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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geun Jan 11. 2020

Do Do Do 2020

일은 막상 해보면 쉬운 것이지만,
행하지 않고 고된 생각만 하고 있다면
할 수 있는 것들을 놓친다.
-맹자-



난 계획 세우는 걸 병적으로 좋아한다. 계획병이 도진 건 고등학교 시절 때부터이다. 당시 나는 인서울을 하기에는 어려운 성적으로 '왠지 서울에 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헛된 망상만 꾸는 그런 평범한 학생이었다. 그러다 우연히 계획이라는 걸 세우기 시작했고 결과는 정말 좋았다.(???) 아직도 난 그 기억으로 무엇을 하든 간에 계획을 세우고 실행한다.



스무 살부터 미친 듯이 달려오다 2019, 작년에는 무엇을 위해 달려가는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람들이 하라는 대로 살다 보니 도착선을 생각하지 못했고, 결국 이렇게 살다가는 인파 속에서 숨 막혀 죽을 것만 같았다. 



벼락치기 마냥 매일 생각했다. 인생은 어디로 어떻게 흘러갈 것이고,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등등. 필요했던 시간이었고, 부족하지만 브런치에도 글을 몇 개 올렸었다. 지금 보면 너무 오글거려 삭제를 하고 싶은 글뿐이지만 말이다.



요 근래 취업 후 회사와 학교를 동시에 다니다가 건강 문제도 생길 정도로 정신없는 하루를 반복해왔다. 운 좋게 취업을 하게 되어 목표 중 하나를 이뤄냈지만, 그다음 Big Step을 세울 시간이 없이 쳇바퀴를 돌게 되어 스트레스가 쌓여만 갔다. 출근하는 와중이나 잠자기 직전에 생각을 정리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나는 편안한 공간에 혼자 앉아 아이패드를 끄적일 때서야 생각을 할 수 있는, 조건부 호모 사피엔스이기에 어쩔 수 없었다.



그러다 문득 “왜 생각을 그렇게 많이 했고 계획을 짰는데 아직도 불안할까?”라는 고민이 들었다. 작년 하반기부터 지금까지 치열하게 생각해왔고, 나는 “좋은 남편과 좋은 아빠가 되는, 결국 좋은 가정을 꾸리고 싶다.”라는 비전을 세웠었다. 분명히 글로 보나 이유로 보나 얼추 맞는 것 같았지만 몰두가 되지 않았고, 그렇기에 더 계획에 집착하였다. 



그러다 헤어숍에서 다운펌을 하며 오렌지 주스 한 잔을 마시고 있을 때, 스트레스에 쌓여 회사의 꼰대들로부터 나를 지키는 주문인 ‘I don’t give a fxxk’을 중얼거리고 있을 때, 어쩌면 난 그냥 내 마음대로 살고 싶은 그런 자유를 갈망하고 있지 않나 싶었다. 좋은 가정을 꾸리는 것도 내 간절한 마음이고, 경제적 자유를 누리는 것도 내 마음이고, 한 번쯤 길거리에서 크게 노래를 부르는 것도, 건강해지는 것도 다 내 마음이 아닌가 싶었다. ㄱㅆ마이웨이 마인드는 좁은 목표 아래에서 나를 가두고 있던 나에게는 정말 밖으로 나갈 수 있게 해주는 2020년 올해의 생각이었다.



사실 한 사람은 어떤 하나의 단어라도, 하나의 모습으로 한정할 수 없는 것인데, 난 단순화를 위해 나 자신을 하나의 모습 안에 가두려 했고 결국 망상에 갇혀버렸었다. 인생은 답이 있는 과학(science)이 아니라 예술(art)이란 걸 잠시 간과했었다.



그렇게 내 인생의 로드맵을 다시 짰고, 이제 계획은 그만 짜고 행동에 옮기는 2020년이 되었으면 좋겠다. 한두 번 흔들릴 수도 있지만, 아침마다 다시 보며 마음에 꼭 새기어야겠다. 그리고 앞으로 더 더 열린 마음으로 살아가는 내가 되길 소망한다. 



지나치게 꼼꼼한 계획은 흔히 일을 미루고 싶어서 질질 끄는 꼼수일 뿐이다.
실행에 옮기는 것보다는 계획을 짜는 게 훨씬 쉽기 때문이다.
<탁월한 인생을 만드는 법> p221






Mission: 행복
Vision : 내 마음대로 살기. ㄱㅆㅁㅇㅇㅇ
Goal(되고 싶은 모습)
좋은 남편 그리고 좋은 아빠
먹고사는 걱정 없이 사랑하는 사람들과 원하는 것
낮과 밤이 공존하는 사람
그냥 멋있는 사람
마음과 몸이 건강한 사람
Startegy : How to achieve these goals 
건강(H): 건강이 없으면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걸.
열정(P): 열정이 없으면 변할 수 없다. 그리고 열정이 있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멋있던데. 사람답기 때문이 아닐까. 책을 쓸 수 있을 정도로 푹 빠질 수 있는 것들을 만들어야겠다.
경제적 자유(S): 경제적 자유가 없으면 평생 꼰대 밑에서 일해야 한다.
사랑(L): 같이 가는 사람이 없으면 행복하지 않더라고.
임팩트(I): 아직 잘 모르겠다. 어떻게든 되겠지 뭐. 
2020 목표는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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