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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싱 Sep 02. 2021

[쌍둥이육아 A to Z, 임신부터 출산까지]

Tips for mother of twin

쌍둥이라서 준비해야 할 것이 왠지 더 많을 것 같다. 임산부가 공통적으로 준비해야 할 사항이 아닌 쌍둥맘이라서 더 신경 써야 하는 부분들만 시기별로 간추려보았다. 건강 상태 유지와 각종 병원 검사에 철저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1. 임신 초기

쌍둥이 임부에게 임신 '초기'는 상당히 짧게 느껴진다. 빠르면 4개월경부터는 단태아 기준 6개월 사이즈로 들어서니, 준비물도 미리미리 챙겨야 한다.


 초기 필수 준비

쌍둥이 출산 전문 병원 : 꼭 대형 병원일 필요는 없다. 대형 병원의 경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안전하다는 장점은 있지만 혹시 모를 위급 상황에 예약 등이 힘들어 대처가 부족하다. 최대한 가까운 중견 병원의 좋은 담당의를 수소문해 지정하면 된다

산전 복대 : 조산 방지 필수품. 쌍둥이 임산부는 무엇보다 조산을 조심해야 한다. 일찌감치 복대를 마련해 배처짐을 방지하는 것이 좋다

튼살 크림 : 4개월경부터는 빠르게 배가 나온다. 조금만 배가 불러도 일찍 살이 터질 수 있으니 예방 차원에서 미리미리 발라주면 큰 도움이 된다. 튼살 크림을 바를 때는 아낌없이 덕지덕지 바르는 것이 포인트다

편한 옷, 편한 신발 : 모든 임산부에게 기본이지만 쌍둥이 임부는 미리 준비하자. 비싼 임산복일 필요 없다. 허리 넉넉한 조거 팬츠, 박시한 상의, 플랫한 편한 신발. 어찌 보면 험블해보일까 싶지만 나름 스타일 좋다는 얘기 들으며 회사생활까지 했다

수술 VS 자연분만 : 아직 출산까지는 시간이 남았다 해도 천천히 생각은 해보아야 할 문제다. 물론 자연분만을 결정한다 해도 출산 당일 상황에 따라 수술로 바뀔 가능성은 크다. 필자의 경우 일찌감치 수술로 결정을 하고 택일까지 해두었었는데, 쌍둥이를 출산했음에도 불구하고 출산 후유증이 단 하나도 남지 않아 한 치의 후회도 없이 잘 한 결정이라 확신한다. 이 부분은 본문에 첨언하겠다

육아 도우미 물색 : 이 역시 이른 감이 없잖아 있지만 당장 누군가를 고용하는 준비가 아닌 가족 및 주변인과 이야기를 나눠가며 어떤 형태의 육아를 할 것인지 대비를 해야 한다. 준비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무리한 운동 자제 : 누군가는 임신 기간 중에 운동을 권하기도 하지만 사실 이 기간만큼은 식이를 통한 적절한 체중관리와 더불어 가장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는 게 좋다. 엄마가 힘들면 태아도 힘든 법. 담당의의 지침에 따른 식이관리와 적정한 생활패턴이 중요하다


2. 임신 중기

초기가 있었던가 싶을 만큼 눈 깜짝할 새 지나가 버리고 나면 어느새 중기가 찾아온다. 쌍둥이 임부에겐 중간중간 배뭉침과 같은 조산기도 일찌감치 느껴진다. 무리하지 않는 생활패턴을 유지하며 주변인의 도움을 이때부터 받는 것이 좋다. 입덧이 중기까지 이어지는 워킹맘 임부라면 남편에게 자가용을 이용한 출퇴근을 요청하는 것도 좋은 방법. 보통 이 무렵 태교 여행을 가기도 하는데 쌍둥이는 조심스레 비추해본다.


 중기 필수 준비

안정적인 생활 패턴 : 갑작스레 조산기가 찾아올 수 있으니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

육아서 및 각종 정보 탐독 : 쌍둥이인만큼 조금 이르게 출산을 할 수 있으니 공부할 수 있을 때 틈틈이 미리 공부해둔다. 모든 공부는 남편과 공유하는 것을 잊지 말자

주변 고지 : 일을 할 경우 출산 및 육아휴직 기간을 미리 계산해 임신 후기에 급하지 않도록 한다. 단태아의 경우 출산과 동시에 휴직을 들어가는 경우가 대다수이나, 쌍둥 맘의 경우 혹시 모를 경우의 대비와 조산방지를 위해 조금 일찍 휴직을 계획하는 것도 방법이다. 필자의 경우 예정일 기준 한 달 일찍 휴직에 들어갔다. 아이들이 태어나면 시작될 전쟁통 전에 폭풍의 눈과도 같은 고요함이랄까ㅎㅎ 한 달 남짓의 백수짓은 꿀맛 같기도 했다. 이때가 황금 휴식기이니 잘 활용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식단에 고기는 필수 : 태아의 발육을 위해서 '고기' 섭취를 강추한다. 이 부분은 필자의 담당의가 강력히 내린 지침이기도 한데, 양질의 단백질 섭취가 태아의 발육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 매 끼니 고기를 달고 산 결과 필자의 쌍둥이는 36주경 둘 다 3kg 우량 쌍둥이로 태어났다


3. 임신 후기

필자는 명백히 임신이 체질이었나 보다. 수술을 예정했던 터라 단태아 임부에 비해 출산일 기준 한 달 일찍 휴직을 선언하고 들어오긴 했지만 그 전까진 팽팽 거리며 잘도 돌아다녔더랬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위험천만한 일. 워낙 초기부터 산전 복대를 내 몸처럼 하고 다니고 먹는 것 하나 끝내주게 관리해서인지 배가 유난히 무겁다는 것 외에는(단태아를 막달까지 품은 적이 없으니 사실 비교대상은 없다) 큰 불편함 없이 씩씩하게 수술실에 들어갈 정도였다. 하지만 몇 가지 꼭 조심해야 할 것이 있으니 참고하자.


 후기 필수 준비

임신성 당뇨 : 키 160cm, 몸무게 48kg 전후이던 체격이 결국 쌍둥이 임신 막달에는 74kg을 찍었다. 아이들의 몸무게가 도합 6kg였던 점을 감안하면 양수 무게 외 기타 등등도 있겠지만 잘 먹긴 잘 먹었나 보다. 몸과 마음이 편안한 상태에서 임신 기간을 유지하다 보면 쌍둥맘에게는 각오해야 할 몸무게 수치다. 다만 조심해야 할 것은 임신성 당뇨인데 특별히 당을 줄인다거나 하는 노력보다는 중간중간 체크를 하자

부기 대비 : 필자는 잘 붓는 체질이 아닌데도 임신 막달에는 그야말로 코끼리 다리가 되었다. 맞는 신발이 없다. 특별히 대비할 것은 없지만 알고 있자

육아도우미 확정 : 이 때는 확정이 되어야 한다. 조부모이든 시터이든 살림을 도와주실 이모님이든. 필자의 경우 예정일 기준 한 달 일찍 시댁으로 이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이사만 해놓고 생활은 친정에서 했는데, 살 곳은 시댁이지만 산후조리를 할 곳은 친정이었기 때문이다

모유수유 VS 분유 수유 : 수유의 종류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완모(완전 모유), 완분(완전 분유), 혼합수유(모유+분유)가 그것인데 필자는 혼합수유를 조심스레 강추해본다. 쌍둥이 엄마의 체력 유지는 장기전이다. 모유가 체질이라 펑펑 솟아나지 않는다면(솟아나면 솟아나는 대로 문제는 또 있긴 하다) 처음부터 맘 편히 분유를 활용하자. 아이는 분유가 훨씬 더 잘 크더라         

각종 준비물 : 분유를 먹일 계획이라면 어떤 분유를 먹일지, 기저귀는 어떤 종류를 사용할지를 결정해 미리 준비해놓는 것이 좋다. 쌍둥이라서 분량이 정확히 두배 이상 필요하니 유의해야 한다. 오래된 아파트나 집이라면 연수기 설치를 추천한다. 그 외 각종 육아용품도 꼼꼼히 마련해둔다.


4. 출산

필자는 일찌감치 수술을 예정하고 예정된 날짜에 당당히 걸어 수술실에 들어갔다. 하반신 마취가 아닌 전신 마취를 했던지라 탯줄을 자르는 등의 감격적인 순간은 없었다. 다만 남편이 수술실에 들어갈 때부터의 과정을 영상으로 모두 남겨두어 아이들이 태어나자마자의 순간을 오롯이 볼 수 있었다. 아이들에게 그 영상을 종종 보여주는데 볼 때마다 신기한 듯 자신들의 태어날 적 모습을 마음에 담는다. 000 환자 애기들입니다. 하며 수술실을 나오는 순간 친정엄마의 얼굴에서 흐르던 눈물이 아직도 내 마음 가득 뜨거운 무엇으로 남아있다.


 출산 준비

기록 담당 : 산모는 정신이 없다. 이왕이면 남편에게 기록을 일임하자. 퀄리티 좋은 기록을 남기기 위해 기기를 업그레이드해놓는 것도 추천

적당한 옷, 적당한 용품들 : 첫 출산일 수록 용품에 대한 어떤 로망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것만큼은'하고 꼭 욕심나는 경우가 아니라면 너무 고가의 용품보다 좋은 소재의 적당한 가격대의 용품들로 마련하자. 쌍둥이라서 워낙 모든 비용이 두배이다 보니 원껏 준비하기에는 나중 되면 후회만 남는다.

가정 내 아이들 취침 방식 결정 : 집에 오면 아이들을 어떻게 재울 것인지 미리 생각해놓자. 쌍둥이 침대를 쓸 수도 있고 패밀리 침대에서 4식구가 함께 잘 수도 있다. 물론 바닥 생활을 해도 좋다. 다만 어른의 작은 뒤척임도 아이의 취침에는 방해가 될 수 있으니 이왕이면 독립된 취침 방식을 추천한다. 또한 한 방에서 아이 둘을 모두 재우기보다 (한 명이 울면 같이 운다) 따로 1어른, 1아이가 함께 세트가 되어 취침하는 방식이 좋다  침대를 사용할 계획이라면 구매를 해도 되지만 몇 개월 대여 방식을 택해도 좋다. 아기 침대를 몇 년 쓸 것은 아니니까 말이다

아기 세탁기 : 출산 때 구입하여 아직도 잘 쓰고 있는 것이 아기 세탁기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아이들 의류 혹은 용품만 위생적으로 세탁할 수 있고 무엇보다 자주 세탁을 해야 하기 때문에 큰 세탁기는 에너지 소모가 비효율적이다. 지금은 속옷 세탁 위주로 사용하고 있는데 작은 용량을 세탁할 때 유용하기 때문에 절대 아깝지 않은 물품이다



십 년이 더 된 기억인데도 떠올리니 생생하다. 상기의 리스트 말고도 준비하고 대비해야 할 것이 수많을 것이다. 생각나는 대로 업데이트를 해보겠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키워드만 챙겨도 반은 수고를 덜 텐데 그 키워드는 바로 '엄마와 아이의 편안함'이라는 거다. 육아에 있어 모든 게 완벽할 순 없다. '잘'하고, '완벽하게' 하기보다 산모 아이가 몸도 맘도 편안할 수 있는 부분에 중점을 두어 준비를 해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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