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허리춤에 양손을 얹고 말했다. 이느무시끼들!
한쪽 입꼬리 올라간 미소.낮은 목소리.그리고 카리스마!
그 분이 애들학교에 처음 부임하셨을 때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그가 가진 포스와 카리스마를 알아봤다.
그리고는
그의 눈에 띄지 않기위해
천적 피하는 다람쥐마냥
딱 몸은 웅크리고 슬슬슬슬 피해 다녔다.
복도에서 뛰거나
위험한 장난을 하거나
여튼
문제가 될 만한 행동을 하는
녀석들 앞에는 꼭 그가 서 있었다.
그러한 녀석들을 만나는 순간,
그는 양손 엄지와 검지를 28도 각도로 벌려서
허리에 척 얹고
중저음으로 목소리를 쫙 깔고는
근엄하게 외쳤다.
이느무씨끼들!!!!!
그 앞에 선 불행한 녀석들은
그가
이누무씨끼들!!!!! 할때에
정신이 아득해지고
신은 나에게 아침부터 왜 이런 시련을 주시나이까!
하는 표정으로
어서 빨리 그 앞을 벗어날 순간을
찾기위해 변명을 위한 머리를 굴렸다.
저학년 아이들에게
고학년들이 들려주는
그 양반의 에피소드는
아이들 사지를 벌벌 떨리게 할 만큼
공포스럽고 두려움의 극치였다.
아이들이 그를 칭하는 명칭은
과학 전담이셨기에 과학샘이었으나
흔히.늘상.
아이들이 천번 만번 샘을 부르는 명칭은
카리스마 최.쌤이었다.
때론
카리스마.라고 불리거나
카리스마 최.라 불리거나 했다.
5.6학년 형아들이
그 양반 수업중 딴짓하다 걸려서이랬다더라.
하는 소문은
전교생 몇 안되는 시골 학교에게
쫘악 소문이 퍼져 나갔고
아이들은 복도에서 혹여나
그 양반이 이야!!! 하면서 누군가를 불러 세우면
드디어 나에게도 이 운명이 다가왔구나.
하고는 잔뜩 쫄아서 뒤를 돌아봤다.
(후덜덜덜)
네앵? 저. 저. 저요? 이렇게 말이다.
그러나
고학년 언니 오빠들의 두려움의 실체,
이 양반의 카리스마를
잘 모르던 3학년 ㅇㅇ이는 달랐다.
어느날
복도를 지나가다가
그 양반이 물 묻은 손으로
ㅇㅇ이 얼굴에 바싹대고
촥!하고 손벽을 쳐서 물을 뿌리며
카리스마 최.답지 않은 장난을 걸었다.
ㅇㅇ은
아아! 샘이 장난을 하시는구나! 그렇다면!
( ㅡ. .ㅡ)^++++하면서
수도에서 물을 철철 묻혀
그 양반을 쫒아간 후에
쌔앰!!! 하면서 쫙하고 손뼉을 쳐서
위엄 가득한 그의 카리스마 얼굴에
물을 뿌려댔다.
ㅡ뉘집 딸이냐. 간이 배 바깥으로 나왔구나!! ㅡ
잠시.
찰라의 정적속에
예상치 못한,
아니 상상도 못했던
반격을 받은 카리스마 최.쌤은
1/1000초 가량 패닉상태로
멍하셨을지도 모른다.
ㅡ방금 나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건가
나는 카리스마 최!!인데 말이지.
저놈이 지금 내 얼굴에 물을 뿌리고 간건가!ㅡ
전교생들 하루일과속에
오늘은 몇학년 누구가 최샘한테
혼났다더라. 하는 소문이 녀석들의 일상일적에
멋모르고 한 ㅇㅇ의 행동은 한마디로
시골 학교 아이들의 신화가 되었다.
몇년이 지나
그가 그해 6학년 담임이 되었을때,
ㅡ나에게 이런 과감한 행동을 한
간 큰 놈이 우리학교에 있다!! ㅡ 라고
6학년 아이들앞에서 회상을 하신모양이었다.
그 반아이들은
벌집을 쑤셔논것처럼 와글거렸다.
ㅡ우와. 카리스마 최.에게 그런 행동을 한 애가 있다고?ㅡ
하긴,
그 녀석들은 연초에
카리스마 최샘이 담임이 될꺼라는 소문에
이미 우리 초딩 마지막일년은 망했구나!! 절망했고 하루하루가 심장벌렁거리는
긴장된 삶이 연속이었으니 말이다.
아이들은 그 간 큰 후배가 누군지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카리스마 샘한테 백번을 물어도
그 양반은 백번 대답하셨다.
ㅡ있다!!! 그런놈이!! ㅡ
우연하게
그 ㅇㅇ이 언니오빠들하고 놀다가
아무생각없이
내가 몇년 전에 카리스마 샘한테 그랬다!하니
난리가 났다.
ㅡ허어어얼. . 그. . 그게 너란말이야??ㅡ
아이들은 드디어 간 큰 후배를 찾은것이다.
시간은 흘렀고
그 양반이 ㅇㅇ 담임샘이 되었는데
희한한것이,
얘네는
전교생을 벌벌 떨게 만든
공포의 카리스마 최.를
무척 좋아하고 따른다는 거였다.
뒤늦게 안 사실이지만
그는 태생이 무섭고 카리스마 작렬하신
양반이 아니라
그가 우리학교에 부임하실적에
교장샘의 특별한 부탁때문이었다했다.
학교에는 적어도
무서운 남자샘이 한분 계셔야
아이들 지도에 좋다고.
ㅇㅇ이 담임샘은 무슨 죄란 말인가.
그 양반은 교장샘부탁으로
무섭고 카리스마 작렬하는
샘이 된 것이고
그걸 알리없는 전교생들은
그런 샘 앞에서 겁먹어 꼬리내린 강아지들마냥
바싹 몸을 사렸으니 말이다.
ㅇㅇ이 반 아이들은 알고 있었다.
그 샘이 얼마나 좋은 분이신지
얼마나 자상하신 분인지
얼마나 따뜻하신 분인지.
샘과 아이들은
그냥 보기에도 정말 서로가 행복한것 같았다.
학기중 언젠가
나는 너네한테 좋은것 다 해주고 싶다고
고백하실 정도였으니 아이들도 감동하면서
열심히 그 양반을 따랐다.
호랑이 샘이지만
호랑이가 아닌 샘.
어쨌든
그는 공포의 카리스마 최.로
아이들 학교 전설로 남았고
내 기억에도 여전히 아주 강력한 포스로 남아있다.
긴 복도에서
엄지 검지 벌리고
허리춤에 올리고서
입술 한쪽을 살짝 끌어올린 미소를 지으며
입술은 꽉 붙이고
아주 작게 열린 입 틈새로 외친다.
이느무시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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