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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키 IKE Mar 03. 2022

영어 울렁증이 있던 나는 어떻게 외국계에 근무하고 있나

자신감 하나로 먹고살고 있습니다.

"Hello? I'm looking for processor, XXX. Is she in the office?"


 외국계 회사에 취업한 지 몇 주 지나지 않고 내선전화로 받았던 질문이었다. 난 그 자리에서 얼어버렸다.

분명 영어로 말하기가 가능했기에 이 취업문을 뚫고 들어온 것이 분명할 텐데 뭐라고 답해야 할지 아니 이 상황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매뉴얼이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았다.


 그 이후로 내가 영어 회화에 자신감이 너무 없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다면 선택은 둘 중 하나다. 그만두거나 계속 다니기 위해 노력하거나. 다행인지 불행인지 난 후자를 택했다. 그날이 내가 처음 전화영어를 시작했던 날이다. 그로부터 정확히 2년이 흘렀다. 내가 투자한 돈은 얼마였을까? 2,655,370원 이백만 원을 넘었다.


 현실적으로 인풋이 있으면 아웃풋이 있어야 한다. 그럼 내 실력은 그만큼 투자한 값이 아깝지 않을 만큼 늘었을까? 나의 주관적인 답변은 '그렇다'이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말하자면 난 1%라도 내가 전화 영어를 시작하고 투자한 것에 아깝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내돈내산으로 이백만 원 넘게 영어 수업에 투자한 나, 조금이라도 후회하나요? NO!

 처음 전화 영어 수업을 시작했을 때 얻고자 했던 점은 하나였다. 영어 말하기에 부담이 없도록 자신감 생기기. 물론 개인 스스로의 비교이기 때문에 과거에 비해 늘었다는 것이지 원어민 수준이거나 완벽하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혼자서는 부담되어 참석하지 못했던 외국인 동료와의 미팅도 혼자 참석하고, 즉각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졌으며 수많은 노력으로 얻어낸 자신감은 덤이 되었다. 내가 바라던 모습이었다.


 외국계 기업에 다니면 영어 회화를 할 일이 많은데 내가 만나본 한국인 동료의 특징이 있다. 분명 영어를 아주 잘하고 실력이 있는데도 많은 한국인 동료들 앞에서 말을 아끼거나 영어로 대화하지 않으려 한다는 점이다. 물론 모두가 그렇다는 것이 아니니 오해의 여지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 눈치를 보는 조직사회의 특성상 주목받기를 꺼리거나 타인의 시선을 의식했기에 그런 행동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반대의 경우로 외국인 동료를 미팅에서 만나면 그분들도 제 2 외국어이기 때문에 완벽하지 않은 구사를 갖춘 경우도 꽤 많았다. 그런데 특징은 당당하게 대화를 하고 영어로 말을 한다는 것이다. 수많은 미팅의 경험으로 내가 내린 결론은 결국 제2 외국어에 대해서는 못해도 당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생김새가 다른 외국인이 한국말을 서툴게 해도 흔히들 말을 참 잘한다는 칭찬을 건넨다. 그들의 모국어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외국어를 한다는 것은 그만큼 스스로 노력을 기울였다는 의미다. 존중받아 마땅하다.



 외국어도 결국 자신감이다.

 나는 스스로의 경험을 배경 삼아 당당히 외칠 수 있다. 외국어를 잘하고 싶다면 자신감을 가지고 당당한 태도로 말하라. 일단 부딪히는 것이다. 너무 당연한 얘기로 운동도 꾸준히 해야 근육이 붙어서 잘 해내고, 수월해진다. 영어도 마찬가지다. '글로벌 근육'이 붙어야 한다. 그리고 이 근육은 자신감을 먹고 자란다. 어떠한 방법이든 상관없다. 대면 수업을 하는 외국어 학습 학원에 다니든, 뛰어난 사교성으로 외국인 친구를 만나든, 혹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전화 영어를 택하든 우리에게 선택의 폭은 넓다.


 개인적으로 영어 회화에 도움이 되었던 부분들

- 취향에 맞는 미드(미국 드라마) 시리즈 꾸준히 보기

- 영어 회화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에 나가보기 : 어학연수, 해외여행 등

- 자신감을 키울 수 있도록 '글로벌 근육' 키우기 : 외국어 학원, 외국인 친구, 전화 영어 등

- 나의 생각을 영어로 번역해서 기록해 보기


결국 이 또한 자신감으로 먹고사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렴 제2 외국어인데 원어민만큼 못하면 뭐 어때.

남들이 나를 비웃는 동안 최소한 어제의 나보다는 발전한 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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