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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명화로 읽는 세계사 II 20세기 0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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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샘 Apr 22. 2019

[명화와 역사] 30, 스페인 독감과 에곤 쉴레

- 에곤 쉴레 (Egon Schiele, 1890~1918) <가족>

[명화와 역사] 30, 스페인 독감과 에곤 쉴레 (1918)

1차세계대전이 끝나가던 1918년부터 1920년까지 3년간 세계적으로 대유행을 한 전염병이 있었으니 그것은 5천만명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 스페인 독감이었다. 1차세계대전에서의 사망자가 1,600만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스페인 독감의 희생자는 최소 5천만명에서 최대 1억명까지 추정되고 있어서 그 피해의 심각성을 알 수 있고 지역적으로도 전세계적이었다. 심지어 우리나라에도 당시 무오년 독감으로 740만명이 감염되어 14만명이 사망한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이러한 단기간적인 피해 규모는 중세시대의 페스트보다도 그 피해자가 더 커서 인류 최대의 재앙으로 불린다.

그런데 스페인독감이 정확히 언제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명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실제로 독감이 공식적으로 처음 보고된 것은 1918년 초여름이었고, 당시 서부 전선에 있던 미군 병영에서 독감 환자가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같은 해 8월 첫 사망자...가 나오고, 이 때부터 급속하게 번지면서 치명적인 독감으로 발전하였다. 그러나 당시의 세계적 확산과 독성의 강도가 큰 이유는 서부 전선에서 참호전에 기인하고 있다고 보고있다

당시 추정된 독감의 발생원은 1918년 3월 미국 시카고 부근이며, 고병원성으로 발전한 것은 1918년 8월경, 아프리카 서해안의 영국 보호령 시에라리온의 수도 프리타운 부근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당시 감염자의 약 5~10%가 죽었으며, 일부는 걸린 지 2∼3일 만에 사망에 이르기도 했다고 하니 당시 바이러스에 대해 제대로 된 대처 능력을 갖고 있지 못했던 인류는 전쟁보다 더한 공포 속에 살아야 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 이전부터 이 독감이 번지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지만, 당시는 전시였기에 서로 보도 통제를 심하게 하다 보니 일반에게 알려지지 않았을 뿐, 유럽 전역은 물론 전세계에서 이 정체모를 독감은 유행하고 있었다. 당시 스페인은 전쟁에 함여하지 않은 중립국이었기에 이 독감에 걸린 스페인 국왕 알폰소 13세에 대하여 보도를 처음 하게 되면서 스페인 독감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당시 스페인 독감에 걸렸다가 생존한 사람들 중 유명한 사람으로는 우드로우 윌슨 미국대통령, 빌헬름 2세 독일 황제, 인도의 지도자 마하트마 같디, 화가 에드바르 뭉크, 화가 조지아 오키프, 알폰소 3세 스페인국왕, 미국 만화가 월트 디즈니 등이 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이때 희생된 화가가 있었으니 그는 28세에 요절한 오스트리아 표현주의 화가 에곤 쉴레였다. 쉴레는 초기에는 그의 스승 구스타프 클림트와 빈 분리파의 영향을 받아 그래픽적이고 드라마틱한 작품을 선보였지만, 점차 클림트의 영향에서 벗어나 자기만의 영역을 추구하였다. 그의 작품은 공포와 불안에 휩싸인 인간의 육체를 왜곡된 형태로 거칠게 표현한 작품이 주를 이루었다. 특히 성과 죽음에 대하 노골적인 표현으로 여러차례 물의를 일으키기도 하였고, 소녀들의 누드화를 적나라하게 그려 유치장 신세를 지기도 하였다.

1차대전에 참전했다 돌아온 쉴레는 에디트 하름스와 결혼하여 마음의 안정을 찾게 되었고, 1918년이 되자 빈 분리파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두게 되어 클림트 사후에 그의 자리를 이어받았다. 또한 그의 아내가 임신하자 아버지가 된다는 설레임으로 그는 <가족>이라는 작품을 그리며 드디어 안정적이고 희망적인 그림을 그리게 된다. 하지만 1918년 10월 그의 아내는 당시 전세계를 휩쓸던 스페인 독감에 걸려 뱃속의 아이와 같이 사망하게 되고, 아내와 뱃속의 아이를 잃고 슬퍼하던 그도 사흘 후 스페인독감으로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 그의 행복한 가족의 꿈은 끝내 이루지 못하고 스페인 독감과 함께 사라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