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는 병을 고치는 사람이다.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가서 의사한테 진료를 받는다. 주의 사항을 듣고 약을 처방받아서 나온다. 하지 말라는 것을 하지 않고 하라는 것을 하면, 병은 금세 낫는다. 심하게 아프면 빨리 낫기 위해 말을 잘 듣는다. 하지만 아픈 정도가 덜하거나 좀 나았다 싶으면, ‘이 정도는 괜찮겠지!’라며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한다. 회복을 더디게 하거나 병을 키우는 거다. 빨리 낫고 회복하기 위해서는, 의사의 말을 잘 듣는 것이 최선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의사 말은 잘 듣되, 행동은 따라 하지 말라는 말도 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생활 습관이다.
이 말의 근거는 이렇다.
전부 그렇진 않겠지만, 생활 습관이 매우 불규칙적이라고 한다. 식습관은 물론 생활 전반에 걸친 활동들이, 건강과는 거리가 멀다고 한다. 좁은 공간에서 오랜 시간 앉아 있는 것, 이에 따라 운동량이 부족한 것, 잦은 음주와 흡연 그리고 기타 등등. 의료 학술대회를 진행한 경험이 있는데, 쉬는 시간에 담배 피우는 의사들이 많은 것을 보고 좀 놀란 기억이 있다. 많지는 않지만, 직간접으로 아는 의사 중 술고래가 아닌 분이 거의 없다. 병원 진료받을 때 자주 듣는 말이 무엇인가? 절주와 금연이다. 어떤 약은 절대 술을 마시지 말라고 경고하기도 한다. 담배는 백해무익이라는 말도 자주 들었다.
의도적인 건 아닐 거다.
말과 행동이 다른 것 말이다. 일하는 여건을 보면 그럴 만도 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좁은 공간에서 종일 아픈 사람을 대해야 하는 것과 수술한다면 피를 봐야 하는 것도 그렇다. 매일 긴급상황이고 마음을 놓을 시간이 없을지도 모른다. 아무튼, 의사의 말은 잘 듣되 좋지 않은 생활 습관을 따라 하는 건, 건강에 좋지 않다는 말이 이해된다. 어쩌면, 의도하지 않은 관성에 이끌리는 것인지도 모른다. 의식하지 않고 흘러가는 대로 끌려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의도하지 않은, 관성에 이끌리는 행동을 주의해야 한다.
습관적으로 하는 행동이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 배우와 가수들은 자기 연기와 노래를 확인하기 위해 모니터링을 한다. 영화 촬영 현장의 모습을 볼 때가 있다. 배우와 감독이 함께, 촬영한 영상을 보면서 의견 나누는 장면을 종종 본다. 촬영 영상을 보는 이유는, 배우가 아니더라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연기할 때는 느끼지 못하고 보지 못한 모습을 보기 위해서다. 관객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 명확하기 때문이다. 그 안이 아닌 조금 벗어나서 제삼자의 처지에서 보는 것이 필요한 이유다.
우리 일상도 마찬가지다.
모니터링해야 한다. 배우들처럼 바로바로 확인할 순 없겠지만, 하루에 한 번쯤은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방식은 다양하다. 가장 많이 하는 것을 꼽는다면, 일기와 명상이 있다. 글을 쓰면서 나를 돌아본다. 행동을 돌아보고 생각을 돌아본다. 잘한 것은 뿌듯해하고 그렇지 못한 것은 반성한다. 명상도 그렇다. 명상의 본질이 무엇인가? 알아차림이다. 생활한 하루의 모습을 편집된 영상을 보듯 돌아본다. 돌아보면 당시에는 알아차리지 못한 것을 발견할 때가 있다. ‘아! 이때 이 사람 기분이 별로 안 좋았겠는데?’ 배우들처럼 연기할 때는 몰랐지만 촬영한 영상을 보면서 알아차리게 된다. 이 시간을 갖지 않았다면, 계속 모르고 지냈을 그 행동을 말이다.
매일 살피고 돌아봐야 하는 이유다.
조금 벗어났다면 어렵지 않게 돌아와서, 원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 너무 멀리 벗어나면 어떤가? 다시 돌아올 엄두를 내기 어렵다. 진작 살피고 돌아볼 것을 후회하게 된다. 낙숫물이 바위를 뚫듯이, 매일의 작은 행동이 내 삶을 뚫을 수 있다. 그 구멍이 금반지처럼 원하고 필요한 구멍이 될 수도 있고, 웅덩이처럼 발을 헛디디게 하는 함정이 될 수 있다. 어떤 구멍을 낼지는, 매일 돌아보면서 계속하는 행동을 통해 결정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