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하려면 책 읽기를 해야한다
외국계 기업에서 근무하며(밥벌이를 하며) 문장 이해의 중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관련 예시를 들어보겠다.
"With the Extraction Rules we make sure, that only relevant data will be transferred to ERP. some Rules also referring to Service business and Product, so that we don’t loose data. In the Customer Master Data area we define."
"추출 규칙을 통해 관련 데이터만 ERP로 전송되도록 합니다. 일부 규칙은 데이터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서비스 비즈니스 및 제품을 언급하기도 합니다. 고객 마스터 데이터 영역에서 정의"
왜 갑자기 영어 문장인가 싶지만 업무를 하면서 영어로 전달받는 문장을 쉽고 빠르게 이해하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특히 국내파인 나에게는. 그러니까 정확히는 '밥벌이'를 하면서 문장에 대한 이해가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업무 스킬, 효율성을 높이는데 얼마나 필요한지 피부로 와닿았다. 이해력을 높이는 것은 책 읽기를 통해서 향상시킬 수 있다. 그리고 활자를 더 많이 자주 흡수하는 것은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업무를 함에 있어서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이십 대 후반에 깨닫게 된 책 읽기의 중요성
회사 업무가 어렵다고 느껴질수록 난 책 읽기에 의존했다. 더 많이, 더 빨리 읽었다. 그게 올바른 방향인지는 모른 채 그저 도움이 될 거라는 막연함 하나만 믿고 스스로에게 노력하고 있음을 느끼게 했다. 한 권, 두 권 읽어갈수록 독서기록 앱의 캐릭터가 변화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 나름의 재미를 보려고 계속 읽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와닿는 문장을 기록하고 또 남기는 작업을 이어갔다. 그렇게 읽다 보니 어느새 본격적인 책을 읽기 시작한 2년 차 200권의 책을 읽었다.
분명한 것이 있다면 서평을 남기며 내 삶을 돌아봤고, 나에게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더 깨닫게 되었으며, 한 문장을 읽어내고 이해하는 능력이 향상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무언가 인생이 달라질만한 드라마틱한 효과는 없지만 (웃음). 어쨌든 내가 책 읽기를 계속하는 것은 그만큼 좋다고 느껴서이다.
개인적으로 책을 통해 읽은 활자가 어느 정도일까 가늠해 봤다. 일반적으로 책 한 페이지에 들어가는 활자 수는 어떻게 될까? 공백을 제외한 글자 수는 보통 700~800자다. 장편소설의 경우 200자 원고지에 700~800매가량을 기준으로 잡으니, 계산을 해보면 최소 한 권에 14만 자가 들어간다고 볼 수 있다. 그럼 읽은 200권을 기준으로 확인해 보면 2천8백 자이다. (한 권 14만 자 x 200권)
비대면 사회에서 '글'의 중요성은 높아졌다
입학, 입사, 소개 등 중요한 첫 단추를 꿰맬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면 '글'이다. 같은 상황을 놓고도 어떻게 잘 포장하느냐에 따라 합격의 여부가 달라진다. 마찬가지로 회사에서 어떤 일을 언제, 어떻게 보고하고 전달하느냐에 따라 승인의 여부와 결과가 달라진다. 그래서 전달력이 중요하다. 현재의 주어진 상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전달하고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책 읽기는 한 명 혹은 그 이상의 저자가 특정 키워드를 주제로 여러 가지 말들을 붙여 원하는 바를 독자에게 전달한다. 그 메시지가 더 정확하게 전달될수록 많은 이들로 하여금 공감을 얻어낼 수 있고 베스트셀러 혹은 스테디셀러까지 섭렵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니 저자가 오랜 시간 고민해서 전달하는 메시지는 강력한 힘이 있다. 그 힘이 클수록 실천력까지 이어지게 되며 영향력으로 파생된다. 만약 그런 강력한 메시지를 가진 저자를 여러 명 만난다면 어떻게 될까? 자연스레 그런 말투 혹은 습관이 몸 안에 내재하게 된다. 생각의 힘이 커지고 메시지, 전달력이 증폭되게 될 것이다.
요즘은 영상 전달력이 파급 효과가 크다고 하지만 결국 기본기는 글이라고 생각한다. 같은 말을 글로 전하느냐 혹은 영상으로 전하느냐 차이다. 베이킹에 비유해 보자면 아무리 맛있는 빵을 만들려 해도 기본기가 제대로 되지 않았으면 무용지물이다. 여러 층의 반죽을 쌓아 만드는 페이스트리와 폭신한 식감이 필요한 케이크 시트의 기본 베이스는 다르다. 제아무리 맛있는 밀가루와 적절한 비율의 첨가물을 넣었다 해도 결국은 반죽이 제대로 되어야 원하는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 마찬가지로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힘이 있어야 전달력이 생기고 원하는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는 법이다.
손이 가는 책 한 권을 읽다가 간결한 내용에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으신가요?
"에이, 이 정도면 나도 쓰겠다."
그래서 실행으로 옮겨 글을 써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머릿속에 복잡하게 엉켜있는 생각들을 잡아서 눈에 보이는 글로 작성하는 것은 보기보다 어렵기 때문이다. 책을 쓰는 것은 그만큼 어려운 일이다. 누군가가 정신적으로 고민하고 생각한 말을 물리적인 시간을 들여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힘 있는 메시지를 읽어야 한다. 쉽게 얻을 수 있는 것보다는 어렵게 얻을 수 있는 것에 시간을 들여야 전달력이 상승할 수 있다.
*사진 출처 :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