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게 하는 것들
1. MBTI ‘P’도 선택적 계획형이 된다. 1달 스케줄을 미리미리 체크하고, 1순위로 운동 일정부터 짠다. 덕분에 소속팀에서 나름 프로 참석러! 일정을 짜다 보니 J들의 마음을 조금 알 게 됐다. 비가 와서 취소되거나 기타 등등 갑작스럽게 운동 계획이 틀어지면 개빡친다! (+P라 계획 없던 소셜매치도 당일에 급 나간다. 축친 L도 스트레스받으면 밤에 혼자 플랩 가서 겁나 뛴다고 했다ㅎㅎㅎ)
2. ‘오늘 날씨 어때?’ 입에 달고 살기. 날씨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원래 ’계절 모르는 사람‘처럼 입고 다니고 비 오는 거 딱히 체크 안 해서 편의점 우산 100개 사는 사람인데 ’오늘날씨‘, ’내일날씨‘, ’주간날씨‘를 엄청 검색하게 됐다. (비 오지 말라고요!!! 여름 장마 꺼져!!!!!! 라고 부르짖으면서도 ’수중전‘을 살짝 기대하는 이상한 사람이 됐다. 초등학생 이후 이렇게 비 맞고 뛰어다닌 적이 있던가.)
3. ’사계절‘이 기다려진다. 봄 오면 벚꽃 휘날리는 거 보면서 낭만 축구. 여름은 진짜 진짜 덥지만 축구/풋살의 계절이다. 사계절 중에 은근히 제일 많이 한다. 아침에도 하고 밤에도 하고. 땡볕에서도 녹아내리면서 공을 찬다. 장마철에는 비 맞고도 야외 구장에서 공을 찬다. 가을에는 진짜 그냥 미쳐버린다. 옷도 딱 좋다. 긴팔에 반바지! 특히 하늘이 진짜 예쁘다. INFP라면 못 참는 계절이다. 노을질 때쯤 에는 사진도 잘 나온다. 겨울에는 또 다른 낭만이 있다. 눈 맞으면서 축구하는 거 꼭 한 번쯤은 해봐야 한다. 겨울의 또 다른 묘미는 무거운 외투를 벗어던져버리고 막 뛰는 거다. 한 겨울에 패딩 벗고 밖에서 뛰어다닐 생각을 하다니....ㅎㅎㅎ 윽쑤로 추운데 또 땀은 무지하게 난다. 축구 시작 안 했으면 상상도 못 했을 일들이 사계절 내내 펼쳐진다.
4. 스몰토크를 극혐 하는 ’극I‘ 파워 낯가림의 대명사인데, 누가 축구나 풋살 한다고 하면 입이 너무 근질근질하다. 초면인 사람에게도 불쑥 말을 건다. 나도 모르게 “주로 어디서 공 차세요?” “팀 있으세요?” “나중에 한번 친선매치해요!” “게스트로 놀러오세요!“ 너스레를 떤다.
5. 옷장이 달라진다. 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후 옷을 다른 시각으로 보게 됐다. 디자인보다는 소재를 더 따지게 됐고, 핏보다는 착용했을 때 편한지가 더 최우선이 됐다. 몸에 달라붙지 않고 땀을 잘 흡수하는 옷이 최고다. 축구를 시작하기 전, 김혼비 작가의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에서 그렇게 된다는 내용을 읽은 적이 있는데 왜 그렇게 됐는 지 알게 됐다. 특히 축구 유니폼 바지는 하.. 왜 이제야 입게 된 거지…? 왜 이렇게 편할까. 여행 갈 때 무조건 가져간다. 최애옷이다..ㅎㅎ 마음 같아선 출근할 때도 입고 싶다.
6. 아는 만큼 보이는 걸까? 진짜 그냥 축구 쪽으로는 문외한이라 2002년 월드컵 주역들만 좀 알던 그런 사람이었는데 축구를 시작하고 난 후 선수들도 눈여겨보게 되고 경기도 나름 챙겨보게 됐다. 축구/풋살 경기는 다 재밌다. 아직 K-리그나 해외 축구를 잘 챙겨보는 편은 아니지만 대표팀 나오는 건 챙겨보려고 한다. 직관이 아니더라도 축구 친구들과 함께 모여서 보면 지든 이기든 어찌나 재밌던지. 최근에는 축구보기 위한 장소까지 빌려서 봤더랬다. 프로 경기도 재밌지만 아마추어 경기도 진짜 재밌다. 직관은 더더 재밌고. 물론 그래도 내가 직접 하는 게 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 재밌다.
7. 처음으로 공개 SNS 계정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운동 기록용이었는데, 하면 할수록 이런 경험들을 같이 공유하고 싶어졌다. 근데 오히려 여성 축구인들을 보면서 내가 더 동기부여가 되고 자극을 많이 받는다. 그래서 NEW 여성 축구팀, 풋살팀과 여성 축구인들을 보면 반가운 마음에 마구마구 팔로우를 누른다. 세상엔 너무 멋있는 여자 축구인들이 많다. #오운완 #오축완 #오풋완 인증샷을 보면 나도 운동 욕망이 폭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