 사랑으로 너를 안고 싶어.
우리, 참 많이 울었지.
참 많이 다퉜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는 내 아들이고,
나는 너의 엄마야.
이것만은 흔들리지 않기를,
우리 둘 다 기억할 수 있기를.
사랑한다.
그 밤을 견뎌낸 너를.
그 밤을 후회한 나를.
그리고 오늘 이렇게 무사히 살아가는
지금 이 순간의 우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