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야(若), 갖출 구(具.) 만물의 이치를 깨닫는 지혜를 갖춘 사람.
꿈속에서 만난 아버지의 모습
[해 설] 아…. 홈팀 입장에선 지금 타순이 너무 아쉽겠는데요?
[캐스터] 아무래도 그렇겠죠! 이전 수비에서 4번 강한자 선수가 부상으로 빠진 게 지금 많이 아쉬울 거예요.
[해 설] 네! 지금은 9회 말 2:1. 원정팀이 한 점 앞선 가운데, 투아웃. 1루에 주자가 있습니다.
홈팀의 아웃 카운트는 이제 하나 남아있는 상황입니다. 타석에는 수비에서 교체된 김만수 선수인데요.
오늘 2군에서 콜업된 선수입니다. 교체 선수를 이미 다 써버린 상황이라, 대타 카드도 없는 상황입니다.
[캐스터] 지난 수비에서 강한자 선수가 부상만 아니었다면, 이번 공격에서 기대를 걸어볼 수 있었을 텐데. 참 아쉽겠네요.
[해 설] 네! 초구! 헛스윙! 아, 역시 경기 감각이 거의 없는 선수라 좀 무리인 것 같네요.
[캐스터] 아무래도 2군과 1군은 천지 차이죠! 그리고, 지금은 누가 나와도 긴장될 겁니다.
[해 설] 지금 홈팀 더그아웃을 봐도, 이미 포기한 것 같은 분위긴데요? 말씀드린 순간, 2구. 스트라이크! 몸 쪽에 아주 꽉 찬 공이네요!
[캐스터] 투수가 아주 자신감이 있네요. 저건 알아도 못 치는 공이죠!
[해 설] 이제 투스트라이크 노볼. 원정팀은 이제,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잡기 위해서는 스트라이크 하나면 됩니다.
[캐스터] 네! 홈팀도 잘 싸웠습니다. 양 팀 투수 모두 잘 던진거에요. 앞으로도 경기가...
"땅"
[해 설] 어? 잘 맞았습니다. 쭉쭉 뻗어갑니다.
어디로, 어디로~ 네! 담장 밖으로!
김만수 선수!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경기를 뒤집습니다. 끝내기! 끝내기! 홈런입니다.
이런 경기가 있습니다!
[캐스터] 아무래도 투수가 좀 쉽게 생각한 것 같네요. 투수의 카운트에서 너무 빨리 잡으러 들어가다 맞았어요!
[해 설] 홈팀 선수들은 일제히 마중을 나와서 맞아줍니다. 홈인! 이 선수의 이름은 김만수입니다.
통찰력을 갖춘 사람이 되라고 지어주신 이름. 김야구
“야! 이놈아! 안 일어나?”
‘어? 아…. 꿈이었구나!’
내 이름은 ‘김야구’다.
무명 야구선수셨던, 아버지가 지어주신 이름이다.
그냥 야구와 다른 점은, 발음은 야구지만, 한자의 의미가 다르다.
반야 야(若)자에, 갖출 구(具.)
만물의 이치를 깨닫는 지혜를 갖춘 사람.
다시 말해, 통찰력을 갖춘 사람이 되라고 지어주신 이름이다.
그래서 통찰력을 갖추고 있냐고?
지금 회사에서 짤리기 일보 직전이다.
일이 힘들 때면, 아버지 꿈을 꾼다.
몇 년 전,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는데, 1군 데뷔하신다고 꼭 보라고 해서 봤던 장면이다.
그렇게 역사적인 장면을 연출하시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2군으로 내려가셨다.
그러고는 서서히 잊히셨다.
아버지는 은퇴하시고 술 만드시면, 그때의 감격을 온몸으로 표현하셨다.
거짓말 조금 보태서, 1,000번은 들은 것 같다.
그때는 지겨웠는데, 이제는 좀 그립다.
“엄마! 오늘은 공휴일이잖아요?”
“야구 보러 간다며? 그놈의 야구! 야구! 어이구 지겨워! 난 야구에 야자만 들어도 소름이 쫙~ 돋아 이놈아!”
“그럼 내 이름 부를 때는 아주, 죽이고 싶겠네요?”
“그래서 웬만하면 이름 안 부르잖아! 이놈아! 호호호”
사실 나도 야구를 좋아하진 않는다.
이름 때문에, 애들한테 놀림을 많이 받았기 때문이다.
한 번은 학교에서 야구를 한 적이 있었는데, 방망이에 공을 맞히지도 못했었다.
그래서 내 별명은 ‘이야!’었다. ‘이름만 야구’라는 뜻이다.
애들은, 내가 지나갈 때마다, “이~야~!”하면서 엄지 척을 했다. 그래서 야구를 싫어한다.
오늘은, 같은 회사 본부장님이 야구장이나 한번 가자고 하셔서 가게 되었다.
표가 생겼는데, 같이 가기로 하신 분이 일이 생겨서, 나에게 같이 가자고 하신 것이다.
입사 3개월, 혼란에 빠지다
<하루 전, 회사 옥상>
‘왜, 이럴까? 한다고 하는데, 제대로 되는 게 없네.’
입사한 지 세 달이 지났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이 없어진다.
생각보다 일이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답답한 마음에, 담배 연기를 길게 내뿜고 있는데, 본부장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왜, 뭐가 잘 안 풀려?”
“아…. 네. 생각보다 일이 쉽지가 않네요.
저는 최선을 다한다고 하는데, 그럴수록 더 꼬이는 것 같기도 하고요.”
“원래 이 일이 좀 그래. 열심히 해도 잘 안 풀리는 경우가 있고,
어떤 때는 별로 열심히 하지 않았는데 잘 풀릴 때도 있어.
나도 가끔은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경우가 있다니까? 아! 잠깐만.”
본부장님 전화벨이 울렸다.
“어, 내일 몇 시에 볼까? 뭐? 일이 생겼다고? 그럼 어떻게 하지?
어렵게 구한 건데. 일단 알았어. 내가 알아서 할게. 그래, 수고!”
“아. 어렵게 구한 건데…. 어쩌지?”
“무슨 일 있으세요?”
“응, 아니야. 참, 야구씨 야구 좋아하나? 그러고 보니, 이름도 야구네? 하하하!”
“네? 아. 네. 가끔 텔레비전에서 보기는 하는데, 야구장은 어릴 때 가본 거 말고는 없습니다.”
“그래? 실은 친구랑 야구장 가기로 했는데, 갑자기 일이 생겨서 못 간다네.
아는 분한테 어렵게 구한 건데….
난 가끔 혼자서도 가니까 상관없는데, 괜찮으면 야구씨하고 같이 가면 좋을 것 같은데. 어때?”
“네? 어…. 네, 좋습니다!”
단번에 거절하기 그래서, 일단 알았다고 대답했다.
야구를 싫어하는 내가 야구장을 가게 된다니!
‘아! 야구는 모르겠고, 맥주 한잔하면서 오랜만에 스트레스나 좀 풀고 오자!’
“그럼 내일 야구장 앞에서 보자고!"
“네! 내일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