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은 모든 법의 으뜸이다.
어떤 법도 헌법 위에 있을 수 없다. 영화 <변호인>에서 이 부분에 관해 잘 보여준다. 헌법보다 국가보안법을 더 우위에 놓았던 권력기관에 일침을 가한 모습은 통쾌했다. 모든 법의 으뜸이라는 말은, 법을 만들 때 헌법에 기초한다는 말과도 같다. 헌법을 거스르는 법은 있을 수 없다. 그렇게 된다면 법을 해석하고 적용할 때 많은 혼선이 빚어질 수 있다. 기준이 여럿이라면 어떻게 되겠는가?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가 되는 거다. 공동체에도 여러 규정이 있지만, 기준이 되는 규정이 있다. 회사에는 정관이 있고 동아리에는 회칙이 있다. 중요한 안건을 논의할 때나 이슈가 발생했을 때, 이 기준을 중심으로 판단하고 결정한다.
성과관리기법 중 ‘OKR’이라는 게 있다.
Objective & Key Results의 줄임말로, ‘목표’와 ‘핵심 결과’를 말한다.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결과를 낼 것인지를 정한다. 핵심 결과는 목표 달성에 대한 측정이 가능하도록 작성한다. 검산하는 느낌이랄까? 평가하기 위해서는 측정하도록 설정하라고 한다. 측정할 수 있어야 달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목표는 설정했는데 달성했는지 그렇지 않은지 살피지 않는다면, 목표를 설정한 의미가 있을까? 달성 여부를 판단하는 데 기준이 모호하다면, 이 또한 문제가 된다. 코걸이가 될 수도 있고 귀걸이가 될 수도 있다. OKR은 이런 것들에, 잘 부합하는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공동체에서 설정한 규정 혹은 그와 비슷한 모든 것들이 다 그렇다. 기준이 되는 상위 개념이 있고, 그 개념을 중심으로 하위 개념이 설정된다. 하위 개념은 상위 개념을 넘어설 수 없다. 만약 그렇다면, 상위 개념을 폭넓게 설정하거나 하위 개념을 좀 더 구체적으로 정해야 한다. 시냇물이 강물이 되고 강물이 바닷물이 되듯이, 그렇게 연결돼서 흘러야 한다. 바닷물이 시냇물이 될 수 없으니 말이다.
개인도 마찬가지다.
새해가 되면 목표와 계획을 설정한다. 지금쯤 많은 부분 지켜지지 않아 속이 상할지도 모르겠다. 처음에 넘쳤던 의욕을, 현실적으로 수정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개인도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에 부합하는 계획을 세운다. 계획을 실행했을 때,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계획을 철저하게 실행했는데 원하는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다면, 목표와 계획 설정이 잘못되었다고밖에 볼 수 없다. 1분기가 마무리되는 지금, 목표와 계획이 잘 설정되어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금처럼 계획한 것을 잘 실행하면,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따져보는 거다. 그렇다고 판단되면 계속 이어가면 되고, 그렇지 않다고 판단되면 수정하면 된다. 기준과 그 기준을 향하는 방향을 수시로 살필 때, 기준에서 벗어나는 우를 범하지 않고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