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 위기여도 괜찮다.
3년간 한 회사 부서에 있으면서 3번의 업무 변경이 있었고, 그에 따라 매니저가 3번 바뀌는 경험을 했다. 스스로 적응력이 나쁘지 않다고는 생각했는데 막상 이런 상황을 겪으니 적응하는 게 말처럼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나에게는 특별할 게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버텼다. 그냥 버텨냈다.
그렇게 버텨낸 후 돌이켜보니 왜 나에게 그런 상황이 주어졌을까 생각했다. 나에게는 왜 변화가 많았을까? 우선 내가 나의 의견을 강하게 주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 한국에서 교육을 받고 평범하게 자란 나는 나의 의견을 내세운다는 일이 낯설게 느껴졌다. 시험을 볼 때도 개인의 의견이 반영되는 주관식 문제보다 객관식 문제에서 답을 찾기에 급급한 게 현실이었다. 그렇게 난 나의 의견보다 주어진 환경에서 적응하며 살아오는 데 익숙해져 있던 사람이었다.
이론적인 공부와 현실에는 많은 괴리감이 있다. 특히나 나에게는 이런 현실적인 문제들이 큰 자극제가 되어 마치 하나의 용수철과 같은 역할을 했다. 나는 용수철이 있어야 발전하는 사람이다. 하나의 자극은 내가 처한 현실을 벗어나고 싶게끔 만든다. 그럼 그 이후로 난 생각을 하고, 어떤 액션을 취해야 다음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한다. 그리고 고민은 결코 생각에서만 그치지 않고 행동하게 만든다.
그러니 지나온 어려웠던 상황들이 나에게 어려움만 주었던 건 결코 아니다. 위기가 없었다면 기회도 없었을 것이고, 그럼 발전도 없다. 난 계속 머물러 있는 사람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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