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담쌓고 살기
활자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성인이 되고 나서다. 청개구리 심보인지 되려 학생 때는 '책 읽기'에 관심이 없었는데 어른이 되고 보니 글쓰기와 문장에 대한 이해력의 중요성을 자발적으로 깨닫게 되었다. 어렸을 때부터 귀에 딱지가 붙게 들었던 말이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였다. 그에 대한 이유는 수많은 장점 때문이었다. 흔히 찾을 수 있는 장점으로는 자기발견, 공부의 즐거움, 전문지식 함양, 간접경험, 집중력 향상, 인간관계, 휴식, 자아성찰, 노하우 등이 있다. 과연 과거의 나는 책 읽기의 장점을 몰라서 안 읽었을까? 아니다. 피부로 와닿지 않았기에 그랬다. 그럼 이제부터 어떻게 피부로 와닿아서 변화했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뭐든 초보자에게는 흥미 유발이 먼저다
왜 책 읽기가 재미없었을까에 대해 생각해 보려 한다. 어릴 적 부모님께서는 강압적으로 '책 읽기'에 흥미를 느끼도록 유발했던 거 같다. 그래서 기억을 되짚어 어릴 적 책에 대한 생각을 표현하자면 재미없고 지루한 네모난 물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왜냐하면 책장에는 늘 고전 명작으로 꼽히는 책들만 가득했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책에 대한 흥미가 없는데 그런 책을 펼치면 10페이지도 읽지 않아서 잠이 쏟아졌다. 그런 일들이 반복되면 고정관념처럼 '책=지루한 행동'으로 생각된다. 그 이후 점점 거리는 멀어질 뿐 결정적인 계기가 없다면 그 간극을 좁히기는 어려워진다.
눈높이 교육이 중요한 이유
쉬운 예시로 책 읽기가 처음인 4살짜리 아이에게 고전 명작을 읽게 하도록 하면 어떨까? 책을 펼쳤는데 양쪽 페이지 가득 활자만 가득한 데다 읽고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라면 쉽게 흥미를 잃게 될 것이다. 반면 알록달록한 그림도 있고 적당한 활자에 중간중간 팝업처럼 툭툭 튀어나오는 요소가 있다면? 그것에 재미를 들여 우선 '책'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될 수 있다. 그러니 책을 처음 접할 때는 최대한 쉽고 재미있는 요소가 먼저라고 생각한다. 우선 그 물체에 대해 거부감이 없고 재미있는 것으로 인식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건 반려견에게 교육하는 상황에서도 마찬가지다. 만약 처음 반려견에게 '손'을 내밀도록 훈련을 한다면 중요한 건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짧은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때로는 달콤한 당근인 '까까'도 필요하고 원하는 행동을 취했을 때 적절하게 '칭찬'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반려견도 반복 학습에 익숙해지기 때문에 특정 소리를 듣고 반응했을 때 적절한 보상과 칭찬이 이뤄지면 그 행동을 자연스럽게 습득하게 된다. 이처럼 처음 하는 것에는 누구든지 눈높이를 적절히 맞추는 단계가 매우 중요하다.
'아직 책 읽기가 어려워요. 어떤 책을 처음 접하면 좋을까요?'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블로그에 서평을 올리면 많이 달리는 댓글 중 하나였다. 책 읽기가 어려운데, 쉽게 접할 수 있는 책이 어떤 게 있을지 추천해달라는 내용이었다. 그럴 때 내가 추천하는 방법은 우선 근처 서점이나 도서관에 가는 것이다. 그리고 천천히 베스트셀러부터 각 코너에 머물며 그저 내 시선이 닿는 곳으로 이동한다. 책을 위한 장소인 만큼 시중에 쏟아져 있는 책 중 최소 한 권은 나의 발길을 잡게 된다. 그럼 그 책을 펼쳐서 대략적인 두께와 내용을 살펴본다. 만약 너무 활자가 많아서 부담스럽다면 내려놔도 괜찮다. 그러다 적당히 읽을 수 있을만한 책을 발견한다면 그 공간 안에서 읽어도 괜찮고, 구매를 해서 천천히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한 권을 끝까지 읽는 습관이 없는 사람은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스스로에게 충분한 여유를 주면 좋다. 그게 한 달이 되든 몇 달이 걸리든 상관없다. 어차피 나의 시간일 뿐이다. 다만 중간중간 다른 책을 접하더라도 우선 한 권을 목표로 잡아서 마지막 페이지까지 다 읽어보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다 읽었으면 우선 스스로에게 아낌없는 칭찬을 건네주자. 오랜 시간이 걸렸기에 내용이 기억에 안 남으면 어떻고 내용이 별로여서 실망스러우면 어떤가, 내가 책 한 권을 다 읽어낸 것이다.
그 이후부터는 점점 책에 대한 자신감이 생겨난다. '한 권 읽었는데 또 한 권도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읽어낼 수 있겠구나' 그렇게 또 흥미가 생기는 책을 읽는다. 그리고 추천하는 방법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서평을 남기는 것이다. 필자는 네이버 블로그를 이용하는데 중간중간 좋았던 내용을 사진 찍거나 기록하는 방식이다. 처음엔 귀찮을지 몰라도 어느 순간 장점이 많이 보이게 된다. 그 챕터에 멈춘 이유는 스스로에게 중요해서이기 때문이며, 겹치는 내용이 많다는 건 그만큼 더 생각한다는 것이고, 훗날에는 그런 부분에 대해 생각 정리가 잘 된다. 또한 몇 권을 읽었는지 기록하기 위해 앱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개인적으로는 '북적북적'이라는 앱을 이용해서 평점도 매기고 올해 읽은 책을 기록하고 있다. (홍보는 아닙니다 :) ) 기록을 남기면 조금 더 수월하게 기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 출처 :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