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소신

by 청리성 김작가
나의 작은 믿음이 확실한 믿음이 되는 것


가족들과 함께 집에서 ‘극비수사’라는 영화를 봤다.

한국 영화를 워낙 좋아해서, 제목을 들어봄 직한 영화는, 거의 다 봤다고 생각한다. 봤던 영화도 다시 보는 재미가 있어서 종종 다시 보기도 한다. ‘신세계’는 10번도 넘게 본 것 같다.


‘극비수사’는 2015년도에 나온 영화고, 주연 배우도 익숙해서 당연히 봤다고 생각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유괴 사건을 다뤘다는 것과 두 주연 배우가 어떤 역할로 나오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를 볼수록 기억이 떠오르지 않았다. 봤던 영화는, 전체는 아니더라도, 주요한 장면은 기억이 떠오르는데 전혀 알 수 없었다. 중간 정도 지나면서, 봤던 영화가 아니라는 걸 알았다. 예고편을 여러 번 봤고 개봉 당시 광고를 많이 봐서, 봤던 영화로 착각을 했다. ‘내가 꼭 해야지!’라고 생각하고 있으면, 하지 않아도 했다는 착각을 하는 것처럼.


영화의 줄거리는 이렇다.

부산에서 한 아이가 납치된다. 부모의 요청으로 지목받은 ‘공형사’가 사건을 맡게 되고, 아이의 안전을 위해 극비로 수사가 진행된다. 가족들은 아이의 생존 여부를 확인하고 싶어, 유명하다는 점집을 찾아다닌다. 모두가 죽었다고 말하는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김도사’를 만나게 된다. 김도사는 아이가 반드시 살아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렇게 ‘공형사’와 ‘김도사’는 합동으로 수사를 한다. ‘공형사’는 ‘김도사’가 하는 예측을 믿지 않았지만, 그가 말한 대로 상황이 벌어지자, 점차 신뢰하게 되고 함께 힘을 합치게 된다. 아이를 서울로 데리고 갔다는 범인의 전화를 받고, 서울로 올라오는데, 부산의 수사팀도 함께 올라온다.


‘공형사’는 아이를 찾는다는 목적이지만, 수사팀은 범인을 잡는 성과와 보상이 목적이었다.

‘김도사’는 서울로 오면서, 잘 나가는, 자신의 스승에게 전화한다. 아이가 살아있다는 확신을 얻고 싶었기 때문이다. 스승은 단번에 아이는 이미 죽었으니, 포기하라고 잘라 말한다. 하지만 ‘김도사’는 자신의 ‘소신’을 믿기로 한다. 공을 가로채려는 수사팀의 방해가 있었지만, 마음과 몸을 던진 끝에, 범인과 아이를 찾는다. 두 사람이 만들어낸 성과였다. 하지만 경찰에서는 ‘공형사’가 아닌, 다른 수사팀 모두가 승진하게 된다. 아이가 살아있다는 것을, ‘김도사’의 스승이 예측했다며, 공이 스승에게 돌아가고 더 주목을 받게 된다.

씁쓸한 마음이 들었지만, 소신 있는 행동으로, 좋은 결과를 냈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는다.

하지만 손바닥으로 해를 가릴 수 없듯, 이들의 노력을 숨길 수는 없었다. ‘공형사’가 승진에서 왜 빠졌냐며 탄원이 접수됐고, 아이의 이모는 손님들을 데리고 ‘김도사’에게 몰려간다. 곁에서 함께 한 사람들은, 이들의 마음과 공로를 알고 있었다.


노력한 만큼 공로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마음이 흔들리게 된다.

열심히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평소에 좋지 않게 바라봤던, 열심히 하지 않는 사람들과 같은 모습이 되고 싶어 진다. 여기서 흔들리는 자신의 마음을 잡아 줄 수 있는 것이 ‘소신(所信)’이다.

소신이 있는 사람은 흔들리기는 하지만,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다.

자신의 마음이 있어야 할 곳을 알기 때문이다. 절대 흔들리지 않을 수는 없다. 사람이니까.

소신을 찾는 방법은, “내가 왜 이것을 하고 있는가?”라고 자신에 물어보는 것이다.

학생은 ‘내가 왜 공부를 하는가?’, ‘내가 공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묻는다.

직장인은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있는가?’, ‘내가 왜 이 직장에 다니는가?’라고 묻는다.

그밖에 다른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이 왜 그것을 하고 왜 그곳에 있는지 묻는다.

답을 깊이 생각해 보고 찾는다. 그리고 계속해서 되묻는다. 맞냐고!


소신을 찾고 간직하기 위해서는, 매일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내가 가고 있는 길과 가야 할 길을 살피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필자는 매일 새벽에 하는 기도 시간이 소신을 찾고 잡아주는 시간이 된다. 그래서 잘살고 있다고 할 순 없지만, 그나마 크게 어긋나지 않는 삶을 살고 있지 않나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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